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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미야자키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                 관련자료:없음  [26238]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2-02-18 11:12  조회:308


칸느,  베니스 영화제와 나란히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제 52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
가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곰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합작 영화 『피의 일요일』과 공동수상.)



애니메이션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의 일반경쟁부문에서 그랑프리를 획득한
것은,  세계의 영화 역사상 이번이 최초입니다.


디즈니도,  다른 어떤 작품도 이루지 못했던 쾌거죠.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드디어 세계의 정점에 섰다' (스포츠 닛폰),   '질
과 양에서 세계 시장에 확고부동의 지위를 구축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
준을 다시 한 번 실증했다' (요미우리 신문),  '어린이용이라고 생각되어지
던 애니메이션 영화가 실사 영화와 동등한 예술적 가치를 인정 받음과 동시
에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국제적 상품력을 증명하는,  영화 사상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한 쾌거' (마이니치 신문),  '일본의 흥행 기록을 갱신해왔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호치 신문),  '칸느와 베
니스에 맞먹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에서의 그랑프리 수상은  일본 애니
메이션 영화의 수준을 세계에 증명했다' (시사통신) 등 일본 언론이 떠들썩
하군요.


베를린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로서는  1951년 제 1회때 디즈니의 『신
데렐라』가 뮤지컬 부문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지만,  작품 전체로서의  평
가는 아니었던 것이죠.


작년 5월 칸느 영화제에 『슈렉』이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쟁 부문에 참가했었지만,  상에는 미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일본 작품의 황금곰상 수상은  1963년 이마이 타다시 감
독의 『무사도 잔혹 이야기』 이후 39년만의 2번째 수상이라고 합니다.



이번의 수상 이유에 대해서 심사단은 "소녀가 용감히 살아가는 모습을 풍부
한 상상력과 고도의 표현력으로 그려낸" 점을 들었습니다.


베를린 영화제가 열린 독일에서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TV 방영된
적도 있어서 미야자키 감독의 지명도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9일 저
녁 정식 상영 때 크레짓이 끝나자마자 박수 갈채가 올랐다고 합니다.


또한 수일 전부터 수상 가능성에 대해  '분단과 민족을 테마로 삼은,  비슷
비슷한 작품이 줄을 잇는 와중에 이채를 띠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
리스』와도 일맥상통하는 이매지네이션의 묘'라는 등  각국 저널리스트들의
사전 평가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영화로서 취급해준 영화제의 결단에
감사합니다.  일본적인 영화로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만,  유럽인들은 재미
있게 봐주신 것 같군요"라고,  아틀리에겸 사무소 '二馬力'의 기자회견에서
소감의 제일성을 터뜨렸습니다.



더불어 "상당히 많은 관객이 들어와 기뻐해주셨기 때문에  보람은 있었습니
다.  여러 상도 수상해서  추석과 설날을 같이 맞은 느낌이었는데,  거기에
크리스마스까지 맞은 기분입니다"라고,  독특한 표현으로 기쁜 마음을 밝혔
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수상이 앞으로의 활동에 격려가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에
는,  "아닙니다,  제 작업의 연장선상에  곰이나 사자 (베니스 영화제 그랑
프리)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는 지난 2001년 7월 20일에 첫 개봉되어  2월
15일 현재까지도 흥행수입 293억 3600만엔,  관객동원 약 2267만명을  기록
하며 장기개봉 중입니다.  2001년도 일본 내의 영화상에서는 33관이라는 쾌
거를 달성했죠.

유럽에서의 세일즈권은 쟁탈전 끝에 프랑스의 대형 배급사가 획득,  프랑스
에서는 4월 개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국내 개봉도 가능해
졌군요.




그러나,  제가 봤던 감상으로는  그 정도까지 '감동'을 주거나 끝나고 나서
'눈물'을 쏟거나 하는 작품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노노케 히메
』처럼 뭔가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니고요.


화면 상으로 어떤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는 부분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
라고 생각되고,  어떻게 보면 이번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라는 작품
만으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 전체에 대해 준다는 의미
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군요.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저는  『센과 치히로…』를 보면서  감동을 받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하긴 『모노노케 히메』도 그리 '감동적'이기까지는 않았는데…….   확실
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더 감동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이번 수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이 세계 최고의 레벨에 올라섰
다'는 점은 확실히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을 듯 하군요.  일본 언론들의 평
가와도 마찬가지로.


확실히 월트 디즈니도 해내지 못했던 쾌거를,  사상 처음으로 해낸 점 만큼
은 분명하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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