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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93 선정우   mirugi   04/25 180  7 달의 아이와 짝사랑에 대하여...

(음...  이글을 여기에 올려야 하나...  아무리 낙서장이래도
이 글은 너무 개인적 취향으로 써진 것 같은데... ^_^;)
(해적판으로 '달의 아이'를 이제야 봤습니다.  원래 해적판은
거의 안보는 편이라,  사실 여러분들이 많이 보셨을 작품도
전 안본 것이 많지요...  이것도 이상한 이유에서 어쩔 수 없
이 떠맡았던 것이라,  일단 손에 들어온 책들을 안볼 수도 없
으니 본 것뿐이지만...  그런데...  너무 슬프당... T_T)

해보지 않고는 누구도 알지못할 감정...  짝사랑.
전 짝사랑이 반드시  슬프고 괴롭기만한 감정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직접 현실로,  바로 현재적으로 느끼는 상
황이라면 분명 가슴아프고 애달프고 슬픈,  말 한마디,   눈물 
한방울로는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분명 아름다운 것일 겁니다.

('달의 아이'를 4권 중반까지  읽고 쓰는 글.  몇 권 남은 건
가...  넘 슬프당... T_T)

저는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것이 바로  '짝
사랑'이었습니다.  짝사랑이란,  한쪽만이 사랑하고  그리워하
는데,  그 상대방은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거나,  애초에  그 
사람이 자길 사랑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겠죠.  
음...  짝사랑은,  하는 쪽에서는,  특히나 그것이 지금 현재 
진행의 상황일때에는 참으로 서글픈 것일 겁니다.  물론  채였
을 경우가 더 슬플 수도 있겠지만,  채인 것은 결과적 상황이
니까 오히려 작품의 상황으로는 덜 슬플 수도 있습니다.   즉,  
관객적 입장에서는,  짝사랑이 더 슬프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짝사랑하다가  채인 것일  경우
엔...  2중으로 겹친  것이니까 2배는 더 슬픈 건가...   그래
서 '변덕스런 오렌지  로드  그날로 돌아가고 싶어'에서의 히
카루가 그렇게나  슬퍼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렌지 로드'  극장판
에서 가장 슬펐고,  볼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하는 장면이,   바로 엔딩곡이 흐른 후에 '完' 자가  나오기 
직전,   히카루가 무대감독 (인지  누군지.)에게 칭찬을  받고 
탈의실에 들어가 가만히  문에 기대섰다가,  손가락을  쳐들고 
'빵!'하며 쏘던,   그 미소를 볼때마다 전...  도저히...  T_T  
으으...  그 장면에서만큼은 도저히...  다른 분들은 대개  쿄
스케가 히카루를 차는  장면이라든가 히카루가 쿄스케에게 전
화를 걸다가  공중전화 박스안에 앉아서  흐느끼는 것을  어떤 
남자애가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바로 그 장면에서 슬픔을 
느끼신다는 것 같은데,   저는,  왠지,  그 마지막  장면이...  
생각할 때마다 히카루에 대한 연민이 자꾸 치솟더군요.   몇년
동안이나 쿄스케를 따라다니며,  짝사랑해왔고,  쿄스케에  대
한 대답없는  (때론 답이 있었지만,   그래서 더욱 서글픈...   
차라리 답없는 공허한 메아리였다면,  히카루는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것을,  가끔의 답,  가끔의 쿄스케가 보여주는  미래를 
기대케하는 태도들이 히카루를  더욱 매달아놓았을 거라고 생
각합니다...) 그 맹목적 태도가 저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달의 아이'는 아직 다 읽은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세
쯔라고 나오는 아이의 쇼나에 대한 짝사랑,  쇼나의  벤자민에 
대한 짝사랑,  벤자민의 아트에 대한 짝사랑...  물론  이것은 
아직 중간밖에 진행안된  작품 내용이겠습니다만,  어쨌든  여
기까진 짝사랑으로  나오는 그들의 사랑에,   저는  참으로...  
글쎄요.  뭐랄까...   허망함과 함께 애달픔을 느낍니다.   짝
사랑이란 원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허망하고 애달픈  것
일테니...  해보지  않고는 정말 모르겠지요.  특히나,   짝사
랑을 겪어본 사람이,   세월이 흘러 그 마음을 잃어버렸을때,   
한때엔  그토록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잊어버리고  말았을때,  
마치 그것은 어렸을  적의 동심과 기억과 추억과 소망을 모두 
다 잃어버렸을때,   아니 그것을 잃어버린 때에야  기억속에서 
잊어버렸던 것일테니 별로 서글플 일이 없겠지만,  그것을  잃
어버린 것을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보다가 깨달았을때 느끼는 
그런 참을 수  없이 몰려오는 서글픔과,  지금까지 자신이  살
아온 삶의 무게가  짓눌려오는 감각과 비슷할 것입니다.  (대
체 무슨  말이야?  이해하기가 힘든  문장이군... ^_^;)   즉,  
오래전의 짝사랑을 잊어버린  사람에겐,  그 짝사랑이  이루어
지지 못했다는  그 사실보다,   오히려 그토록 자신이 원하고 
바라고 소망했던 그 사랑했던 감정을 잊어버리고 말았다는  사
실이 더욱 서글플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짝사랑...  그것은  아름다운 얘기일 것이고,  관객적 입장에
서는 하나의 추억으로 간직해버릴 수 있을 보석같은  것이겠지
만,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사람에겐 그 어떤 삶의  진실
보다도 더욱 무거운 추와 같은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애상속에서 과거의  짝사랑을 떠올려보며,  잔잔한  감
상에 젖을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나이를 먹고 어른
이 되었다는 것일테니,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요...   
다시 한번 그  시절로...하는 마음은,  분명 노인들에게만 있
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것도,   노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죽음
에 대한 공포...  유한한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그 어떤 것이
라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두려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
죠.  과거에 대한 향수는 결국 젊어지려는 욕구,  즉 더  오래 
살고싶다는,  결국엔 SF 영화에서나 자주 나오는 진부한  테마
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짝사랑이란 슬픈 거라는 것...
(결국 주제가 무엇인가... ^_^;  너무나도 고전적인  순정만화 
테마가 이 글의 주제였던가... ^_^;)
서로 사랑하는 것이  제일 좋죠!  그것이 모든 행복의  근원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사랑이 반드시 남녀간의 사랑이  아닐
지라도,  우정이든  가족간의 정이든 애완동물에의 사랑이든,   
그것이 설령 대리만족이거나 자아보존욕일지라도,  결국에  그
것이 자신과 상대방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최소한  사람
들에게 (자신도  포함해서.) 상처를  입히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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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쓰는 글...)
에잇!  이런 만화 다신 안읽는다! T_T  으...  흑흑...  너무 
슬퍼서...  기르와 리타의 마지막 장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쇼나와 세쓰의...   흑흑...  쇼나가 죽을때의 그 
장면... T_T  흑흑...  이런 만화 읽기 싫어∼...  흐...  내
일 당장 친구한테 돌려줘야겠습니다.  흑흑...  또 다시  읽는
다면,  과연 제 가슴이 견딜 수 있을런지...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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