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List Previous Text Next Text


 제  목: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 완성.  [4526]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1-07-13 05:09  조회:103

원래 '애니 관련 이야기'란에 올릴까 하다가,  기존에 항상 이런 종류의 글
들을 이 게시판에 올려왔기 때문에 이쪽으로 옮겼습니다.


때문에 약간 러프한 기분으로 써버린 내용입니다만,   그 점은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인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千と千尋の
神隱し]』가 드디어 완성 기념 기자 회견을 열었습니다.


(저는 이 제목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고  번역해볼까 하고 있습
니다만,  약간 저항감이 있어서 그냥 그대로 원어 표기했습니다.  『모노노
케 히메』도  국내에서 잘 알려진 『원령 공주』란 제목은 절대로(!)  틀리
다고 지금껏 주장해왔기 때문에,  원어 그대로 표기했습니다.)



개봉 일자도 잡혔습니다.  전국 토호계 7월 20일.



지난 7월 10일에 토쿄 제국 호텔에서 열린 완성 기념 기자 회견에서,  예고
편 영상과 함께 완성 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모노노케 히메』의 대히트로부터 4년,  스스로 말했던 은퇴 선언을  철회
하면서까지 '아이들에게 팬터지를'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제작된  『센과 치
히로의 카미카쿠시』.



동 7월 10일에 유라쿠쵸 히비야 스카라자에서  완성 기념 피로 시사회도 열
렸는데,  제작에 시간이 너무 걸려서 '마지막까지도 난리였다'며 간신히 날
짜를 맞출 수 있었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미야자키 감독.


'4년 전에 은퇴한다고 했던 사람이 또 나와서……'라며 은퇴 이야기도 언급
은 하더군요.


히사이시 죠도 '지금까지의 어느 작품보다 어려웠다'고 말하던데.   주제가
는 솔직히 『모노노케 히메』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듯 합니다.  예고편에서
들린 일부만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만.




전작 『모노노케 히메』가  무려 193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흥행 수입을 올
린 것에 대해,  '이렇게 무더위니……,  나같으면 영화관에 가지도 않을 겁
니다.  걱정인데요──'라며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7월 11일자 「산케이 스포츠」를 보니까,  이 시사회에 시오카와 마
사쥬로 일본 재무 대신이 미야자키 작품의 엄청난 팬이라는 손녀 딸을 데리
고 참석했다더군요.







그런데 『모노노케 히메』의 일본 내 흥행 수입이 193억엔 (제작비는 겨우!
20억엔이었으니) 이라는 이야기를 보니까,  더더욱이나 스퀘어의 장래가 의
심스럽군요. -_-


스퀘어는 7월 11일에 전미 2000개 영화관에서 개봉된 『FINAL FANTASY』 영
화판에 1억 3700만 달러 (약 170억엔)의 제작비를 들였는데,  처음에는  주
식을 모아 조달하려 했으나 실패하여 전체 비용의 약 90% (150억엔)를 자체
조달했습니다.


이 영화 망하면……,  뭐 스퀘어는 망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의 감독도 맡은
사카구치 히로노부[坂口博信]에겐 큰 타격이겠죠.



뭐 일단 북미 외에도 유럽 등 총 50개국에서 개봉이 예정되어 있고,   일본
에서는  올 가을에 개봉할 예정이라는데…….  '북미에서 상영된 일본인 감
독의 영화로서는 가장 많은 영화관에서 상영' 된다고 말하고는 있습니다만,
과연 성공 여부는?




하여튼 『FINAL FANTASY』는 그렇다 치고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 이
야기를 좀 더 해본다면,  뭔가 가면을 쓴 괴물?  거인?이 나오는군요.   마
치 『모노노케 히메』의 '시시가미'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입니다만.


이름은 '카오나시[カオナシ]',  일본어로 '얼굴 없음'이라는 뜻입니다.  이
카오나시는 고유의 얼굴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갖게 된 듯
한데,  자신의 이름을 빼앗긴 치히로 (=센)와 얼굴이 없는 카오나시.

과연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질 일은?




그리고 미야자키 애니메이션 최초의 미소년(!) 캐릭터 하쿠.


작화 현장에서 "하쿠는 내가 그릴래!"라며 여성 애니메이터들 사이에  인기
가 집중되었던 이 단발 머리 소년의 미래는?

(마치 『히카루의 바둑』의 토야 아키라를 연상시키는 생김새.)





위에서도 '팬터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사실 미야자키 감독이 애독했
다는  어슐러 르귄의 『어스시의 마법사』 (일본 제목은 『게드 전기[戰記]
』)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에는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의 '이름'이 상징하는 바입니다.  사실 제목의 '센과 치히로…'
란 것은 본래 '센[千]'과 '치히로[千尋]'로서,  '치히로'란 이름이 너무 번
듯하다며 '센'으로 만족하라면서 목욕탕 주인이 일하게 해주는 대가로 바꿔
붙인 것에서 유래합니다.



즉 진정한 이름 (말)을 아는 것은 그 자체의 본질을 아는 것으로서,   따라
서 진짜 이름을 알게 되면 그 상대를 지배할 수 있다는 발상이 나오는 팬터
지 작품 『어스시의 마법사』와도 닮은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치히로 또한 자신의 진정한 이름을 되찾지 못하면 이세계[異世界]에서 빠져
나가 자신의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이름이란 바
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뭐,  상세한 내용이나 설정은 곧 여기저기 잡지에도 게재될테니 생략하겠습
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금후의 예정에 대해서  '저 스스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관심이 있다'고 농담을 하면서 '영화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서는,  작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편은 이제 정말 무리다'며  '이번에는 각
분야의 팀장들이 상당히 잘 해줘서 가능했지만,  이 다음에는 더더욱  노망
이 진행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즉 작품에 따라,  혹시 정말로 하고 싶은 작품이 나온다면 몰라도  장편 영
화를 '감독'하는 것은 이젠 무리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전처럼 아
예 '은퇴'라고 못박지 않는 것을 보아 하니 어떨런지?


최소한 '기획·원작' 정도로의 참여는 계속할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듯 하군요.




사실 정확히는 『모노노케 히메』 때에도 은퇴를 주장했던 것은 미야자키가
아니었습니다.  스튜디오 지부리와 토쿠마쇼텐에서  '은퇴 기념 작품!'이라
고 광고를 했던 것이죠.


다만 은퇴 번복도 꽤 전에 이루어진 것인데,   그때에는  '기획이나 원작은
계속할 것이다'라고 해놓고서 이번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에서는 결
국 감독까지 해버렸다는 것이 좀 애매합니다만.




어쨌거나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화제를 불러모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  과연 어떤 작품이 될 것인지  궁금
합니다.


======================================================================
======================================================================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


                                      source from ⓒ2001 STUDIO GHIBLI
                         translated by http://mirugi.com/ (2001.07.13)


터널 저편은 이상한 마을이었다.

있을 수 없는 장소가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인간 세계의 바로 곁에 있으면서,

인간의 눈에는 결코 비치지 않는 세계.



토지신이나 여러 하급신,

반요괴나 도깨비들.

그곳은,  옛날부터 이 나라에 사는 영들이

병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가곤 했던 온천 마을이었다.



10세의 소녀 치히로가 빠져들어간 곳은

바로 그런,  인간이 들어가서는 안되는 세계.



이 세계에서 치히로가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단 두 가지.

마을 중심에 들어서 있는 거대한 목욕탕을 지배하는,

목욕탕 할멈[湯婆婆]이라는 이름의 욕심 많은 마녀 밑에서 일하는 것과,

이름을 빼앗기고 인간 세계의 존재가 아니게 되는 것이었다.



치히로는 이름을 빼앗기고,  「센[千]」이라는 이름으로 일하게 된다.



경악과 불가사의한 이 마을에서 치히로가 알게 되는 것은,

거대한 무력감과……,  작은 희망.



하지만,  곤란한 세계 속에서 많은 만남을 겪으며

치히로는 지금까지보다도 더욱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



인생 경험 풍부한 보일러 담당 솥 할아범[釜爺].

목욕탕 일의 기초를 가르쳐주는 선배 린[リン].

석탄을 나르는 스스와타리[ススワタリ]들.

목욕탕 할멈의 아들 보[坊].

인간계에서 도망쳐온,  쓰레기와 진흙투성이인 강의 신령님.

가면의 남자 카오나시[カオナシ].

목욕탕 할멈의 쌍둥이 누나 돈 할멈[錢婆].



차례차례로 벌어지는,  상상을 초월한 일들.



잠자고 있던 치히로의 「살아가는 힘」이

서서히 각성되어 간다.



그리고,  치히로 앞에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미소년 하쿠[ハク].



약속의 인연으로 맺어진 소년과 소녀의 만남.

되살아가는 기억 속에서,

두 사람은 마음이 통하며 서로를 돕게 된다.



치히로는 과연,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인간 세계로 생환할 수 있을 것인가…….


ⓒ2001  [mirugi.com]  http://mirugi.com/
Text List Previous Text Next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