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44 선정우 (mirugi )
세라문 한국TV의 방송 신청 소식을 듣고... 08/31 01:58 79 line
(참고로, 이 글은 16번란에서 어느 글을 보고 쓰는 것입니다. 본인은
『세일러문』 KBS 방영에 대한 다른 어떤 정보도 없었습니다.)
제목에는 『세라문』이라고 그냥 썼지만 실은 『세일러문』이라고 해야겠
지요... 뭐 어쨌든, 드디어 『세일러문』을 한국 TV 방송국에서도 방영
할 생각을 했나본데요, 사실 『웨딩 피치』 역시 수입 당시 심의 위원회
에서 좀처럼 통과가 안나서 여러번의 삭제와 수정을 가해서 간신히 허가받
았다고 하는 전례를 보아서... 방송 위원회에서 쉽게 허가가 나리라는 기
대는 하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게다가 방송국이 KBS란 것은...
그러나 개인적으로 『세일러문』의 히트는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MBC의 『웨딩 피치』도 히트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더욱 생각을 굳힐
수 있는 것이지만, 『세일러문』도 역시 히트칠만한 요소를 상당수 가지
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게다가 특히나, 해외에서의 히트 전력이 있으니까요. 아시다시피 일본의
애니메이션들이 특히나 최근으로 올 수록 '저패니메이션'이라는 명칭까지
만들어가면서 세계 곳곳으로 침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세일러문』
같은 경우엔 꽤나 히트친 예에 속합니다.
프랑스의 얘기를 한 번 해보자면... 프랑스의 제 1차 일본 애니메이션 붐
을 일으킨 작품이라면, 단연 1977년 프랑스에서 방영되었던 『캔디 캔디
』와 『그렌다이저』 두 작품을 꼽습니다. 『그렌다이저』 같은 경우에는
프랑스에선 『골드락』이란 제목으로 방영되었는데, 아무튼 당시 처음으
로 해외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히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프랑스에 제 2차 일본 애니메이션 붐을 가져온 것이, 10년 후인
1987년의 『세인트 세이야』와 『드래곤 볼』이었습니다. 왜 하필 1987년
인가 하면, 바로 그 해에 프랑스에 처음으로 민영 방송국이 생겼기 때문
이죠. 그래서 당연하겠지만, 애니메이션 부문에 있어서 다량의 일본제
작품들을 수입해서 방영했습니다. 그중 TF1이란 방송국에서 방영되었던
『세인트 세이야』와 『드래곤 볼』은, 무려 67%라는 경이적인 시청율을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히트했습니다. 특히나 반다이 유럽 사는 프랑스에서
판 세인트 세이야 프라모델만으로도 전체 매출액의 태반을 차지했을 정도
의 인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1993년 프랑스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이 그 뒤를 이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여자아이의 액션물?'이라는 생
소함 때문에 머뭇거렸던 프랑스 방송국 측도, 마침내 199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세일러문』을 방송하게 되고 맙니다.
이것이, 또 다시 대형 히트를 기록한 것이죠.
1995년 3월, 『드래곤 볼』과 『세일러문』은 각각 프랑스 TV의 시청율
1, 2위를 기록하여, 프랑스에서 표창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은 미국에도 수출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미국으로 수출되었고, 그 중 일부는
미국의 TV에서 방송되기도 했습니다만, 지금까지 미국에서 방송된 일본의
애니메이션들은 단 하나도 전국 네트워크를 탄 적이 없습니다. 전부 지방
네트워크였던 것이죠. 사실 지방 네트워크라고 한다면, 한국의 왠만한
드라마라든가 심지어 '일요일 일요일밤에' 같은 코미디 프로도 방송합니
다.;; 한국 교포가 많이 사는 지방에서는 그런 채널도 있는 것이죠. 따
라서 당연히 일본 교포 많이 사는 곳의 지방 방송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을 많이 틀어주는 건 당연한 것이고, 뭐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꼭 그렇
게가 아니더라도 방송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튼 전국 네트
워크를 탄 적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바로 이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 일본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처
음으로 전미 네트워크를 타고 방송된다고 들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그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은 미국에 사는 일본인 들이나 극히 일부의 팬들밖에
보지 않았었지만, 이젠 그 '팬층'이란 것이 꽤 넓은 층을 형성하고 있다
는 것이죠. 특히나 인터넷은 그런 성향을 가일층 진전시켰다고 생각합니
다. (그것도 특히 최근의 WWW 열풍은...)
아무튼 저런 몇가지 해외에서의 예를 보아도, 그리고 한국에서 이미 히트
를 기록하고 있다는 『웨딩 피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세일러문』
역시 한국에서도 히트를 기록할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
니다.
(뭐, 예언자는 아니니까 히트를 못칠지도 모르긴 하지만.)
어쨌든... 히트의 정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어떤 방식으로도 방송이 안
되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리스트에서, 『세일러문』을 지워야할 날도 머
지 않은 듯 싶군요. (사실 그런 중에서도, 『시끄러운 녀석들』이나 『
변덕스런 오렌지★로드』 같은 건 대여용 비디오로라도 수입되었으니까요.
『건담』 시리즈도 그나마 『0083』 하나는 TV 방송도 되었고, 『0083』
과 『F91』은 비디오로 수입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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