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포뮬러 SIN』.
제 1화의 "그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아. 챔피언이 되었어도 말야"라는 대
사가, 이미 이 작품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하다.
이것은 TV판에서 시력을 거의 잃은 나이트 슈마하가 레이스를 포기하고 머
신을 도중에 멈추고 하야토에게 챔피언을 양보하려 했을 때 하야토가 반발
하며 외쳤던 대사를 기억나게 한다.
"가라! 하야토! 넌 달려서 챔피언이 되어라!"
"싫습니다! 드라이버가 머신을 멈추는 것은 체커를 받은 다음이다! 예전
저한테 그렇게 말했던 것은 당신이었잖아요!"
체커가 내려지면 한 레이스는 끝나지만, 진정한 드라이버에게 레이스는 영
원한 것. 인생보다도, 역사보다도, 우주보다도 더욱 긴 것이다. 그것이
바로 레이서의 숙명이라는 사실을, 이 첫 화의 단 한 마디 대사로 『SIN』
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역시 1화에서 필의 질문에 그레이 아저씨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째서 카가는 카자미에게 저렇게나 구애되는 걸까요."
"글쎄다. 너무나 틀려, 저 둘은……. 영혼의 격돌 같은 거지. 싸우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거야.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둘은 왜 서로에게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건가. 이것은 과거 본 칼럼에서
도 다루었던 작품인 『HUNTER×HUNTER』의 공과 킬루아의 관계, 『히카루
의 바둑』의 히카루와 아키라의 관계와도 같은 것이다. 또한 『슬램 덩크
』의 사쿠라기 하나미치와 루카와 카에데, 『기동전사 건담』의 샤아 아즈
나블과 아무로 레이도 결국 비슷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소년 만화의 왕
도[王道] 중의 하나인데, 이런 작품일수록 두 주인공의 관계에 집착하는
동인지가 많이 나온다는 것도 비슷하다. (또한 어째서인지 꼭 주인공 이외
에 인기 있는 서브 캐릭터가 잔뜩 나온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나저나 2화 예고에서 아스카가 말한 "『사이버 포뮬러 SIN』 다음화,
「역습의 나구모」!"란 개그, 이것은 나구모의 성우가 샤아 아즈나블의 이
케다 슈이치란 것 때문이겠지만, ……이런 쓸데없는 장난을……. -_-
……3화 예고에서는 "설령 하야토는 용서해도, 이 나는 용서하지 못해요!
아스라다를 대신해서!" ……세일러 아스카? (스고 아스카의 성우는 쯔키
노 우사기를 맡았던 미쯔이시 코토노……란 사실은 다들 알겠지만. -_-)
……4화 예고는 『신세기』! ……『에반겔리온』이군. 일단 "퓨처 그랑프
리[新世紀GPX]"를 "신세기"라고 발음한 아스카의 목소리가……. -_- (스고
아스카의 미쯔이시 코토노는, 카쯔라기 미사토의 성우이기도 하다는 건 당
연히 다들 알겠지만. -_-)
"이건 단순한 레이스예요! 팀과 스폰서와 관객들 사이에서 매년 반복되
는, 그저 단순한 레이스예요!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4화의 아오이 쿄코가 한 이 말은, 과연 '어째서' 단순한 레이스에, 단순
한 경기에, 단순한 명예에 남자들이 생명을 거는 것인지, 어째서 라이벌
과의 승패를 떠나 완벽한 승부를 걸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록 선장은 말했다. "남자에겐, 질 것을 알면서도 싸워야
할 때가 있다"고. 바로 그런 것이다. 하야토와 카가에게 있어서의 레이스
란.
"그래, 당신들에게 필요한 건 싸우는 게 아니야. 서로 사랑하는 것이었
어!"
"설마 사실은 그랬어요 하는 건 아니겠지!?"
훗, 아스카. 실은 카가와 하야토는 '그런' 사이였단다. 아무리 네가 중
간에서 떠들어봤자, 그 둘은 이미…………. 훗.
ⓒ2000 [mirugi.com] http://miru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