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List Previous Text Next Text


 제  목:『이상한 나라의 폴』=『이상한 나라의 삐삐』.   관련자료:없음  [29364]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3-01-04 11:37  조회:372

일본에서 1976년 방영되었던 『폴의 미라클 대작전』은,  국내에서 맨 처음
『이상한 나라의 삐삐』라는 제목으로  1978년 TBC에서  처음 방영되었습니
다.


아래 대부분의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는 주제가는  그 첫 방영 당시의 것이
아니라,  『이상한 나라의 폴』로 제목이 바뀌었던 1980년대 KBS 방영 버전
이죠.


『이상한 나라의 삐삐』에서는 주제가가 일본판과 완전히 같은 멜로디인데,
『이상한 나라의 폴』로 바뀌면서 가사는 거의 같고 멜로디만  약간 바뀌었
습니다.  우선 『이상한 나라의 삐삐』의 가사를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
니나가 잡혀 있는 마왕의 소굴로
어른들은 모르는 사차원 세계
날쌔고 용감한 폴이 여기 있다
요술차 마술봉 딱부리
삐삐 찌찌 삐삐 찌찌 힘을 모으자
대마왕 손아귀의 니나를 구해내자
이상한 나라로 삐삐 찌찌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의 폴』이 되면서 바뀐 점은 '삐삐 찌찌 삐삐 찌찌 힘을 모으
자∼' 부분이 '삐삐!  찌찌!  힘을 모으자∼'와 같이 딱 부러지는 랩? 형식
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마지막의 '이상한 나라로 삐삐 찌찌 달려간다∼'가
'삐이빠빠 삐이빠빠 달려간다!  삐삐!  야∼잇!'과 같이 좀 더 어린이를 위
한 듯한 구성으로 바뀐 부분,  이 두 가지 뿐입니다.


나머지는 『이상한 나라의 삐삐』가 일본 원판 멜로디를 그대로 따왔고  『
이상한 나라의 폴』은 우리나라에서 작곡한 멜로디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틀립니다.


가사에서 볼 때 TBC에서의 첫 방영 당시에는  팟군[パックン],  즉  삐삐의
존재를 주인공 폴보다 더 중요시한 듯 합니다.  노래 가사에는  '폴이 여기
있다'고 했지만,  제목은 『이상한 나라의 삐삐』였으니까요.  원제 자체도
『폴의 미라클 대작전』인데 TBC에서는 어째서 이렇게 번역했는지  모를 일
입니다.




하여튼 소위 '타쯔노코 메르헨 시리즈'라고 불리는 『재채기 대마왕』,  『
고아 핫치』,  『떡갈나무 목크』 (국내제목 『피노키오의 모험』),   『개
구리 데메탄』 (국내제목 『개구리 왕눈이』) 등과  함께,   『폴의 미라클
대작전』도 1970년대 타쯔노코 프로덕션을 지탱한 중심 축이었습니다.


1970년대 당시 타쯔노코 프로덕션의 중요한 두 축은 『갓차맨』과 『캐샨』
에서 『텟카맨』으로 이어지는 SF노선과,  바로 위의 메르헨 시리즈였던 것
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수께끼의 인형(?) 팟군과 만나,  팟군이 지닌 '오컬트 해머'의 힘으로 이
차원에 들어간 주인공 폴과 애견 돗페[ドッぺ] (찌찌),  그러나 함께  이차
원 세계를 구경하던 여자친구 니나[ニ-ナ]가 사악한 '베르트사탄[ベルトサ
タン]'에게 붙잡히게 됩니다.  그 후 니나를 찾기 위해  주인공  폴이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팟군의 오컬트 해머[オカルトハンマ-] (마술봉)를 이용하여 장난감 미니카
를 '요술차'로,  요요를 '딱부리'로,  무기로서 사용하는 폴의 모습에 당시
시청자들은 반했던 것입니다.

특히 '이번 회에야말로 니나를 구출할 수 있는 듯'이 그려지다가 꼭 막판에
뒤집어지는 연출로 무려 50화를 끌고 나간 것은,  1970년대 일본의 TV 애니
메이션이 갖고 있던 저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베르트사탄,  국내명 '대마왕'이라는 악역의 임팩트는 물론이겠지만
사실상 이 작품을 통해 TV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유명한 악역 연기를 해낸,
국내명 '버섯돌이',  원래 이름은 '키놋피[キノッピ-]'야말로 최고였죠.

작품 중반부부터 대마왕의 앞잡이로 등장한 이래,  그 후에는 사실  대마왕
보다도 더욱 인상깊은 명조연으로 악역 연기의 절정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에는 배신하다가 살해 당하고 작은 버섯으로 되살아나는데,  그 장면이  의
외로 정말 슬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대마왕의 뿔이 약점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폴이  딱
부리를 이용해서 뿔을 부러뜨리고 니나를 구출하게 된다는 결말인데,  당시
의 작품으로서는 당연한 결말이겠지만 지금 보면 좀 부족한 느낌도 듭니다.

뭔가 니나를 결국 구출 못한다던가,  마침내 대마왕을 무찔렀더니  그 사이
에 니나가 새로운 대마녀(?)로 바뀌어서 이번엔 니나와 싸우게 된다던가 하
는,  좀 더 새로운 전개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


아무튼 여러모로 인상 깊었던 1970년대 애니메이션입니다.


ⓒ2003  [mirugi.com]  http://mirugi.com/
Text List Previous Text Next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