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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원더풀 데이즈』 또 다시 7월로 개봉 연기.      관련자료:없음  [30538]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3-04-04 19:39  조회:380

                            written by http://mirugi.com/ (2003.04.04)


1997년부터 기획에 들어가,  4년이 넘는 제작 기간,  100억원이  훨씬 넘는
제작비.  제작이 중단되었다느니 시나리오를 몇번을 뜯어고쳤다느니 투자가
중단되었다느니,  애니메이션 업계에 수많은 악성 루머를 낳으며 지난 2002
년에만도 '연말 개봉' '내년 (2003년) 1월 개봉' '3월 개봉' '4월 25일에는
꼭! 개봉'이다가 결국 5월 1일로 또 늦춰졌던 『원더풀 데이즈』.


오늘 이 『원더풀 데이즈』의 개봉일이 또 다시 7월로 연기되는 것이  최종
결정되었다.



투자자의 회수 압력 탓에 지난 2002년부터 여러 번에 걸쳐 개봉일을 잡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미비한 완성도 때문에 작년부터 개봉일을 자꾸 미루기
만 하던 『원더풀 데이즈』는,  결국 3월말 제작 완료된 영상으로 모니터링
시사회를 실시했으나 배급사·제작사 간의 회의를 통해  결국 7월로 개봉을
연기한다고 합의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전설(?)'로 남을 것이  확실
한 이 작품의 완성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본래 DR무비가 제작한 트레일러의  엄청난 퀄리티로 인해,  사실  지금까지
의 국산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였던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별 다
른 말 없이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본래의 개봉 시기에 다다른 현재,  그야말로 '화
면만 좋아도 다 용서해줄 수 있을' 뜻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 관객들의 기대
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


특히 본래 예정되었던 개봉일인 4월 25일에 동시 공개될,  15억원의 저예산
애니메이션 『오세암』과,  작년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대히트를
등에 업고 개봉되는 스튜디오 지부리의 『모노노케 히메』와의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에  7월로 또 다시 미룬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현재까지 『원더풀 데이즈』가 장기간의 제작 준비기간과 엄청난 제작
비를 쏟아부으면서도,  그나마 '그' 트레일러의 완성도가 지금까지 한국 애
니메이션에 속기만 해온 관객들에게조차 기대를 할 수 있게 했던 것이 사실
이었고,  그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원더풀 데이즈』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물론  그밖에도 현재 대형 블럭 버스터들의 줄지은 (=예고된) 실패로 분위
기가 가라앉은  한국 영화 시장에,  『원더풀 데이즈』의 실패는  치명타를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도  "미우나 고우나 『원더풀 데이즈』가 성공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만들어왔던 것이다.




어쨌거나 다시 2개월여의 유예 기간을 번 『원더풀 데이즈』.  투자비 회수
불가능은 명약관화하겠으나,  제발 부탁이니 조금이라도  더 높은 퀄리티의
영상으로 완성되어,  최대한 '덜' 실패함과 동시에  작품에 대한 한국 애니
메이션 팬들의 평가만이라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2003  [mirugi.com]  http://mirugi.com/


 제  목: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원더풀 데이즈.           관련자료:있음  [30556]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3-04-05 13:30  조회:503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OST도 DVD도 안 나와서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
했습니까?


오히려 영화는 애니메이션보다 OST나 DVD 수입이 더 클 가능성이 높은데 말
이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도 DVD가 작년 12월에 나와 있고,  OST CD
는 무려 SM Entertainment에서 작년 7월에 벌써 나왔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OST CD나 DVD야 기본적으로 각각의 제작사에서  만드
는 것이니 판매 수익도 대부분 제작사에서 갖는 것이고,  영화 제작사는 기
껏해야 판권료 받고 끝입니다.  그나마도 판매량에 따른 수입이니  많이 팔
려야 판권 수입도 많은 것인데,  흥행에 실패한 영화 CD나 DVD를 누가 사겠
습니까?

게다가 설령 OST CD나 DVD만이라도  많이 팔렸다고 해봤자,  국내에서  DVD
한 장 내놓아서 벌어봤자 그게 10억 20억이라도 됩니까? -_-




일본에서 『AKIRA』도  당시 8개 회사가 나눠 투자했던  10억엔의 제작비를
회수하는 데에 10년이 걸렸습니다.  『AKIRA』는 LD도 내고 CD도 내고 해외
에 수출도 여러 나라에 잘 되고 일부지만 캐릭터 상품도 팔았는데도 그랬습
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원더풀 데이즈』가,  투자자들에게 의미가 있을 정도
의 기간 안에 투자비 초기 원금만이라도 건질 가능성은  누가 봐도 '0'입니
다.

게다가 100억을 넘게 투자해서 한 10억 20억 벌려면 누가 그런 투자를 합니
까?  100억이나 되는 큰 돈을 투자했을 때에는,  원금은 당연하고 수익만으
로 최소한 원금과 동일한 액수는 나와야 성공한 투자라고 할 수 있겠죠.


100억 투자했는데 이익금이 10억원이라고 해도  실패라고 할 마당에,  원금
도 못 건지면 그건 실패 정도가 아니라 대실패인 겁니다.

괜히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아 유 레디?』 흥행 실패 후에 한국 영
화계에 투자자의 씨가 마른 것이 아니죠.


예전 같으면 투자자가 줄을 섰어야 할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바람의
파이터』 같은 작품도 요즘은 투자자를 못 찾아서  제작이 중단되는 실정입
니다.


『원더풀 데이즈』의 흥행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는 이 투자비 회수 불능 사태는,  당분간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을 얼어붙
게 만들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젠 최대한 '덜' 실패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실정
이니 참 한심할 따름이죠.


개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흥행 부진을 선도했던 오오토모 카쯔히로,
오시이 마모루 등을 무작정 호평하면서 소위 '작가주의 애니메이션'만이 위
대한 양 무책임하게 떠들어댄  국내의 애니메이션 평단이나  소위 '매니아'
집단에도 책임의 일단은 있다고 봅니다.


지금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필요한 것은 『AKIRA』도 『공각기동대』도 아닙
니다.  저투자로 고수익을 거둔 대표적인 작품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인
것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밖에' 성공을 못 거두고 있는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시장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무작정  너도 나도 한국의 스튜디오 지부
리가 되고 싶다느니 저패니메이션 하면 역시 오시이 마모루라느니…….


애초부터 한국에서  극장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할
마당에,  100억원씩 쏟아부으면서 그게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
한 투자자들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다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뭐 스스로 투자를 잘못한 것이니  손해를 봐도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어쨌
거나 아예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의 씨가 마르지 않게 하려면 한 번 봐주기는
해야겠죠…….


그나마 투자비용은 회수 못해도 『AKIRA』처럼 평가라도 좋게 받을 수 있는
화면이 나왔으면 합니다.

어차피 『AKIRA』나 『공각기동대』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겠다고 생
각한 티가 역력한 화면이니,  흥행에서도 『AKIRA』『공각기동대』를  따라
간다면 제작진들에게야 불감청 고소원이겠죠.




최종적으로 『원더풀 데이즈』와 『오세암』의  흥행 성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원더풀 데이즈』 한 편 만들 돈으로 『오세암』을 8편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 만큼은 강조해두고 싶군요.



뭐 그렇다고 『원더풀 데이즈』는 무조건 잘못 되었고 『오세암』이 잘했다
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평가야 개봉 뒤에 해야겠죠),  애니메이션도
사업인데 투자비는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정상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정 곧 죽어도 예술을 하고 싶다면,  몇 년씩 걸려서 눈 멀어 가면서라도 혼
자서 만들어 보던가…….


ⓒ2003  [mirugi.com]  http://miru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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