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18금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관련자료:있음 [30563]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3-04-06 00:32 조회:514
일본에 수출하면 됩니다. 실제로 지금 몇몇 제작사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
고 있기도 하고요.
아직까지는 일본 시장에서 기획이나 시나리오의 문제점과, 무엇보다도 마
케팅의 열세로 밀리는 편입니다만, 일단은 일본의 원작을 가지고 만들다가
차츰 노하우를 쌓은 후에 오리지널을 만들면 됩니다. 18금 애니메이션 시
장의 특성은, 작품이 유명한 원작을 갖고 있지 않아도 애니메이션 제작사
의 네임 밸류만으로 찾는 팬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페어리 더스트, 핑크 파인애플을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다행히도 현재까지 일본에 수출된 국내 제작사의 18금 애니메이션은, DVD
에도 국내 제작사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전부 명기되지는 못했고, 또 해외 스태프의 표기를 꺼리는 일본
의 특성상 제작진 이름은 극히 일부만 표기되어 있습니다만.)
최근 문화관광부 등에서 해외 수출용 애니메이션 지원을 시작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쓸데없는 작품에 돈 쓰지 말고 이런 18금 애니메이션을 적극
적으로 지원했으면 합니다.
사실 돈이 남아 돌아서 몇년씩 만들지도 않고 버티는 대형 블럭 버스터 작
품보다, 정말로 한푼이라도 더 주면 확실히 퀄리티를 높여 해외 시장에서
현금을 벌어올 수 있는 저예산 18금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한국 애니메이션이 그동안, 극장에서나 TV에서나 천천히라도 발전
을 거듭해오고는 있습니다만, 18금 애니메이션 분야에서의 성장은 눈부시
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1994년 『블루 시걸』 이후 작금의 일본 수출용 OVA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국산 18금 애니메이션의 성장은 한마디로 '일취월장'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발전을 통해, 세계 18금 애니메이션 시장의 거의 대부
분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정확히 말하면 일본 외에는 '18금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나라가 거의 없지만 -_-)의 시장에, 한국의 제작사도 당당히 이름
을 올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이것이 평소의 제 지론입니다만, 솔직히 당분간은 실현 가능성은 희박
해 보입니다.
『아색기가』도 젊잖은(?) 한국 출판만화의 대표로서 시상해주긴 곤란하다
는 식의 발상으로는, 이런 생각은 지나친 파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주장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고려될 날이 올 것이라
고 봅니다. 앞으로 국산 애니메이션 역사에 『블루 시걸』로 시작된 한국
18금 애니메이션이 찬란한(?) 한 장을 기록할 그 날을 기대해 봅니다.
(……너무 『블루 시걸』을 강조하고 있어! ;;)
(참고로, 본인이 갖고 있는 『블루 시걸』 굿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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