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반겔리온』 보고 살인을 저지른 일본 청년.
written by http://mirugi.com/ (2003.12.08)
지난 12월 1일, 일본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의 자택에서 올해 6월 모친의
머리를 목제 배트나 작은 삽으로 구타하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무직의 쯔
치타 히로유키 피고(22세)에 대한 첫 공판이 야마가타 지방재판소에서 열렸
다고 합니다.
피고는 기소장의 혐의를 인정했는데, 문제는 이 재판에서 검찰 측이 내세
운 모두진술의 내용입니다.
일본 검찰은 동 피고가 고등학교 시절 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겔리온
』에 등장하는 "진화의 최종결론은 멸망"이란 말에 공감했고, 또한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는 횡포를 저지르는 생물이란 생각에서 살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범행 당일, 직장에서 생긴 트러블로 인해 살인할 생각을 품었고 우
선적으로 가족을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야마가타 지방검찰은, 쯔치타 피고가 "인간을 멸망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등의 진술을 했기 때문에 정신감정을 해보았으나 형사 책임 능력이 있
다는 판정을 받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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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현재까지 일본 언론 등에서 『신세기 에반겔리온』을 문제로 삼
으며 또 "청소년 범죄는 만화·애니메이션·게임이 문제"라는 식으로 '만화
때리기[bashing]'를 펼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일본의 많은 만화가들이
언제 또 '모든 것이 만화 탓'으로 돌려질지 전전긍긍하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을 '만화의 천국'이라고 하며, 마치 일본에서는 만화
에서 모든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이루어지고 있는 듯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보다야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고, 또 동인지 등
과 같이 사회의 '회색지대'에서는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상당히 과격한 표현
이 가능한 국가가 일본입니다만, 정상적인 범위 하에서는 결코 '표현의 자
유'가 완전히 인정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자민당이 현재 추진 중인 「청소년유해사회환경대책기본법안」은 한국
의 「청소년보호법」과 비슷한, 혹은 그 이상으로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
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최근 유명무실해지긴 했으나 미
국의 「Comics Code」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표현의 자유'와, 특히 만화에 있어서의 규제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지
속적으로 [mirugi.com]에서 다루어 가려고 하는 테마입니다.
([mirugi.com]은, 만화에 대한 규제 반대와 표현의 자유를 위하여 일본의
만화가들과 만화업계의 여러 관계자들이 모인 정보교류 단체에 소속되어 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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