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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27   선정우   (mirugi  )
- ANIMETAL - 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1/2>     02/04 20:25   326 line

                         I N T E R V I E W
               【  애니메이션과 메탈로 애니메탈!  】
                【  주제가의 내일은 여기에 있다!  】


                             §  1  §


『애니메탈』을 기획한
쯔쿠다[佃]씨 (펀하우스),  히사타케[久武]씨 (MIT 개저링) 인터뷰




                              source from Kinemazyunbo (1997.01.30)
                                  translated by mirugi (199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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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탈』이란,  현재 발매중인 펀하우스의 기획물 12cm CD 싱글.
옛날의 그리운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을 헤비메탈로  어레인지해버린 것이
다.
이것이 실로 베스트 매치!
바로 이 부분에 애니메이션 주제가 부활로 향한 길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인터뷰를 해봤더니 『애니메탈』의 쯔쿠다 프로듀서는,
그 유명한 '임금님[王樣]' {*역주 -  일본의 가수.  외국의 팝송  (주로 
Rock 계열)들을 일본어로 '직역'해서 불러 히트했다.   트럼프의 King과 
같은차림으로 무대에서 노래했던  가수.  국내에서도 몇 년전  MBC에서
이 컨셉트를 그대로 베껴서 MBC 합창단의 '팝송  직역 노래'가 히트했던 
적이 있다.}을 세상에 내보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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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쿠다 쥰죠[佃淳三]

  생년월일 : 1959년 5월 13일
  소속     :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주식회사 펀하우스를 퇴사.
  『애니메탈』에서 맡은 역할 : 레코드 메이커의 프로듀서.


●히사타케 요리마사[久武賴正]

  생년월일 : 1971년 1월 27일
  소속     : 주식회사 MIT 개저링 음악제작부
  『애니메탈』에서 맡은 역할 : 본 기획의 발기인.
             기본적으로 음악면의 이니셔티브 (선곡,  편곡,  멤버 선
             정 etc) 와 방향성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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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 인터뷰 자체는 96년말에 행해진 것이므로,   시간적 표현에 대
해서는 그렇게 이해해주시길.}



        ★뉴 뮤직은 무슨 놈의 뉴 뮤직이냐!  웃기지 마라!★



――우선은 『애니메탈[アニメタル]』 탄생의 경위를 가르쳐주십시오.


쯔쿠다   : 작년 『임금님[王樣]』을 했었기 때문에,  올해도 연말의 기
           획으로 뭔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 이야기를 가져왔던 것이 5월달이었나?
           처음에 "애니메이션 노래를 헤비메탈로 해서 앨범을 2장  만
           들지 않겠습니까?  예산 1천만 {*역주 - 물론  円.}으로 2장 
           세트로."라고 그가 말을 꺼냈었습니다.


히사타케 : 그랬죠.  「애니메이션편」과  「특촬편」 {*역주 -  일본의 
           소위 '애니메송[アニメソング]'이라고 하는 장르에는,  반드
           시 애니메이션 관련 곡들만이  아니고 특수촬영물=특촬물의 
           노래들이나 게임 관련 곡들까지 전부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
           이다.} 으로 처음부터 생각했었습니다.


쯔쿠다   : 금액적으로는 2장에 1천만은 상당히 싸지만,  히트할지 어떨
           지 알 수 없었으니까 1천만의 투자는 좀 부담이 크다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기획 자체보다도 "애니메탈"이라는 네이밍이  재미있
           다고 생각했죠.  역시 '애니메이션과 메탈이라는  두 단어가 
           같이 들어있어!'라는 점이 매칭으로서도 상당하니까요.

           그래서 그 아티스트명만 가지고도 "뭐지  이건?" 이런 식의 
           임팩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임금
           님』으로 성공했던 노하우를 살려서 메들리로 12인치 1100円
           이라는 가격.  풀 버전과 쇼트 버전과 풀 버전 가라오케의 3
           곡으로,  뭐 꼭 한 번 히트했던 것이니까  또 히트할 거라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일단 스타일도 완벽하게 똑같이 발매하려
           고 결정했습니다.

           기획이 먼저 만들어졌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사람이라든가 
           기타 문제는 하나도 정하지 않은 상태였었죠.  우선 밴드 쪽
           은 히사타케군이 잘 아는 스튜디오에  부탁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보컬만큼은 역시 헤비메탈 잡지라든가에도 실리도록 하
           려면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어야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야 알려져있지 않더라도 헤비메탈계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사람한테 부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했죠.  그래서 
           여러 군데에 알아봤습니다.

           그래서 알아본 중에 「맨드레이크 루트」라는 인디즈 레이블
           의 카와모토씨란 분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이 헤비메탈만을 
           다루는 사람이라서 많이 알고 있더군요.  그래서 "누가 좋을
           까?",  "누구라면 가능성이 있을까?"하고 서로  상의하던 중
           에 「안셈」의 사카모토 에이조[坂本英三]라면  할지도 모르
           겠다.  지금까지 꽤 코미컬한 곡들을 불렀던 사람인데,   괜
           찮지 않을까 하더군요.  그래서 부탁을 해봤더니  단번에 OK
           해줬던 것이죠.  뭐,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메탈로 만들려고 생각했던 계기는?  어떤 점에
    서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까?


히사타케 : 그저 단순히  제가 예전에 『과학닌자대 갓차맨』  {*역주 - 
           국내명 『독수리 오형제』.}이라든가 『겟타 로보』 등을 무
           척 좋아했었는데,  중학교때에는 또 메탈에 심취해서  그 이
           후 주우우욱 메탈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어째서 난 이렇게 메탈에 쉽게 빠진 거지?'라고  생
           각해보니까,  어레인지 방법이나 가사의 세계관이 똑같은 것
           입니다.  옛날 애니메이션 곡들에다가,  악기를 바꾸거나 템
           포를 조금 바꾸기만 하면 아주 멋진 헤비  메탈 송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던 거죠.

           그런 것을 학생때,  뭐 코믹 밴드 비슷한 걸로 해보려고  생
           각했었습니다.  그것이 그 후 사회인이 되어버려서,  어차피 
           할 거라면 그런  CD를 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그 기획을 여러 곳으로 갖고 가봤던 겁니다.


쯔쿠다   : 그가 말하는 '애니메이션 송'이란 건,  소위 특촬물이라든가 
           로봇물의 노래들인 겁니다.  그쪽 방면의 주제가들은 메탈과 
           상통하는 '분위기'란 것이  있습니다.  그가 마침  좋아하던 
           로봇이라든가 합체라든가 변신  등등의 애니메이션  노래가,  
           역시 메탈과 공통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반대로 『비밀의 앗코짱[秘密のアッコちゃん]』 같은 건 메
           탈로 하려고 해도,  그건 3박자라서 불가능하죠. (웃음)
           역시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이 있는 겁니다.


히사타케 :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 머리  속에 있던 겁니다만,   뭐랄까
           요...  어떤 시기부터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바뀌었잖습니까?  
           예전의...  가슴이 뛰는 그런 용감한 곡이 아니고,  뉴 뮤직
           이나 뭐 이런 쪽으로 바뀌어서...


쯔쿠다   : 타이업곡이 늘어났으니까.


히사타케 : 그래요.  다 똑같이  되어버려서 재미없어진 겁니다.  옛날 
           애니메이션이라면 절대 필살기가 연호된다든가  하는 정해진 
           패턴이 있었습니다만,  최근은 다들 "아이 러브 유∼,  루루
           루∼" 식으로 됐죠.  뉴 뮤직은 무슨 놈의 뉴 뮤직이야,  웃
           기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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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경우,  80년대부터는 단순히 말 그대로의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아니고 곡  자체의 CD 판매나 가수  자체의 판매 
면을 같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성 가수의  곡을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로 채용한다든가,  애초부터 곡과 애니메이션을 양쪽 다  밀고 나
가려는 기획이 늘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덕분에 애니메이션의  곡 자체
는 기성 곡과 다름없이 좋은  곡도 많이 생겼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말 그대로의 '애니메이션 송'은 거의 사라져버린 셈이다.

이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역자 개인적으로서는 매우  아쉬워하는 부분이
다.  기성 가요와 같은 곡 형태로서도 좋은 곡이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니까 기성 가요 형태의 주제가도 좋겠지만,   '애니메이션 송' 
타입의 노래들도 얼마든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수들이 자신의 발성 능력을 자랑하는 듯한 엄청난 성량의 곡이나,  작
곡가들이 자신의 작곡 능력을 자랑하는 듯한 화려한 곡만이 반드시 좋은 
곡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또 이런 면에서도 생각될 수 있다.  역자는  독특하지 않은 것을 
매우 싫어한다.  즉 고전적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이 판을  치던 70년대까
지의 흐름에서 처음 벗어나기 시작했던 80년대  후반기의 가요풍 애니메
이션 주제가들도 그때는 좋았다.  그런데 90년대 들어서  모든 애니메이
션 주제가가 기성 가요풍이 되어버리니,  이젠 이런 방식이 하나도 참신
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들이 다 하는 방식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또 해괴한  풍으로 새로운 시대를 선도해가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은하영웅전설』에  이어 클래식을   애니메이션 BGM에 도입한 
『신세기 에반겔리온』의 시도는 그래서 마음에 든다.  뭐 클래식을 BGM
으로 쓴 애니메이션이 처음은 아니겠지만,  지금 당장은 남들이 거의 하
지 않는 방식이니까 지금으로선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뭔가 새로운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튀어나와주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애니메탈』이 처음 마음에 들었던  점도,  바로 그 '참신함'  때문이 
아니겠는가.  실제 곡으로서의 완성도 같은 건 상관없이 말이다.)


(역시 애니메이션 주제가라면 주인공 메카  이름이 연속해서 나온다든가 
필살기를 외친다든가 그래야 하는 법!  그런 의미에서 김국환이 불러 일
대 쇼크를 안겨주었던 『기동전사 건담 0083』  한국판의 주제가는 실로 
압권이다.  퍼스트 『건담』을 본 사람들이라면 『건담』이 지닌 열혈과 
근성,  피와 눈물의 의미를 알고 있는 희대의 명곡 「날아라!  건담」을 
알고 있을터.  김국환의 『0083』  주제가는 실로 그 시대의  「날아라!  
건담」을 계승한 근성의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역자는 지금도  가끔씩 
그 오프닝을 보면서 따라부르곤 한다.   '건담 건담  지구의 보라매∼'
『건담』이 지닌 의미를 이만큼 잘 표현한 곡이 어디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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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쿠다   : 예전에는 애니메이션에 맞추어서 곡을  만들었었는데,  지금
           은 타이업이니까.  뭐 다소 이미지를 맞추고는  있지만 단어 
           같은 것들이 전혀 틀리죠.  부르는 아티스트도  굳이 애니메
           이션의 분위기에 맞추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이미지에 따라 부
           르는 것이죠.  그러므로 당연히 틀린 풍이 되는 겁니다.


히사타케 : 그게 마음에 안들었던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이 아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가끔씩  TV를 
           켜봐도,  주제가를 본 순간 벌써 스위치를 꺼버립니다.   그
           런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안티테제로  '진짜는 
           이런 식이라구!!!'란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
           습니다.


쯔쿠다   : 요새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은,  벌써 제목부터가 틀리니까요.  
           옛날 곡들은 『데빌맨의 노래[デビルマンの歌]』였죠.   (웃
           음)


히사타케 :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어떻게 봐도 데빌맨  아닙니
           까.  정말로.


――요새 곡들은 영어가 들어가고 해서 잘 알 수가 없어졌죠.




         ★메탈도 애니메이션 주제가처럼 쇠퇴하기 시작했다★



히사타케 :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슬픕니다.  그리고  이건 메탈 이야
           기인데,  10년  정도 전에  '쟈파메타' {*역주  - Japanese 
           Metal.  80년대에 일본에서 자생된 메탈  그룹들이 일본적인 
           (라고 할 수 있을까...) 메탈 곡들을  만들었던 것을 가리킨
           다.} 라고 하는...  「라우드니스」라든가  「어스셰이커」,  
           「4410매그넘」 등을 필두로 메탈의 인기가 엄청나게 높아졌
           었죠.  그런데 그러는 동안 일본의 밴드도  인지도가 낮아졌
           습니다.  동시에 헤비 메탈이란 무엇인가라는 점에서도,  그
           런지풍이되거나 얼터너티브풍이 되거나 해서 지금은 정통파 
           메탈이 아예 없어져버린 셈이죠.

           이 『애니메탈』에서는 정통파,  스트레이트한 헤비 메탈로 
           만들었다고 저로서는 생각합니다.  '진짜 메탈이란  이런 거
           다!'는,  그런 기분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쯔쿠다   : 일본의 메탈이라면,  X 정도일까?


히사타케 : 지금 현역으로 활약하면서 잘팔리는 건 X-JAPAN 정도뿐이죠.  
           그나마도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렸지만.


쯔쿠다   : 그외에는...  자주 가라오케에 가보지만,  가라오케를 몇 시
           간씩 부르고 있자면 처음에는 히트곡들을 주르륵 부르고나서 
           점점 서양곡으로 가게되죠.   윙스의 '하이하이하이'나  '제
           트',  그리고 뭐 엘튼 존 같은 걸 부르게 되고,  마지막에는 
           결국 애니메이션쪽으로 갑니다.


――80년대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의 애니메이션 팬들도 가라오
    케에 가면 처음에는 80년대 것들을 부르다가도 결국 후반이 되면 70
    년대 로봇물을 부르게 되곤 하죠.


히사타케 : 역시 불타오르지  않습니까.  불타오른다는 건 아주  중요하
           죠!  정말로.


쯔쿠다   : 일본어로 부를 수 있는 헤비 메탈  송은 사실 거의 없잖습니
           까.  뭐 때로는 영어로 부르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것이 일본어라는  것만으로도,  불타오르는  방식,  
           발산의 형태까지도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이 『애니메탈』이 여러 가지로 공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
           니다.  스트레스 해소라든가.  (웃음)


――일본 독자의 헤비 메탈이  없어졌다는 것과,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점점 흐리멍텅해졌달까,  좀  뭔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  
    그런 양쪽 부분이 잘 매칭되었다는 것이군요.


히사타케 : '쟈파메타'란 것이 대체 뭔가 하면,   양악의 하드록을 일본
           인이 들으면서 그 중에서 멋지다고  생각되는 에센스를 추출
           해서 다시 한 번 일본인 나름대로 만들어낸  형태가 바로 저
           패니즈 메탈,  쟈파메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일본인
           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리가 없는 것이죠.   예전의 애니메
           이션 곡들도 그것과 같은 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두 가지를 합친다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리가 없다.  그
           렇게 생각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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