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 & 애니메이션 & etc, 이런일 저런일 Vol.02
INDEX of #02
<1> 나디아는 원래 단발곱슬머리에 양가집 아가씨 풍의 의상
이었다!?! from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
<2> CLAMP 캐릭터중의 실존인물들 from X
<3> CLAMP의 탄생...
<4> '라퓨타'에서 '시타'의 이름의 유래는? 미야자키 감독의
펜네임은? 그리고...
<5> '마법의 앤젤 스위트민트[魔法のエンジェル スイ-トミン
ト]'의 민트는 오타쿠의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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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보게된 '뉴타입' 89년 11월호 '뉴타입 익스프레스'
에 나온 작은 기사입니다.
'내년의 NHK 애니메이션은 베르느의 해양물'이란 제하에,
'현재 '파란 브링크[靑いブリンク]'를 방영중인 NHK이지만,
내년에도 4월 개편시에 같은 시간대에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기
로 결정되었다. 이 신 프로그램은 SF 소설의 고전, 쥘 베르
느의 '해저 2만마일'과 '신비의 섬'을 소재로한 오리지널 물.
물론 잠수함 노틸러스호나 네모함장도 등장하지만 {*역주 -
그런데 네모선장은 장이 '네모함장'이라고 불렀을때, '나를
함장이라고 부르지마라!'며 노틸러스호는 군함이 아니라고 했
잖습니까? 그러니 여기에서도 '네모선장'이라고 불러야할텐
데... 아직 방영전이라 잘 모르고 쓴 기사같습니다.}, 주인
공은 소녀라고 한다. (사진의 캐릭터는 해외용 팜플렛에 그
려진 것으로 미결정고. 결정고는 다음달에 보여드리겠지만,
이것보다 훨씬 더 좋다!). 기대하시라!!'라며, 옆에 흑백사
진 한장과 함께 단칸의 짧은 소개가 되어있습니다. 흑백이라
살갗이 갈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술이 좀더 밝은 걸로
봐서 역시 살갗이 좀 짙은 색이라는 것이 추측가능한 여자애
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림인데, 이걸 보고 대체 누가 나디안
줄 알겠나!!! 싶을 정도의 엄청 다른 그림입니다. 머리는 단
발머리. 다들 잘 아실 나디아 머리정도의 길이입니다만, 머
리가 곱슬!!! 얼굴도 나디아와는 다른 분위기... 게다가 옷
도 그 야한(?) 복장이 아니라 왠 '소공녀 세라' 분위기...
흐..., 대체 나디아 팬이래도 이런 사진 보고 나디아인줄은
절대로 모를 것 같은 그림이군요...
<2> CLAMP의 작품중에는 CLAMP 멤버나 주변 인물들이 자주 등
장인물의 이름으로 작품속에 나옵니다. 모코나 아파파[もこな
あぱぱ]는 '마법기사 레이어스'에서 모코나[モコナ]라는 이상
한 생명체인지 요정인지로 나오고, 오카와 나나세[大川七瀨]
는 'CLAMP 학원 탐정단'과 '20멘소에게 부탁해요'에서 주인공
중의 한명 이주인 아키라[伊集院玲]=괴인 20멘소[面相]가 좋
아하는 CLAMP 학원 유등부 회장인 여자아이 오카와 우타코[大
川詠心] 회장으로 등장합니다. 거기다 'CLAMP 학원 탐정단'
3권에 등장하는 CLAMP 학원 초등부 1학년 Z반 반장 오카와 마
코[大川誠心]도 있고요. ('영심'과 '성심'의 차이는?) 이가
라시 사쓰키[五十嵐さつき]는 'X'에서 '7인의 사자'중의 한명
으로 컴퓨터를 잘쓰는 (그것도 '잘쓰는'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안경낀 여자애 이름이 바로 야토지
사쓰키[八頭司颯姬]였죠. 네코이 믹크[猫井みっく]는 역시
'X'에서 '7개의 봉인'중의 한명으로 이누가미[犬神]라는 늑대
비슷한 것을 다루는 이누즈카이[犬使い], 이름이 네코이 유
즈리하[猫依讓刃]였죠. 그리고 'X'에서 역시 '7개의 봉인'중
의 한명으로 출판사의 사원이었던 안경낀 순하게 생긴 아저씨
의 이름은 아오키 세이이치로[蒼軌征一狼]. 그는 'X'가 연재
되는 월간 '아스카'의 편집장입니다. 3권에 나왔던 그의 명
함에는 '주식회사 카도카와쇼텐[角川書店] 잡지편집부 야생시
대[野生時代] 편집부원 아오키 세이이치로'라고 써있습니다.
하지만 본래 이름은 아오키 세이이치로[靑木誠一郞]. 흐...
이 편집장의 원래 정확한 이름과 정확한 직책 (편집부원으로
CLAMP 담당인 건지 편집장인지...)을 찾기위해 좀 고생했습니
다. 분명 어딘가에서 봤는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나
서... 보통 일본의 만화잡지에는 편집장이고 부원이고 이름
같은건 안나오죠. 우리나라 잡지엔 대개 나오던데... 왜일
까? 여하튼 그래서 '아스카'에서도 뒷부분에 나와있질 않
고... 결국엔 편집장의 인터뷰 기사에서 발견했습니다. (그
런데 정확한 이름은 'CLAMP 학원 탐정단'에 나와있더군요.)
그리고, 뭐 다른 등장인물 얘길 할 것도 없이, 'CLAMP 학원
탐정단'과 '학원특경 듀카리온', '20멘소에게 부탁해요' 등의
무대가 되었고, 'X'에서도 곧 등장 예정인 CLAMP 학원을 만
든 재벌, 이모노야마[妹之山] 재벌이란 것도, 원래엔 'いも
の山', 즉 '감자의 산'이란 뜻으로, 바로 'CLAMP'란 말이
죠. 'clamp'는 영국방언으로 '(짚, 흙 따위를 덮어 저장한)
감자 더미'란 뜻입니다. 이것은 '학원특경 듀카리온'에서도
고등부 1학년 Z반 수업에서 잘생긴 영어선생이 "이 'CLAMP'라
는 명사에는 '경첩'이란 의미 외에 '감자의 산'이란 것도 있
다. 별로 쓰이진 않지만 잘 기억해두도록."이라고 설명해주
고 있습니다. (왜 기억해야할까 생각해보면 간단히 추리할
수 있지요?) '학원특경 듀카리온'의 적, '감자의 산 상점가
[いもの山商店街]'도 'CLAMP'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죠. 물론
'CLAMP 학원 탐정단'과 '학원특경 듀카리온' (여기에서 듀카
리온에게 항상 명령을 내리는 '장관'이 노코루란 걸 몰랐던
분은 설마 안계시겠죠...), 그리고 곧 'X'에 대학생이 되어
등장하는 CLAMP 학원 초등부 회장 이모노야마 노코루[妹之山
殘]의 이름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모노야마 노코루, 타카무라 스오[鷹村蘇芳], 이주
인 아키라 이 세 명의 CLAMP 학원 초등부 학생회 멤버들이 대
학생이 되어 'X'에 등장한다고 했는데, 다른 두 명은 모르겠
지만 이주인 아키라의 자란 모습은 이미 '20멘소에게 부탁해
요'의 단행본 선전에서 나왔었습니다. 신랑 신부의 복장을
한 어른이 된 아키라와 우타코의 일러스트가 있지요.
(그런데 오랜만에 'X' 1, 2권을 잠깐 봤더니, 'special
thanks'에 오카자키 타케시[岡崎武士]씨의 이름이... 역시
오카와씨와의 스캔들(?)은 사실이었던가!?! 次號豫告!!! 기
대하시라! 스캔들을 벗긴다! ...^_^; 그리고, 작품 맨 첫
페이지에서부터 이미 스바루가 등장했었군요. 전 중간에 어
렸을 적 모습으로 뒷모습만 나왔던 것이 첫 등장인 줄 알았더
니... 그리고 첫페이지에 맨 처음 등장한 것이 아라시[嵐]!
흐흐... 역시 'X'의 여주인공은 코토리[小鳥]가 아니라 아라
시였던가!? ^_^ 저는 사실 'X'의 등장인물중 여성으로서는
키슈 아라시(이름도 멋있군! 물론 멋있다는 것은, 단순히
발음이 멋있다든가 하는 소리가 아니고, 일본인으로서도 '키
슈 아라시'같은 이름을 들으면 '멋지다![かっこいい!]'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것은 이미 'X' 5권에서 네코이가
이름을 서로 말하는 도중에 한 말이고요. '키슈 아라시'라.
진짜 멋있는 이름...)와 네코이 유즈리하가 제일 마음에 든다
는... 남성으로서는 시로 카무이[司狼神威], 스메라기 스바
루[皇昴流]... 물론 지금까지의 등장상황에서의 판단이지만
요. 혹시 또 압니까. 나중에 가면 아리스가와 소라타[有洙
川空汰]가 엄청 진지하게 나올지... ^_^;)
<3> 이번엔 왠지 CLAMP 얘기가 많군요...라고해도 두 개뿐이
지만.
어쨌든 CLAMP의 탄생에 관한 얘기입니다. CLAMP는, 여성 코
믹에서 프로덕션 형식으로 제작하는, 무척 드문 예의 집단입
니다. 만화외에도 일러스트, 디자인, 소설, 출판기획 등,
구성원 각자의 능력을 살려서 활약의 폭을 넓히고 있는데,
원래엔 오사카를 베이스로 한 동인지의 서클이 모체가 되어
결성된 것입니다. 동급생, 친구, 지인[知人]들이서 87년에
11명으로 스타트했다가, 결혼한 사람, 취직한 사람들이 빠
지고 오카와 나나세[大川七瀨], 아키야마 타마요[秋山たま
よ], 이가라시 사쓰키[五十嵐さつき], 세이 리자[聖りいざ],
시치호 세이[七穗せい], 네코이 믹크[猫井みっく], 모코나 아
파파[もこなあぱぱ]의 7명이 정식 멤버가 되었습니다. 이 중
시치호 세이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이 89년 봄에 토쿄에다가 사
무소를 차렸죠. 그 7명중 지금은 오카와 나나세, 이가라시
사쓰키, 네코이 믹크, 모코나 아파파의 4명만 남았고, 아키
야마 타마요와 세이 리자는 따로 만화가로서 독립했습니다.
어쨌든 7명 각각이 미대 졸업, 국문학과 재적중 등 제각각의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지만, 모두 오사카나 쿄토 출신이란 공
통점이 있죠. 89년 12월 10일 신기원사[新紀元社]에서 발매
된 'DERAYD(데라이드)'가 데뷔후 첫 단행본이었습니다. 두번
째의 단행본은 신쇼칸[新書館]에서 90년 1월 25일 나온 '성전
[聖傳 RG VEDA]' 제 1권이었죠.
<4> '천공의 성 라퓨타[天空の城ラピュタ]'의 '라퓨타'는 스
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공중에 떠있는 섬
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건 다들 아시겠죠. 그러나 여주인공
시타의 이름을 어디에서 따왔는지는 아시는 분이 적을 겁니
다. 원래 '시타[シ-タ]'는 미야자키 감독이 학생때 썼던 인
형극 대본의 여주인공 이름이랍니다. 그리고, 미야자키 감
독은 '신 루팡 3세[新ルパン3世]'의 145화와 155화 (최종회)
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었는데, 본명이 아니라 '照樹務'라
는 펜네임을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① 지각을 하지않는다. ② 철야를
하지않는다. ③ 열심일 것. 의 3가지라고 합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4형제의 차남인데, 막내인 미야자키 시로[宮崎志朗]
씨는 博報堂의 어카운트 디렉터로서 '나우시카', '아리온'에
도 참가하고 있다는군요. (참고서적:'애니메쥬' 91년 3월호)
<5> 얼마전 국내에서도 방영이 끝난 '마법의 앤젤 스위트민트
[魔法のエンジェル スイ-トミント]'지만, 일본에선 90년 5월
2일부터 91년 3월 27일까지 방영되었었죠. 국내에선 별 큰
인기를 못끈 것 같은데, 그나마 오랜만에 보는 (얼마전 '新
밍키모모'가 방영되긴 했지만.) 마법소녀물이라 기분이 좋긴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저도 크게 재미있지는... 역시 스
튜디오 피에로의 4대 마법소녀물, '마법의 천사 크리미마미
[魔法の天使クリィミ-マミ]', '마법의 요정 페르샤[魔法の妖
精ペルシャ]', '마법의 스타 매지컬에미[魔法のスタ- マジカ
ルエミ]', '마법의 아이돌 파스텔유미[魔法のアイドル パステ
ルユ-ミ]'가 훨 나은 것 같습니다. '스위트민트'도 같은 아
시[葦] 프로덕션 것인데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魔法のプ
リンセス ミンキ-モモ]'나 '新 밍키모모'보다 좀 내용이 그렇
군요.) 어쨌든, 이 '스위트민트'에서 민트의 변신 신의 셀
화를 도둑맞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35밀리 뱅크
필름촬영까지 함께요. 덕분에 뱅크 필름이 16밀리인채로 있
게 되었다고 아시 프로덕션의 아카호리 요시히로[赤堀義浩]씨
가 울상으로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쯤은 무서운
아저씨에게 엉망이 되어 팔리고있던가, 위험한(?) 오빠의 방
에 붙잡힌 몸일 것이라고 그러더군요.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자신의 자식이 잡혀간 기분으로, 무척이나 슬프다고 했습니
다. 방영이 중반부를 넘어섰던 90년 11월경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그 이후인 91년 5월 4일, 아라키[荒木] 프로덕션
에 누군가가 침입하여 셀화를 훔쳐가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되
어, 이때에는 피해총액 4000만엔이라는 엄청난 사건으로 사
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셀을 돌려달라는 아라키 노부아레[荒
木伸吾] {*주 - 음... 또 끝자가 발음이 자신없음. 맨날 한
자로만 보다가 발음으로 쓰려니...}씨의 필사의 소원이 결실
을 맺어, 범인 일동은 6월에 체포되어 10월 24일 공판으로
재판은 종결되었다고 합니다. (참고서적:'애니메쥬' 92년 2
월호) 정말 이때엔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었습니다. 91년
9월 27일에 발매된 가이낙스의 OVA '1982 오타쿠의 비디오
[1982·おたくのビデオ]'에서도 80년대 오타쿠의 생태를 극명
하게 밝혀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었었는데, 이
사건 자체는 저도 이 기사에서 처음 봤던 것이라 잘 모르지
만, '스위트민트' 사건이나 그 뒤 셀화 도난 사건이 몇 건인
가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사건들에 있어서, 범인
들은 주로 '오타쿠'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으로도
'오타쿠'에 대한 시선이 별로 좋지 않아졌고, 그것이 애니메
이션 붐의 냉각에 끼친 영향도 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어떤 독자가 'NewType'에 보낸 팬레터에서도 읽었지만,
학교에서 'NewType'을 자기말고 또 보는 친구를 찾았다며 무
척 기뻐하는 내용이었는데, 읽어보면 학교에서 그런 애니메
이션 잡지를 읽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걸 읽으면 시
선이 안좋다나? '오타쿠' 취급을 받게되어, 혼자 쓸쓸히 집
에서나 읽으며 지내니 외로왔는데, 자기말고도 보는 친구를
찾아내어 기분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90년대 들어 버
블이 꺼졌다 뭐다 해서 확실히 애니메이션 붐은 냉각되고,
지금은 그냥, 일본에선 워낙 애니메이션이 당연시되고 있으
니 제작되는 것일뿐, 사실상의 냉각기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 중반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극명하지
요. 80년대에는 초반부터 오타쿠다 애니메이션 붐이다 프라
모델 붐이다 하면서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되었던 애니메이션
이,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서서히 사회적 관심사와는 유리
된 것으로 취급되게 된 것이죠. 물론 90년대엔 좋은 작품이
없다는 건 아니고, 좋은 작품이야 당연히 있지만, 사회적
반향을 으킨다든가하는 파워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때 리메이크 붐이 일었었던 것도, 하나의 '뉴스성'으로서
유행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 10년만에 부활!'이라
든가 하는 문구로 다시 구 애니메이션 팬들을 끌어들이려는
생각이었겠지요. 그리고 최근 다시 좋은 작품들이 꽤 나오고
있는데, 그것이 어디까지 통용될지는 두고봐야 알 것입니다.
21세기의 애니메이션이 나아갈 방향이 어디가 될지, 참 흥미
가 끌리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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