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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42 선정우   mirugi   07/22 207  6 시끄러운 녀석들:URUSEI YATSURA

#16242   선정우   (mirugi  )
시끄러운 녀석들:URUSEI YATSURA               07/22 15:27   81 line

제가 너무 좋아했던 만화입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고요.
전 애니메이션은 많이 못봤지만,  극장판도 뭐 다들 좋은 분위기였
다고 생각하며,  만화책은 더더욱 좋았습니다.
제겐 '시끄러운 녀석들'은,  BEST 100에 들 정도로 엄청나게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제 관점에서 BEST 100이라면,  무척 레벨이 높게 좋아
한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만화가 하도 많아서요...  한
2천편을 이미 넘어섰으리라 판단되는데,  그중 20분의 1안에 포함된
다면 무척 좋아한다는 뜻이겠죠.)
물론 '메존 일각'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러나,  어느쪽이냐고 한다면,
특별히 어느 걸 더 좋다고 말하기가 힘듭니다.  아주 아주 고민되죠.
과연 어느쪽을 나는 더 좋아하고 더 명작이라고 판단하는가?  (여기서
의 '명작'이란,  개인적인 감상에서의 발로로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의 판단과는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명작'이라고 생각하
는 것을 뜻한다는 소립니다.)

...그런 질문에는 무척 대답하기가 힘듭니다.  '메존 일각'도,  '시끄러
운 녀석들'도,  다 나름대로의 장점과 뛰어난 점들을 갖추고 있는 수작
들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기에,  어느 걸 더 좋다고 하기가 좀...
에니메이션 '시끄러운 녀석들'이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1, 2를 낳
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극장판 1, 2편을 연출하신 것은 다들 아
시겠죠.  그리고 극장판 3, 4작의 연출인 야마자키 카즈오는 'The
Five Star Stories'를 나중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극장판 5작 완
결편 (실은 나중에 10주년 기념작 '언제라도 마이 달링'이 6작으로
나오지만.)의 감독인 데자키 쓰베루는 '11인이 있다!'의 감독으로도
유명합니다.
'시끄러운 녀석들'의 작화감독들인 타카다 아케미,  모리야마 유지 등도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애니메이터들이죠.
(아,  '시끄러운 녀석들'의 TV판 애니메이션의 연출은 초기에 오시
이 마모루,  이후에 야마자키 카즈오입니다.)
이와 같은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이 이 작품에서 전부 배출되었다는 사실은,
과연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요.

'시끄러운 녀석들'에 관한 'Animage'의 한 기사가 떠오르는군요.  지금 정
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는데,  그건 8번란에 제가 예전에 올린 글에 있습
니다.  번호는 4339번과 4340번이니 관심있으시면 참조하시길...
하여튼 그 기사에선 '시끄러운 녀석들'의 TV판 애니메이션을 '실험작'으로
말하고 있었는데,  과연 그만큼의 역할을 해낸 수작으로 생각되는군요.
그렇기에 저런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을 배출했던 것이 아닐까요.

만화책쪽도 제겐 매우 수작으로 판단됩니다.  적절한 개그와 유모어,
무엇보다도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작가의 애정도 곳곳에서 드러난
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그건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보기에 기분 좋은 일
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일본 만화로서의 우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맞는 얘기가 아닐런지...)
또한,  때때로의 감동적 이야기도 좋고,  뭐 꼭 그런 감동적 이야기가 있
어야만 훌륭한 작품인 건 전혀 아니잖습니까?
전에 '장미의 이름'에서도 '웃음'을 싫어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을
둘러싼 내용이 전개되었었는데,  '웃음'이 '울음'보다 열등한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마찬가지로 '희극'이 '비극'보다 열등하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얘기일테고요.
저는 '메존 일각'의 감동적 부분들도 좋고,  또한 우스웠던 부분들도 좋아
합니다.  마찬가지로 '시끄러운 녀석들'의 개그와 유모어에도 눈물과 애정
을 가졌었고,  가끔씩의 감동적인 부분에서도 기쁨과 감상에 젖었었습니다.

뭐 하여튼 좋으면 그만이지요.  싫다고 하시는 분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
겠습니다만,  자신만의 감상을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시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두 작품의 우열을 가늠하기 힘들듯이,  어떤 분은 '시끄러운 녀석들'
이 더 좋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메존 일각'이 더 좋을 수도 있겠죠.
그건 개인적 취향일뿐입니다.  마치 모두들 대다수가 '메존 일각이 명작
이다.'라고 생각해야만 하는 것처럼 말씀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느쪽이 더 좋건,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일뿐이지,  모든
이가 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하는 건 전혀 아닙니다.
남들이 뭐라건간게,  자기가 좋아하면 그뿐입니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만화가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겠고,  남들이 다 싫어한다는 만화가 반드
시 나쁠 것도 없습니다.  자기 주관을 갖고,  자기 나름대로 좋아하면
그뿐이죠.

저는 좋아하는 만화가 워낙 많은 관계로,  그중에서 다른 분들이 싫어하신
다는 만화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그러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 안씁
니다.  만약 그것이,  'XXX 만화는 이러저러한 점은 좀 구성상 잘못 되었
다'라든가의 얘기라면 물론 수긍하죠.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요.
또한 누군가가 '난 이러저러해서 그 만화 싫은데?'한다면,  역시 '그런
관점도 있을 수가 있구나'하고 생각할뿐입니다.
그러나 남의 관점에 저를 맞출 이유가 없는 이상,  '*** 만화가 최고다'는
식의,  단순한 자신의 느낌을 모두에게 강요하는 듯한 얘기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 아닌지요.
한번 더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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