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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93   선정우   (mirugi  )
[26779] 동성애가 악...?                      06/01 06:48   142 line

예전부터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문제이기에,  한가지만 말하겠습니다.  (라
고 해도 꽤 많이 쓴 것 같지만.)

性의 문제란 그렇게 '선악'으로 단순하게 구별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사랑'을 단순히 플라토닉한,  육체적인 결합이 전혀 없는 사랑
만이 위대하고 신성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다만,  개인적
취향으로서 어떤 사람은 육체적 결합은 전혀 원하지  않을  수도  있겠고,
뭐 그것은 자유스러운 개인적 선택과 기호의 문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작품',  문화라고 불리울 수  있는 하나의  장르에서의
'작품'의 경우엔,  어느 누구도 함부로 그것을 정의할 수 없는 것이라  생
각합니다.  다만 개인적인 '판단'이나 '가치 부여'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이성애의 경우입니다만,  만화를 예를 들어 말하겠습니다.
일본 만화중 유명한 작품에 『크라잉 프리맨』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애
니메이션도 OVA로 6편이 제작되어 있는데,  그 중 OVA 제 1편은 18禁에 해
당되어,  일본 국내에서 18세 미만에게의 상영,  대여,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내에서 性에 대한 직접적 묘사가 등장하기 때
문입니다.  (2편부터 끝까지는 18禁이 아닌,  보통의 만화영화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이 작품을 보면서,  性에 대한 묘사가 도를  지나쳤다던가,
아니면 지나치게 상업적인 목적에서만 삽입되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
다.  다만 그런 장면이 필요했고,  제작진 측에서는 18禁으로 하더라도 그
장면은 집어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릴만한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눈살을  찌푸리
는 기준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또한,  유명한 소설가 키쿠치 히데유키 원작의 소설을 애니메이션화한  『
바람의 이름은 amnesia』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성적인 묘
사는 등장합니다.  (다만 이 작품은 18禁은 아닙니다만.)

이같은 작품들에서,  性적인 묘사가 과연 만화에 있어서 예술성을  해치거
나,  사회 도덕율에 反하는 것인지는 대단히 의문시되지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한 것에 『사이의
쐐기[間の楔]』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대단히 하드한 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본인은 이 작품
을 보면서 '이런 장면은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대단히 보기에  기분
이 나쁘다'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작품 자체의 주제면에서나 소재면에서나,  어린이들에게 안 좋은  영
향을 끼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어린이가 아닌 저를  비롯
한 성인들 대다수에게 있어서,  과연 이런 작품이 性적 묘사가 단순히 '존
재한다' (즉 性적 묘사가 지나치다는 것이 아니고.)는 이유만으로,   그것
이 죄악시되고 기피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대단히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 아
니라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어떠한 사람이 이런 작품들을 '싫어한다'라고 간단히 말해버릴  수
는 있겠습니다.  또한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런 단순한 발언에 그치지 않고,  '악이 될  수도  있다'라든가
하는 섣부른 '가치 정의'의 발언으로,  몇몇 비가치적일 수 있는 작품들뿐
만이 아니고 '전체적인 부류의 작품群'의 예술성이  모독된다면,   그것은
과연 올바른 주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저는 항상 생각합니다만,  개개의 작품은 개개의 작품으로서 받아들여지고
논의되어져야하는 것이지,  무슨 '18禁물',  '동성애물',   '러브  코미디
물',  'SF물' 식으로 뭉뚱그려서 작품을 판단하고 말하고  사고하는  것은
자칫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인간은 본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도 없고,  완벽하지도 못한  존재이기에,
어떤 것을 반드시 옳다고 타인에게 강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 아
닌지,  생각해봐야 할 일이 아닐까요.

(따라서 저는 여기에서,  반드시 '동성애물은 악이 아니다'라고 읽는 분에
게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동성애물은  악이다'라는  주장이
과연 옳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무엇보다도 그  주장이  옳던
옳지 않던 간에,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단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피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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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아래 글에 對한 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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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선택을 잘못하신 것 같군요.
'동성애를 옹호하는 주장'은 '동성애는 善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
다.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비판하는 주장' 또한 동성애를 '惡'으로  규정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동성애는 惡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동성애를 비판'하는 것은 서로  다
르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계속되는 동성애 논쟁...  그러나 옛날 같으면 논쟁 따위  필요도
없이 당연히 부정되었다는 생각인데...  논쟁이 계속되면 관심이  증가...
한다는 것일까.)

저는 극우파 찬성론자도 아니고,  동성애를 주요 소재로 다룬 많은  만화,
영화,  소설 등을 즐겨 읽고 좋아하기도 합니다만,  그 작품들이  '동성애
를 다루기 때문에' 즐겨 읽는 것도 아니고,  '동성애 묘사가 나와서' 좋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동성애라는 것은 단지 그 만화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소재로서
선택된 것일테고,  제가 좋아하는 것은 그 만화의 주제,  표현,  묘사  등
인 것이지 동성애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따라서 동성애 작품이 현실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한다...라는 주장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현실을 반영해내거나 말거나,  아무튼 그 작품에서  나
타내고자 하는 주제 자체만 제대로 표현해내면 좋은 작품인 것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이성애를 다룬 성인물 또한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그런 분류를 정해놓고,  '나는 성인물은 싫다',  '나는 동성애물은 싫다',
'나는 개그물은 싫다',  '나는 마쯔모토 레이지 만화는 싫다' 라든가,  반
대로 '나는 러브 코미디물이 좋다',  '나는 SF가 좋다',  '나는  타카하시
루미코 만화가 좋다'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라서요.
그런 구분을 정해놓고 뭉뚱그려 생각하는 사고 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
니다.  작품 자체를 하나하나 놓고 보는 성격이지요.

또한,  모든 예술 작품은 인간의 상상의 산물입니다.  그 '환상의 산물'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즐기고,  울고 웃는 것일 겁니다.  그러니
어떤 작품이 '환상의 산물'이라고 비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일 것입
니다.

(그리고 어디를 보아서 동성애와 이성애가 다 같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용이라는 분위기가 잡혀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군요.  이 게시판에 지금
껏 올라왔던 논쟁만 보더라도,  양측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어느 한쪽의 주장이 완전히 받아들여진 적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담배는 피건 말건 상관없어.  하지만 내 여자는 안돼." 하는 식의
사고 방식을 가진 이중인격적인 사람들은,  뭐 저도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
나 강건너 불구경으로 생각합니다만,  별로 좋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담배는 기호품이니 마음대로 피거나 말거나겠지만,  건강을  생
각하라고 충고하고 싶을뿐,  제 주장을 마음대로 타인에게 강요하고  싶지
는 않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제 가족이나 친구가 동성애에 빠져든다면,  역시 개인의 자
유이니 제가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고,  다만 아직도 사회적으로 좋게  받
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니,  그런 것들을 넓게 잘 생각해서 행동하라는 충고
정도는 할 수 있겠습니다.)
(애초에 자기 가족이나 친구라고 해도,  역시 '나'가 아닌 '타인'일  뿐입
니다.  그런 타인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기 생각을 피력하고 주장하여 그것을  수긍하도
록 만들 수는 있겠지만,  상대방이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데도
끝까지 자기 주장만을 관철시킨다는 것은,  저는 별로 좋다고 생각하지 않
습니다.)
(한가지 덧붙여 말하자면,  동성애를 인정하는 입장은 진보적이고,   동성
애를 부정하는 입장은 보수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것도 역시 지나치게 일
반화시킨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동성애를 인정하는  입장이  현재로서는
'동성애 논쟁에 있어서의 진보'이고,  반대하는 입장이 '동성애 논쟁에 있
어서의 보수'일 뿐이지,  모든 보수적 사람들이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모든 진보적 사람들이 동성애에 찬성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
도 안되는 일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같은 사람도 모든 사고 방식이 진
보적인 것도 아니고 보수적 성향도 있지만,  동성애 논쟁에  있어서만큼은
'개인의 자유다'는 식으로 찬성하는 입장에 서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
니다.)


ⓒ1996  [mirugi.com]  http://mirugi.com/


#26811   선정우   (mirugi  )
[26795] 사회악.                              06/01 16:57   16 line

사회악과 지금 논의되는 惡은 다른 개념이겠죠.
'사회악'이란 어떤 사회에 있어서 그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관에 反하는 것
을 가리킬 것입니다.  따라서 노동력의 창출을 막는 동성애는 일종의 사회
악일 수 있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하지만 현재 완전한  자
본주의 국가는 사실상 없죠.  인간 자체의 가치관을 더 중요시하는  (말로
만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단은.) 체제를 더 선호하니...)

하지만 지금 논의되던 것은 그런 '사회악'의 개념이 아닌,  善과 惡의  개
념이 아닙니까.
사회악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 사회가 어떤 사회냐에 따라 틀려지는 것
이니까,  역시 보편타당한 개념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서의 사회악이 다른 나라에 가면 사회악으로 취급받
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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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42   선정우   (mirugi  )
[26835] 간단한 답변.                         06/02 04:59   10 line

간단히 답변하자면,  저는 동성애를 그린 일본만화를 보기 이전부터  동성
애 문제에 있어서는 '개인의 자유에 따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
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동성애를 그린 일본만화'란 것은 극히 최근부터 보기 시작했군요.

(그 이전부터도 각종 매스컴이나 서적,  그리고 그놈의 '일본만화'만이 아
닌 여타 문화 매체를 통해 이 문제를 자주 접해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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