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5 선정우 mirugi 07/12 359 5 앞으로도 만화를 제재하실 분들.
#1665 선정우 (mirugi )
앞으로도 만화를 제재하실 분들. 07/12 13:04 70 line
"전 어린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만화는 좋아하지만, 폭력 만화는 아
주 싫어해요. 어린이들에게 폭력을 조장하는 열혈 강호 같은 만화는 없어
져버렸으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에게 일본 문화에 대한 환상을 품게 만드는 바람의 검심이나 무
한의 주인은 막아야합니다. 이런 만화를 보고 폭력적인 일본 사무라이 정
신에 어린이들이 물들면 어떻게 합니까?"
"전 괴물을 미화하는 만화를 매우 싫어합니다. 토토로나 기생수 같이 이
상한 괴물을 미화하는 것들은 다 불태워버려야 합니다."
아래 몇몇분들의 글을 읽고 생각난 것들.
자기가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당당히 제재를 가하자고 말할 수 있다니.
그나마 사회적으로 만화를 제재하는 것은 '어린이들의 정서를 위하여'라는
명분이나마 있는데... 한 수 더 뜨는군요.
만약 '사람들의 정서를 위해서 그런 만화는 막아야한다'고 주장하시는 것
이라면,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한다는 점에서 YWCA와 다를 바가 없는
행동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어린이들이건 일반 사람들이건... 자기의 행동은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
법. 그나마 YWCA는 '어린이'라는, 정체성이 덜 확립되었다고 판단되는
개체를 위하여 행동한다고 하니... 그쪽이 훨씬 더 명분이 섭니다.)
그냥 자기가 싫다고 없애자는 건 일단 유치하기 그지없는 주장으로서, 반
박할 가치도 없습니다. 혹시 사회에 해악을 끼치니까 없애자는 주장이라
면, 그것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든 문화적 탄압에 덧붙여지는 명
분일뿐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군요...
(기분나쁘다고 탄압을 가한 위정자가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화
적 탄압은 적당한 명분의 탈을 뒤집어 쓰고 행해지는 법... 훗.)
그리고 또, '저도 ***류의 만화는 싫어하지만 보다보면 괜찮은 것도 있어
요'라는 주장은... 그럼 나머지 '괜찮지 않은 만화'들은 전부 탄압을 받
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신가 보군요.
그렇다면 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지금 제재, 경고, 주의하는 만화들은 그
들의 관점에서 볼 때 '괜찮지 않은 만화'니까 탄압해도 상관없다는 생각과
마찬가지인 듯 싶습니다.
...결국 '괜찮은 만화'와 '괜찮지 않은 만화'는 객관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는 법. 그나마 '다수의 판단하에서' 괜찮지 않은 만화 일부가 사회적
동의 하에 제재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제재역시, 최대한 작품 창작 및 발표의 자유를 보장하는 선에
서 신중하고 심도있게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면에 있어서 자신의 입장을 상대방의 입장과 바꾸어서 생
각해본다는 것은 자기 반성에 있어서 가장 쉬운 방법일 겁니다. 자기가
항상 모든 경우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옳게 행동하고 있다는 자신이 있으신
분을 제외한다면, 한 번쯤 무슨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시기 전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시라고 말하고 싶군요.)
(물론 그 얘기는 몇몇 언론이나 쓸데없는 부분에서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
시는 분들께도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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