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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01 선정우   mirugi   07/27 534  6 동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2801   선정우   (mirugi  )
동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07/27 22:26   95 line

보통 패러디 동인지는 대개가 원작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  경
우가 많으므로,  보통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이 보고는 자기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일 경우 굉장히 싫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분을 보면 좀 이해가 안갑니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를 이상하게 바꿔놓거나 한 경우 ('이상하게'라
고 하는 것도 뭐 자기 생각일뿐이겠지만.) 에 화가 난다는 건 이해가 가지
만,  그러면 그냥 단순히 그런 동인지를 안보면 그뿐일텐데...


(동인지 아니더라도 해괴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보는 만화책마다 다  마음
에 들지는 않을테고...  그럴 경우에는 '에이.  잘못봤군.  다신 이것  안
본다'라는 식으로 끝날테니...  동인지나 뭐나 차이가 없겠죠.)


특정 만화의 이미지를 망친다기보다는,  특정 만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본
다는 것이 제 동인지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 새로운 시각이 마음에 안들면 그 동인지는 안보면 되고,  간혹  보다보
면 마음에 드는 시각에서 본 동인지도 있을테죠.

(마치 애니동에 여러분들이 많은 만화에 대해서 글을 쓰시는데,  그 중 마
음에 드는 감상이 있는가 하면 '왜 이렇게 쓰지?  나랑 영 다른  감상이잖
아.'하는 경우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  그런 경우에 감정적으로 '나랑  다
른 감상이잖소!'하면서 화내면 좀 이상한 거죠.)


동인지를 많이 봤지만 보기 전과 후에 있어서 만화를 볼 때 제  기준(?)이
랄만한 것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동인지는 동인지 나름대로 하나의 작품으로 판단하면 그 뿐일뿐,   구태여
원작과 연관지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원작에는 별달리 철학적 사고가 없는 몇몇 단순 무식(?) 소년 만화의  동
인지에는 반대로 캐릭터들이 왠 복잡한 인간 관계와 어려운 얘기만 한다던
가 하는 경우도 있듯이...)

결국 동인지를 만든 사람도 하나의 '동인 작가'이고,  아무리 패러디를 한
원작을 좋아하더라도 결국 원작자와는 틀린,  자기 생각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원작의 이미지와 딴판으로 그리는 경우도 많겠죠.

그것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안들면 '원작의 이미지를  망쳤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은 잘했다고 하겠지만...)  뭐 원작의 팬인 경우 아무래
도 원작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특정 만화나 캐릭터에 집착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 것이겠지만...
누가 그걸 가지고 뭘 어떻게 바꿔놓더라도 너그러이 바라줄 수 있는  넓은
사고 방식이 보다 중요하지 않을지...

가만 보면 일부 작가들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게 바꿔놓은 동인지를  싫어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물론 대다수의 작가분들은 그렇게 속좁지
가 않습니다만.)
그런 작가들은 대개 작품은 몰라도 인간적으로는 독자들 사이에서  평판이
안좋기 마련이더군요...  (뭐,  자기 고집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지
만.)


일본에서는 최근들어 패러디 동인지를 그냥 단순히 하나의 또 다른 문화라
고 이해해주는 분위기인 듯 합니다만...  작가나 독자들이나.


아,  그리고 단순히 '동인지'라고 통칭해버렸지만,  제가 이 글에서  말하
는 동인지란 것은 '패러디 동인지'만을 국한해서 말한 것입니다.

동인지라고 해도 종류가 가지각색이라...  기본적으로 '오리지널'과 '패러
디'로 나누어지니까요.  '오리지널'에 대해서야 원작이 어떻고 저떻고  말
할 수가 없는 문제이니까...


아무튼 동인지는 동인지일뿐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보지  않으면
되고,  마음에 드는 것만 보면 된다는 것은 보통의 만화들과 다를 바가 없
겠죠.  (소설 동인지도 있지만...  아무튼.)

따라서 보고 말고는 각자 개인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동인지라고 해도 각 만화당 수십 수백 종류가 있겠고...   (인기없는
만화에는 수가 적거나 없겠지만.)

그 와중에 원작과는 상관없이라도,  하나의 작품으로서 완성되어있는 좋은
것들도 많으니까요.


각자 나름대로 본 것이 마음에 들면 드는 것이고 안들면 안드는 것일뿐...

동인지를 자제할 필요는 전혀 없겠고,  만화를 보는 시각과는 더더욱 아무
관계가 없겠습니다.

이상한(?) 동인지도 있지만괜찮은 동인지도 있고...  또 그  '이상한(?)'
동인지 중에서도 여러모로 볼만한 것들도 있으니...

결국 보통 만화와 마찬가지로 그냥 '작품 나름대로'일뿐.


ⓒ1997  [mirugi.com]  http://miru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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