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양경일 『신 암행어사』 1권 발매. 관련자료:없음 [18648]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1-07-19 02:12 조회:469
거창하게 말은 꺼냈지만, 사실 별 건 아니고 드디어 단행본 1권이 나왔습
니다. 거기 광고에 이렇게 실려 있더군요 '이노우에 타케히코씨 대절찬!',
'한국 만화계의 거성이 그리는 수퍼 전기 로망' 『신 암행어사』 제 1집.
정가 580엔.
'이노우에 타케히코씨 대절찬'. 대절찬이라는군요.
물론 광고니까 그런 문구를 갖다 붙인 것이겠습니다만, 이노우에 타케히코
씨가 아예 본 적도 없는 걸 가지고 거짓말을 했겠습니까.
설령 인사치레라고 해도 어쨌거나 좋은 평가를 했다는 이야기겠죠.
하긴 듣자하니 현재 「선데이 제넥스[GX]」 연재 작품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제 정말로 메이저 진출도 멀지 않은 듯 합니
다.
쇼가쿠칸 만화 잡지에 연재한 자체를 '메이저 진출'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모닝」의 황미나씨가 더 먼저인 거고, 그보다 더 중요
한 것은 소위 '빅 스리'인 「주간 소년 매거진」, 「주간 소년 점프」,
「주간 소년 선데이」에 실려야 진짜로 일본 독자들 눈에 드는 거니까요.
양경일씨의 경우 아주 정석을 밟아 일본 진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계에 대해서는 한국의 다른 작가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
다만, 1차적으로 1996년 여름 다이카이샤[大海社]에서 한국 만화들을 여러
종류 소개 차원에서 들여간 적이 있었죠.
그때 양경일의 『소마신화전기』도 동명의 제목 (『小魔神話戰記』)로 출간
되었습니다. 아마 이때에는 거의 아무런 주목을 못 받고 끝난 듯 하지만,
그래도 극히 일부 일본 만화계 인사들에게 알려지긴 했습니다.
다만 이때에는 아직까지도 '양경일'이라는 이름은 없이, 그냥 '한국 만화
에는 이런 것이 있구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죠. 이태행, 김태형, 김재
환, 윤승기, 강태준 등의 작품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일본의 원작자+
각본가의 원안을 토대로 스토리를 받아 그림을 그린 『좀비 헌터[死靈狩り]
』를 내놓았습니다.
이 작품은 초기에 아스키 (아스펙트)사의 「코믹 빔」에 연재되며 1999년에
단행본이 나오다가, 도중에 주식회사 아스키에서 '아스키 비주얼 엔터테인
먼트사'가 분사되면서 이름을 '주식회사 엔터브레인[エンタ-ブレイン]'으
로 바꿨죠.
그래서 요즘은 유명한 게임 잡지 「주간 패미통」이나 PC 잡지 「LOG IN」
도 이 엔터브레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그 영향으로 『좀비 헌
터』도 2권까지는 '아스키 아스펙트 코믹스'였다가 3권부터 '엔터브레인 빔
코믹스'로 바뀝니다.
그러는 바람에 2001년 4월에 1, 2권이 동일한 '엔터브레인 빔 코믹스'로
양장을 바꿔 재출간되었죠.
그리고 꽤 호응을 얻었습니다. 물론 메이저 진출은 아니었으니 일반 팬들
에게는 별다른 인지도가 없었지만, 전 이런 마이너 진출도 메이저 진출로
의 교두보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보거든요.
「선데이 GX」에서 양경일을 어떻게 처음 알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설령 전
혀 모르다가 원고를 받았다고 해도 일본 내에서 연재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
는 차이가 크거든요.
물론 이쪽에서 큰 히트 작가였다는 점도 감안되었겠지만, 어쨌든 일본에서
연재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분명히 장점으로 작용되었을 것입니다. 혹은
처음부터 쇼가쿠칸에서 『좀비 헌터』를 눈여겨봤을 가능성도 있겠고요.
그리고 결국에는 「선데이 GX」의 『신 암행어사』 연재로 이어졌고, 현재
『아일랜드』는 동일한 제목 『アイランド』로 엔터브레인 빔 코믹스에서
2001년 7월 현재 4권까지 발매되었습니다.
전 사실 그다지 양경일씨 만화는 취향이 아니었고, 특히나 순정 만화 쪽은
좀 나아도 '챔프 코믹스'만 해도 도저히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단행본 형태
라고 봐주긴 힘들기 때문에, 그런 저런 이유에서 여태껏 『아일랜드』를
사지 않고 있었습니다만 아주 잘됐군요. 일본판으로 사야겠습니다.
한국 작가의 한국 만화를 일본판으로 사야하는 현실은 실로 애매합니다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제 선택은 일본판 단행본이 될 가능성이 높
군요, 아쉽게도.
(이런 점에서는, 국내 작가의 일본 진출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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