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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만화가의 수입은 어떻게됩니까?                   관련자료:없음  [16213]
2003-04-11 23:54  조회:1269

에...언제부터인가 궁금했는데 뭐 그럭저럭
조금 약하게 벌지 않을까..하고 대충 떠넘기다가.
오늘에서야 갑자기 질문을 올립니다 하하.

물론 만화가에 따라 다르겠고, 내놓는 만화 종류나
속도에 따라 말그대로 `천차만별'을 달리겠지만...

뭐 몇페이지 써내면 어떤 사람을 예로들어서 몇퍼센트를
원고료로 받을수 있다던지...팔리는 권수에 따라 
달라진다던지..하는것들을...
이런것들이 나와있는 페이지라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구요.

이것저것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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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4] 
보낸이: 선정우 (mirugi)   답변일시:2003-04-12 10:14:05
한국 작가에 대해서는  위에 여러 가지 답변들이 이미 나온 듯 싶고,  일본
의 만화가들도 돈 못 벌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소득순위 1위를 했다는 토리야마 아키라라든가,  단행본  발행부수가
1억권을 돌파했다는 아다치 미쯔루라든가는 말고. -_-)




25번 게시판  19325번 게시물에도,  『공수도 소공자  코히나타 미노루』의
작가 바바 야스시의 수입과 인세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도  역
시 주간지,  최소한 월간지에 연재를 갖지 못하면 만화만으로 먹고 살 수는
없을 정도입니다.


또 차라리 연재가 없거나 가끔 월간지에 6회나 3회 집중 연재 정도 뿐인 신
인 작가라면,  만화는 가끔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을 영위할 수라도 있는데,  애매하게 월간 연재 1편이 계속 지속된다던
가 하면 더 골치 아프죠.  정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만
화 그려서 버는 돈으로는 생활이 안되니까…….


그래서 그런 '애매한' 연재 작가의 경우,  대부분은  다른 작가의 어시스턴
트 일을  동반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외쳐라
펜』에 잘 나와 있습니다.

주인공 호노오 모유루와 똑같은 그림체를 그리던  여성 작가 '호노오 모유'
가,  자신의 연재 1편을 갖고 있으면서도 비상근 어시스턴트로서 호노오 모
유루의 스태프로도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죠.



마찬가지로 『사토라레』의 작가 사토 마코토의 경우,  월간지에  『사토라
레』를 연재하면서  동시에  『시라토리 레이코입니다!』 (국내명 『미녀는
괴로워!』)의 작가 스즈키 유미코의 어시스턴트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심지어 『사토라레』 단행본 3권 말미의  작가 근황 페이지를 보면,  "드디
어 원고 수입이 어시스턴트 수입을 넘어섰기 때문에  이번 달부터 만화가를
자칭하기로 했습니다"고 적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작가,  단행본 3권이 나온 시점까지도  작업실을  따로 독립하지
못하고 스즈키 유미코의 작업실에서 『사토라레』 작업을 같이 하고 있습니
다. -_-

(이때,  『사토라레』 드라마 방영까지 결정되었는데도 이렇습니다.)




메이저 출판사인 코단샤의 잡지에 연재를 하고 있어도  이 모양입니다.  메
이저보다 떨어지는 잡지에 연재하면,  다른 부수입도 없고 (어시스턴트라고
해도 유명 작가 밑에 있어야  배우는 것도 많고 어시비도 많이 받는데,  그
런 '유명 작가'란 곧 메이저 잡지 작가이고  따라서  자기도 메이저 잡지에
원고를 넣어야 담당기자한테 그런 유명 작가를 소개받아  그 밑에서 어시스
턴트를 할 수 있으니……),  독자 눈에도 잘 띄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단
행본 부수도 안 오르고…….  고생인 것입니다.


예전에 25번란에도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친한 분의 소개
로 알게 된 일본의 한 소녀만화가가 있습니다.  「리본」에서 데뷔한지  벌
써 몇 년이 지났고,  단편만이 아니라 「리본」 본지에도 단기 집중 연재까
지 이미 한,  나름대로 완전 초짜 신인급은 벗어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여
전히 주 수입원은 서점 점원입니다. -_-

심지어 「리본」에서 단행본을 벌써 3권이나 냈고,  그 중 맨 처음 냈던 단
편집은 재판도 찍었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본」의 경우 1년에 한 번이라도  본지와 「리본 별책
」 중 한쪽에 자기 만화를 싣는 작가의 수가 30명 가량 된다고 하는데,  「
리본」이 보유한 전체 작가의 수는 60명이라고 합니다.

즉 30명은 1년에 단 한 번도,  본지는 물론 별책 쪽에 단편 하나도 못 싣는
다는 이야기죠.  만화에서의 그런 불안정한 수입만을 믿고 있을 수가  없으
니,  본지 연재가 없는 작가들은 대부분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영위하
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다른 '직업'까지 가지면 만화를 그리기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만 하는 것이죠.



소개로 알게된 또 다른 작가가 있는데,  이 사람은 쇼가쿠칸의 「소녀 코믹
」에서 재작년에 데뷔한 사람인데 역시 지금껏 자신의 원고료로 먹고 살 수
는 물론 없고,  하물며 자기 연재 자체가 단편조차 아직 거의 없으니  데뷔
전부터 하던 동인지 활동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
면 아직까지 동인지 원고 쪽이 프로 원고보다 훨씬 더  일이 많다고 해야겠
죠. -_-
(동인지 즉매회도 요즘,  코믹 마켓은 물론 코믹 시티다 뭐다,  굉장히  자
주 있기 때문에…….)


그런데 쇼가쿠칸은 동인지 활동에 상당히 엄격한 듯,  제가 그 사람의 이름
을 어느 책에 내겠다고 하니까 '혹시라도 담당기자가 보게 될까봐'  자신이
동인지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는 빼달라고 아주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솔직히 그 책을 난데없는 일본의 쇼가쿠칸 담당기자가 보게 될 리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





아무튼,  어떻게 보면 너무 잘 나가는 만화가들이 많은 만큼,  오히려 일본
의 이런 평범한 작가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큰 듯 합니다.


ⓒ2003  [mirugi.com]  http://miru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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