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일본 만화잡지의 몰락:사람들이 떠나가는 이유. 관련자료:없음 [26415]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3-07-09 11:07 조회:651
아래는 최흡(pot0)님이 PEOPLE에 올리신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만화잡지로부터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
리는데, 이것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10편 내외의 작품을 비교
적 적은 페이지씩 장기간에 걸쳐 장편 연재하며, 주간/격주간/월간 등으
로 발행하는 방식'을 고착시킨 원조국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
는 점을 잘 알 수 있는 기사입니다.
얼마 전 서울문화사 「영 점프」 휴간 등으로 말이 많은데, 사실 「영 점
프」의 휴간에 대해서는 다른 잡지를 새로 창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야
기도 있고, 일본의 만화잡지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최근 일본만화
잡지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참고로, 서울문화사가 창간을 고려하고 있는 잡지는 또 순정만화입니다.
격월간 성인취향 순정지. ……바로 시공사 「오후」의 성공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물론 아직은 이야기만 나오는 상황입니다만, 만
약 실제로 현실화된다면 서울문화사는 한국 만화잡지 역사상 최초로 순정만
화 잡지를 무려 4종이나 동시발행하는 잡지사가 됩니다. 「윙크」「밍크」
「슈가」, 그리고 신잡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사실 최근 윤인완·양경일의 『신 암행
어사』를 비롯한 한국 만화의 일본 진출이 눈에 띄는 것도, 어떻게 해서든
새로운 작가로 난국을 타개해보려는 일본 잡지사의 노력인 것입니다.
쇼가쿠칸이 1990년대 말부터 최근 몇년 사이, 『신 암행어사』가 연재되는
「선데이 GX」를 비롯, 「IKKI」「코믹 GOTTA」 등 새로운 잡지 창간을 연
이어 내놓았던 것도, 사실은 "100만부 잡지가 없어졌다면, 20만부 잡지를
5개 창간하면 된다!"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_-
그러나 『신 암행어사』를 내놓은 「선데이 GX」를 제외하면, 타 잡지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죠. 마쯔모토 레이지의 『신 우주전함 야마토』를 연재했
던 「코믹 GOTTA」는 창간 1년 반만에 휴간되었을 정도입니다.
요즘 일본의 잡지 기자들에게서 항상 들려오는 이야기가 어렵다, 예전처럼
안된다는 것인데, 그쪽에서는 그래도 어떻게든 새로운 방향을 찾아보려고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가의 수입(?)도 그 한 방향인 셈이죠.
하여튼, 지난 2003년 5월 3일자 아사히신문의 기사를 번역한 아래 글에서,
일본 만화잡지 시장의 현황을 일면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03 [mirugi.com] http://miru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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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일본 아사히 신문에 게재된 '일본 만화잡지에서 사람들이 떠
나가는 이유'라는 기사입니다.
기사도 기사지만
보면 아시겠지만, 거의 9000명 정도의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서, 요즘 읽는
연재만화, 최후에 읽은 연재만화, 좋아하는 작가를 뽑았죠.
응답자에 여성이 많고 전연령 대상층 조사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함정은
있습니다만 재미있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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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 3일 아사히 신문 57면
-잡지를 떠나가는 이유는?- 만화
사람들이 만화잡지를 떠나고 있습니다. 대표격인 '소년 점프'는 90년대 전
반의 매주 600만부에서 지금은 300만부로 줄었습니다.
불황과 소자화(주;아이를 조금만 낳는 현상), PC와 인터넷의 보급 등 이유
는 여러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be모니터(아사히의 모니터팀)
여러분에게 만화에 대해 들었습니다.
우선 "잡지 연재중인 만화를 읽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니 3명중 1명이 읽
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작품은 아래 표대로입니다.
"읽지 않고 있다"는 사람에게는 최후에 읽은 연재 만화를 물었습니다.
그 아래 표를 보아주세요.
지금도 연재가 계속중인 1, 3, 6에 70년대를 대표하는 4, 5 그리고 앞서
말한 점프 전성기를 떠받쳤던 7, 9가 들어 있는 것이 눈을 끕니다.
◇만화도 읽지 않는다
이들, 지금은 읽지 않는 분들에게 "읽지 않게 된 이유"를 들어 보니 "좋아
하던 연재물이 끝났다", "활자 책에 비교해서 코스트 퍼포먼스가 낮다",
"이외에도 할일이 있고, 시간이 없다"등이 많이 있었습니다.
"양복입은 사람이 007 가방에서 만화를 꺼내서 전철에서 읽는 모습을 보고
흥이 깨졌다"(도쿄 44세 여성), "중학교에 들어가니 모두 소녀만화를 읽고
있어서 똑같은 사람이 되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다"(홋카이도 14세 여성) 등
의 목소리가 밀려들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의 만화는 현실적인 소재가 많아, 게임 등 비현실적인 세
계에 흥미가 옮겨간 것은 아닐까"(지바, 38세 남성), "휴대전화와 인터넷
의 즉시성에 비해 잡지의 '자 다음주에'라는 주 1회 페이스는 지금 아이들
에게는 맞지 않는 게 아닐까"(도쿄 37세 남성) 등 독자적인 '분석'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가정교사로 만났던 아이들은 우선적으로 텔레비전이고, 만화조차도 읽지
않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단순히 시간을 죽이려는 것 뿐이지
읽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라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교토 24세 여성)
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만화 찻집 등에서 단행본을 읽는 사람도 있으니, 만화 자체가 읽히지 않
는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단순히 잡지불황이 아닌가?"(사이타마 33세 남
성). 확실히 그렇습니다.
만화시장은 축소돼도 '명작'의 복각을 포함해서 단행본의 감소폭은 적습니
다. 음반업계에서 앨범보다 싱글의 매상이 격감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현
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일단, 현역의 독자를 벗어나면 (주;최근에 나오는 책을 따라 가면서 읽는
것을 포기하면) 결국 문고판으로 나오는 옛날 만화에 손이 갑니다"(가나가
와 42세 여성)과 같은 '추억'에 돈을 쓰는 사람이 확실히 늘고 있습니다.
◇인기작가는 여고 남저
최후로,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를 물어본 것이 그 아래 표입니다.
읽어보면, 1은 타당한 것 같고, 2는 아사히 신문이기에 그렇다는 면이 있
습니다만, 이하를 보면 압도적인 여고 남저입니다. 이것은 전체 3명중 2명
이 여성이라는 모니터 응답자의 구성도 짙게 반영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여성 회답자는 30, 40대가 6할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팬의 의견으로는 "판형이 변한 것 만으로도 산다", "시집갈때 가져
갈 정도니까 버릴 수 없다"는 뜨거운 의견이 도착했습니다.
#8877명이 대답했습니다. "연재중 만화를 읽고 있습니까?"
예 34%
아니오 66%
○ 무엇을 읽고 있습니까?
1. 히카루의 바둑 122명
2. 명탐정 코난 108
3. 안녕하세요 블랙잭 95
4. 원피스 87
5. 바가본도 76
6. 꽃보다 남자 63
7. 20세기 소년 60
8. 맛의 달인 59
9. 유리가면 57
9. 테니스의 왕자님 57
○ 최후로 읽은 연재만화는?
1. 유리가면 153명
2. 동물의 의사 123
3. 맛의 달인 112
4. 블랙잭 95
5. 베르사이유의 장미 86
6. 고르고13 76
7. 슬램덩크 64
8. 터치 62
9. 드래곤볼 60
10.치비마루코짱 53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는
1. 데즈카오사무 948명
2. 하세가와 마치코 352
(주;사자에상 작가임. 사자에상은 한때 아사히에 연재됐음.)
3. 하기오 모토 147
4. 이치조 유카리 119
5. 사사키 노리코 88
6. 사토나카 마치코 82
6. 우라사와 나오키 82
8. 이케다 리요코 81
9. 야마토 와키 77
9. 다카하시 루미코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