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Y물'이란 단어의 유래는. 관련자료:없음 [22534]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0-08-21 17:27 조회:4
……예전에는 이런 걸로 널리 알려지는 것을 꺼려서 사실 공공연히 말한 적
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올해 들어서면서 어째 자꾸 이야기하게 되는군요.
'Y물'이라는 이 단어, 통신상에서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만 (그것도 특히나
HiTEL에서),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신 분들 꽤 있을 겁니다.
일본에서는 '야오이'라고는 해도, '헨타이'의 영문 첫 글자를 딴 H[엣치]
처럼 'Y'란 말이 쓰이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죠.
그렇다고 과거 일부 국내 동호회 사람들 중에서 '호모물'의 약자로 'H물'이
란 말을 쓰거나 'ㅎㅁ물'이라고 쓰는 것과도 달리, 'Y물'이란 단어는 PC통
신상에서만 거의 쓰였을 겁니다. (……설마 다른 곳까지 더 퍼져나간 건
아니겠지……. -_-)
이 정체불명의, 일본어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닌 'Y물'이란 단어의 정체는,
바로 아래 22439번 글에서도 밝혔던 바로 그 'Y교'라는 단체의 명칭에서 유
래한 것입니다.
그럼 그 명칭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제가 만들었습니다. ;;
저는 1990년에 처음 PC통신을 KETEL로 시작했습니다만, 한동안의 공백기를
거쳐 1995년 2월에 다시 HiTEL에 현재의 ID로 가입했습니다.
그 사이에는 PC통신과 상당히 거리가 있었고, 그냥 저 혼자서 이것저것 만
화를 접하던 와중에 '오카마물' (여장 남자가 등장하는)을 접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美少年 캐릭터를 좋아하는 제 취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95년 초반쯤 해서 제가 평생 처음으로 (라고 해도 실은 1990년
에도 딱 한 번 해본 적 있지만) 채팅실에 들어갔습니다. (…………모든 악
의 시작이었다…………. -_-)
그리하여 어찌저찌하다가 야오이 동인지라든가 당시의 『절애 -1989-』 열
풍(?)의 멤버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소모임 결성 논의도 하고 하면서
명칭을 정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이전에 제가, 당시로선 이런 야오이물에 대해서는 매우 드물게 논의되
던 어떤 게시판에다가 「나는 yaoi'도' 좋다」는 글을 올려버렸습니다. ;;
그리고 게시판과 채팅실에서 계속 이쪽 계열의 이야기를 하고, 쓸데없이
말머리로 [Y]라든가 [1989] 뭐 이런 애매한 걸 다는 등의 짓을 했었죠. ;;
그 중에서 물론 [Y]는 'yaoi'의 약자라고 제가 만들었던 말머리였습니다.
……그게 'Y교'란 명칭으로 이어졌고, 이어서 'Y물'이란 단어를 형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당시 제가 주로 사용하던 채팅실이 동호회 채팅실이다보니, 지금은
채팅실에 방도 여러 개 만들어지지만 당시에는 딱 하나 뿐이었죠. 그래서
다 같이, 야오이 팬들이건 야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이건 그 동호회 회원이
면 같은 채팅실에서 떠들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런 와중에 '야오이'라
고 하긴 왠지 거부감이 있었고 -지금은 오히려 일부러라도 전 이런 작품을
'야오이'라고 칭하려 합니다만-, 그래서 'Y물'이라고 우리끼리 말하는 게
보편화되었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지인들이, 특히 HiTEL에서
작은모임을 활성화하며 엄청나게 많은 여기저기 작은모임들로 퍼져 나갔고
각자 활동 영역을 따로 구축하더구만요. 그러다보니 'Y물'이란 단어도 여
기저기로 퍼져 나간……. -_-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일본어의 영문 첫 글
자를 따왔다는 건 우리 나라에선 생명력이 약할 수밖에 없겠고, 근래 들어
서는 거의 안 쓰이는 듯 하여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_-)
아무튼……, 즉 한 마디로, 제가 만든 단어입니다. -_-
저로서는 'Hentai'의 첫 글자를 따서 'H'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사실을 상당
히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 유래에 대해서 애니메이트 동호회 및 만
화창작동호회 게시판에 1995년 당시에 글을 썼던 적도 있습니다.
(아마 이건 기억하시는 분들도 꽤 있을 듯…….)
그래서 'Yaoi'의 첫 글자를 딴 'Y'도 가능하지 않을까 했던 사소한 생각이
었는데……. 의외로 일파만파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_-
이제는 만든 사람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난……. 아악.
……가능하면 이런 거 만든 사람으로 알려지고 싶지 않았기에 재작년 이전
정도까지는 조용히 있었는데, 이젠 뭐 저도 야오이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도 생각하는 것도 있고 해서 그냥 밝히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자포자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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