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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14 선정우   mirugi   01/22 412 10 애니메이션 주제가 실태는 비판받을만...

#9714   선정우   (mirugi  )
애니메이션 주제가 실태는 비판받을만...       01/22 21:14   147 line

국내의 애니메이션 주제가 실태는 비판받을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래 분들의 논거인 '작곡 : 한국인' 식으로 한국인이 작곡했다는 표기는
하지 않았지 않느냐...  요새 것들에는 분명히 '편곡'이라고 써있다.

...는 것은 저작권에 대해 좀 의견이 저와 다르신가 봅니다.



그럼 만약 예를 들어서...  제가 일본 만화책을 한 권 번역해내면서  '번
역 : 선정우'라고만 쓰고 원작자가 누구인지 전혀 써놓지 않는다면,   그
런 것이 통용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원작자가 그런 것을 허락하겠습니까?


제가 방송국에서 현재 방영되는 애니메이션들의 주제가에 대해 일본의 제
작사로부터 작곡자를 명시 안해도 되는지에 관해 허락을 받았는가 안받았
는가는 잘 모릅니다.

어쩌면 허락을 받고 저작권료를 전부 지불하면서 편곡자명만 써놓는 것인
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이 글은 필요없는 것이 되겠지만...  일단  그렇
게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그렇다면 그 노래를 작곡했을...  일본인이겠지만 아무튼 작곡자의  기분
은 어떨까요?  멀쩡히 자기가 고생해서 작곡해 만든 노래가...  비록  바
다 건너 땅이지만 자기 이름은 전혀 알려지지도 않고 그냥 마음대로 불려
지고 있다는 것이 말입니다.


예전처럼 작곡자명을 영 엉뚱한 한국인으로 갖다붙이지 않는 것만도 발전
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식은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으로밖에 보
이지 않습니다.

저는 원래 개인적으로도 자신없는 태도를 매우 경멸합니다만,  멀쩡한 남
의 나라것을...  애초에 그럼 틀질 말던가,  차라리 유치해도 좋으니  우
리나라 작곡자가 만든 걸 갖다 쓰면 될 것을...  왜 구태여 일본  노래를
속여가면서까지 쓰느냐 하는 것이 문제 아닐까요?


그 노래가 좋고 나쁘고는 이 경우 전혀 상관없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일본 노래 원곡이 마음에 드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걸
번역해서 국내판으로 쓰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문화
교류란 측면도 있고...  일본 노래를 쓰더라도 그 자체가 문제시되는  것
은 아니라고 봅니다.)


문제는 제작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태도에 있는 것이죠.


아 물론,  저는 그 노래 작곡자랑 하등의 상관 관계가 없으니까 사실  남
이 만든 노래를 누가 불법적으로 갖다 쓰던 말던 관심이 없습니다.  방송
국에서 불법을 저지르면 그건 방송국 문제지 제 문제는 아니니까요.


제가 반대하는 이유는,  일본인 작곡자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차원이 아니
고...  멀쩡한 일본 노래를 한국 노래로 착각하고 자라날 우리의  감성에
대한 것입니다.



같은 일본 노래를 듣더라도,  이건 일본인 작곡자가 일본인의 감성에  맞
추어 일본식으로 만든 일본 노래다... 라는 것을 알고서 '아,  이건 일본
노래구나.'하면서 듣는 것과,  '이건 한국 노래다'라고 믿으면서 듣는 것
은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게 한국 노래인줄 알고 자라나서 일본 노래에 향수를 느끼게 되는 한국
의 어린이들이라...  이것이 문화 침략이지 다른 게 아닙니다.  일본  만
화가 일본 것이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히면서 들어온다면,  오히려 문제의
소지는 반감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일본 노래도 마찬가지고,  일본의 만화 주제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일본 노래는 일본 노래라는 것을 밝혀야지,  그렇지 않으면  어느
것이 일본 문화고 어느 것이 한국 문화인지 구별도 할 수 없게 되지 않겠
습니까?

물론 문화의 절대성이 없다는 점은...  오히려 제가 평소에 주장하는  바
입니다만.  (어느 것이 일본 문화고 어느 것이 한국 문화라고  따져봤자,
사실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 제 지론이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과거나 미래가 아니고 '현재'입니다.
현재라는 시점에서 어느 것이 일본 문화고 어느 것이 한국 문화인지 자체
를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주체성의 파악이고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지
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인 것입니다.


현재 일본인 작곡자를 숨기고 방영되고 있는 방송국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문제시되고있는 그 기사를  읽
어보지는 못해서 필자의 의견에 꼭 동의한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만약 그 필자분도 저랑 같은 관점에서 그 기사를 쓴  것이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비판이라고 동의하고 싶군요.



그러니까 결론.


1. 일본 만화 주제가를 일본 원곡에서 편곡하여 갖다 쓰는 것 자체는  문
   제가 되지 않는다.

2. 그러나 일본 만화 주제가를 표절해서 쓰지 않더라도,  작곡자를  숨기
   고 있는 현 세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3. 이것은 일본인 작곡자의 권한을 우리나라에서 꼭 보장해줘야한다는 관
   점에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자존심과 문화적 자긍심을 잃지  말아
   야 한다는 관점에서이다.



그리고...  아래에서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 주제가들을 한국어로  번역
해서 한국인 성우들이 불렀다는 것을 비교하신 분이 있는데...

그 분들께는 한 번 한국어로도 발매되어있는 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OST CD를 음반점에 가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기도 작곡자 (물론 미국인이겠죠.) 가 안써있고 편곡자만 써있는지.


그 노래를 들은 관객들중 대다수가 그걸 한국 노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
는 주장은 아니시겠죠.  설마.


예로 드신 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은 지금 이 건과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군요.


즉 순리대로라면 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처럼,  국내 TV판에도 『세
일러문』이나 『레이어스』의 주제가들이 '작곡 : 코모로 테쯔야'  (『미
소녀전사 세일러문』의 주제가 '문라이트 전설'.) 라든가 '작곡 : 타무라
나오미' (『매직나이트 레이어스』의 주제가 '양보할 수 없는 소원'.) 식
으로 나와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현 방송국의 행태에는 찬동할 수 없습니다.



(물론 거짓 작곡자를 내세우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일지 모르지만...  어
차피 뻔히 일본 만화영화를 방영하면서 그런 부담은 지지 않겠다는  태도
는...말 그대로의 '눈가리고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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