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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미국에서 일본 만화를 접하는 소수.               관련자료:없음  [23549]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1-06-21 20:29  조회:312

물론 미국 대중들에게 일본 애니메이션은  분명히  전혀 '일반적'이지 못한
존재입니다만,  미국의 애니메이터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미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하는 소수' 중에 애니메이터들도 상당
수 포함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아틀란티스』의 표절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몇 년전에도 워너 애니
메이션의 한 감독이 자신의 작품에서 『루팡 3세』 TV판의 미야자키 하야오
연출 부분에 등장했던 비행형 로봇을 그대로 내놓는 바람에  회사 내부에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죠.




물론 해당 로봇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맥스 플라이셔 감독의 『수퍼맨』에서
그대로 표절해왔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 애니메이터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루팡 3세』가 아닌  맥스 플라이셔의 『수퍼맨』을 표절한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당시에 자신이 미야자키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
다는 사실을 시인했었기 때문에 분명한 것이겠죠.




디즈니의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대륙』의 표절 의혹은  사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도 다른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는
글이 있던데,  『나디아』의 경우에는 '표절'이 아니라  단순한 '영향'으로
생각되어질 수준의 것이었고,  게다가  한 작품만이 아니라  여러 작품에서
모티브를 따왔던 것입니다.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가 모티브를 따왔던  작품 or 시리즈로는,   일단
여성 1명에 남성 2명으로 구성된 3인조 적이 로봇을 타고 소년 소녀 주인공
을 뒤쫓는다는 구성은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타임 보칸』에서,
여주인공의 목에 건 보석을 노리는 여자 악당의 모티브  (그리고 그 보석이
빛나는 장면 등)는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잠
수함 노틸러스호 안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은 리처드 플라이셔의 『해저 2만
마일』에서,  뉴 노틸러스호의 부활 장면은 『우주전함 야마토』에서  각각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되는 부분들입니다.


하지만 보다시피 이것들은 상당히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따온 것이고,   게
다가 한 장면 한 장면의 표절은 아닙니다.

(그나마 가장 비슷해 보이는 것이 『라퓨타』의 시타 가슴에서 비행석이 빛
나는 것과 『나디아』의 블루 워터가 빛나는 장면 정도군요.)




하지만 『아틀란티스』의 여러 장면들은,  너무나도 『나디아』란 단 한 작
품에서 차용해온 것으로 보이는 작품이 많다는 점이 문제겠죠.


과거의 『라이온 킹』 때에는 그나마 설정과 주된 스토리 부분에서의  유사
점 정도가 문제였습니다만,  이번에는 한 술 더 뜨는군요.


『라이온 킹』의 표절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던 디즈니사에서 이번에는 무
슨 변명을 또 할 것인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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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표절 논란의 진상 - 라이온 킹VS정글 대제         관련자료:없음  [23562]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1-06-22 00:52  조회:270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니,  디즈니의 『라이온 킹』이 일본의 『정글 대제』
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던 것이 '일부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에게서만  이루
어졌다는 것으로 알고 계신 듯 한데,  그렇다면  아주 잘못 알고 계신 것입
니다.


디즈니의 1994년 개봉 작품 『라이온 킹』에 대한 표절 논란은,  당시의 기
억을 더듬어보면 잘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먼저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당
연하겠습니다만.)  PC 통신을 비롯한 소위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 사이에
서 먼저 일어났던 것도 전혀 아닙니다.

1994년 당시의 애니메이트 동호회 게시판에서도  처음에는 『정글 대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햄릿』과  비슷한 구성이라는  몇몇 국내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가 있었을 뿐이죠.



사실은 이 표절 논란이 처음 국내에 알려진 것은  TV 뉴스와 신문 등  언론
매체를 통해서였습니다.  말씀하셨던 소위 '일부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은
그 뉴스를 보고 이 사실을 처음 접했던 사람이 많았을 겁니다.


국내의 그 소위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 중에는  『정글 대제』의 팬이 그
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사실 이 작품을 어린 시절에 『밀림의 왕자
레오』로 접한 사람들조차도  그 스토리를 자세히 기억하긴 하는지  상당히
의심스럽군요.

그나마 몇 년전 국내에 컬러판이 재방송되었으니  그건 보신 분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그럼 일본에서 이 논란이 먼저 벌어졌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당시  뉴스
를 주의 깊게 보셨던 기억이 있으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라이온 킹』의
『정글 대제』 표절 의혹이 맨 먼저 불거졌던 곳은 다름 아닌 미국에서였습
니다.  미국 내에서 표절 의혹이 거세게 제기되자,  미국의 각 언론에서 이
를 다루기 시작했고 그것에 호응하여 일본과 한국의 신문·방송도  그 문제
를 보도했었죠.


정작 한국의 소위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논란을
그저 국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듣고서 알았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 글 아래 부분에 인용한 1994년 8월 21일자 일본 「요미우
리 신문」에서도 '디즈니 영화 『라이온 킹』이 테즈카 오사무 작품 『정글
대제』와 유사하다고 미국내에서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던
점에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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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래 『The Simpsons』의 풍자는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으니 굳이 언
급하지 않겠습니다만,  당시 이 표절 논란은  미국 파라마운트사의  유명한
연예 뉴스 프로그램인 『Entertainment Tonight』을 비롯한  많은 방송·신
문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미국의 일부에서는 이 표절 의혹에 대한 항의 운동도 벌어졌고,  그 운동에
서 제작한 항의 T셔츠에는 『정글 대제』의 레오가  거울 속의 『라이온 킹
』 심바를 보며 "거울아,  거울아,  나를 만든 건 누가 진짜지?" 라고 하는
그림을 넣기도 했었죠.


어째서 미국에서 먼저 이렇게 표절 논란이 금새 일어났는가 하면,   미국에
서도 『정글 대제』가 방영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1966년부터 1970년대
까지 미국에서 『Kimba the White Lion』이란 제목으로 TV 방영되었습니다.
물론 전국 방송은 아니었습니다만 재방송도 되고 하여 미국의 나이 든 애니
메이션 팬들은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 사람들이  처음 제기하기
시작했던 의문점에  또 나름대로 일리가 있어서,  결국  미국의 언론에까지
보도되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길 가보니 ( http://www.geocities.com/kimba_fan/ )  페이지
위에 'KIMBA THE REAL LION KING'이란 문구가…….)




또한 일본에서도 1994년 7월 28일자 「주간 신죠[週刊新潮]」에 〈이만큼이
나 닮아 있는 디즈니 대작과 테즈카 애니메이션〉,  1994년 8월 14일자  「
선데이 마이니치」에 〈日·美 표절 소동에 대하여〉,  1994년 9월호  「소
문의 진상」에  〈만화 『라이온 킹』  도작 의혹의 배경에 흐르는 소문〉,
1994년 11월호 「Voice」에 〈『라이온 킹』은 도작인가-日·美 양쪽을 뒤
흔든 디즈니의 '표절 의혹'을 쫓는다〉 등을 통해 수많은 미디어에서  『라
이온 킹』 표절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유명한 소녀 만화가 사토나카 마치코[里中滿智子]씨를  비롯
한 만화가들이 디즈니사에 직접 항의의 뜻을 전달한 적도 있었습니다.

1994년 8월 20일에 '작품의 유사점이 우연의 일치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라
는 항의 메시지를,  만화가를 포함한 488명의 서명을 붙여  디즈니 영화 배
급사인 부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에 발송했던 것이죠.


관련 기사는 일본의 「주간 아사히」 1994년 8월 12일호,  「요미우리 신문
」 1994년 8월 21일자에 실려 있습니다만,  특히 「요미우리 신문」의 기사
를 보면 디즈니사에서 『정글 대제』와의 표절 의혹을  공식 부인했던 증거
도 있군요.  물론 이것은 간접적 증거이고,  뒤에 다시 한 번  공식 부인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토나카씨는 당초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으나,  이 영화를 보고  너무나도
 비슷하기 때문에 깜짝 놀랐고,   디즈니 측의 〈『정글 대제』는  본 적도
 없다〉는 코멘트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품었기 때문에 항의의 뜻을 표명
 하는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미즈시마 신지[水島新司],  나가이
 고[永井豪],  후지코·F·후지오[藤子·F·不二雄] 등  만화가 82명을 포
 함하여 488명이 이 의견에 찬동,  서명을 했다.

 메시지 속에서 사토나카씨는  〈디즈니를 존경해온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일이다.  테즈카 작품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의 하나이며,  그 가치에 상
 처를 입히고 싶지 않다.  하다 못해 "테즈카 오사무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문장을 작품 첫 머리에 넣어줘야 할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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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정적으로 당시 『라이온 킹』이 『정글 대제』를 어떻게 표절했
다고 논란이 일어났는가.


①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정글 대제』는 미국에서도 방영이 되었습니
  다.  그 당시 주인공 '레오'의 이름은 '킴바'가 되었죠.
  그럼 『라이온 킹』의 주인공 이름은?  '심바[Simba]'였습니다.


②두 작품 모두 주인공을 돕는 메신저 역할을 했던 것이 히스테릭하고 수다
  스러운 새였습니다.  『정글 대제』에서는 코코[ココ],  『라이온 킹』에
  서는 자주[Zazu].


③주인공을 도와주는 역할로 나이 든 비비가 나옵니다.  『정글 대제』에서
  는 망디[マンディ],  『라이온 킹』에서는 라피키[Rafiki].


④주인공에 적대하는 악역 사자의 얼굴에 상처가 있다는 점이 동일합니다.
  『정글 대제』의 부부[ブブ],  『라이온 킹』의 스카[Scar].


⑤악역 사자를 도와주는 하이에나의 존재.


⑥돌출되어 있는 바위 산에 사자 떼가 무리 지어 있는 장면이 매우 유사.


⑦그리고 특정 장면으로서 가장 표절 의혹을 많이 받았던 것이,  젊은 사자
  가 하늘을 올려다 보며 양친의 모습을 그리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양친의 모습이 한 쪽은 구름,  한 쪽은 별자리였다는 차이점 밖에 없
  었다는.)




이 7가지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은,  미국의 저명한 만화 평론가  프레드릭
L. 쇼트[Frederik L. Schodt]의  1996년 저서 『DREAMLAND JAPAN』에서입니
다.  참고로 이 프레드릭 쇼트라는 사람은 미국의 저명한  일본어 번역가이
자,  고 테즈카 오사무와도 매우 친했던 만화 평론가입니다.


결코  소위 '일부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이  『라이온 킹』의 표절 논란을
벌였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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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또 하나 제기하신 문제인,   '디즈니는 『라이온 킹』의  표절 의혹에
대해 공식 부인한 적이 없는가'에 대해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론 부인한 적이 있었습니다.



디즈니 컴퍼니[Disney Company]에서는 1994년 7월 14일자  샌프란시스코 크
로니클지에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발표했습니다.

'『라이온 킹』은 완전한 오리지널이다.  제작 스태프는 누구 한 사람도 테
 즈카 오사무란 인물의 이름조차 몰랐다.'



미국의 애니메이터들의 실상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뻔히 거짓말임을
알 수 있는 이런 코멘트로,  미국과 일본 양국의 테즈카 오사무 팬들의  분
노를 샀습니다.




참고로 미국에는 'Tezuka Award'라는 애니메이션 상이 있습니다.  비록  이
상은 1996년에 처음 제정된 것이라 1994년의 『라이온 킹』 논란에는  직접
적인 증거가 되지 못하겠지만,  1994년에  디즈니의  수많은 『라이온 킹』
제작 스태프가 아무도 모르던 인물을 기리는 애니메이션 상이  1996년에 미
국에서 제정된다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되겠죠?


게다가 디즈니는 일본의 동인지 즉매회 '코믹 마켓'에  자사의 저작권이 침
해되고 있지 않은지 조사진을 파견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일본의 만
화 문화에 해박한 디즈니사에서,  테즈카 오사무를 모른다고 어설픈 변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수상쩍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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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표절 논란의 결론은 어찌 되었는가?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사건은 결코  '일부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이
벌인 사소한 논란이 아니라,  일본의 만화가들과 미국의 디즈니 본사까지도
끌어들인 큰 논쟁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결론이 있습니다.




1989년에 이미 논란의 당사자인 테즈카 오사무는 사망했고,   그  저작권을
대행하고 있던 것은 '테즈카 프로덕션'이란 회사였습니다.



이 테즈카 프로덕션에서는  고 테즈카 오사무가 생전에 대단한 디즈니 팬이
었고,  『정글 대제』의 아이디어도 디즈니의 『밤비』에서 배운 부분이 있
다고 하며 디즈니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위에 언급했던 프레드릭 쇼트의 『DREAMLAND JAPAN』에 자세
한 사정이 적혀 있습니다.  이것도 프레드릭 쇼트가 고 테즈카 오사무와 친
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사실이겠죠.



'〈심바 대 킴바 논쟁〉은,  논쟁의 결말에 관한 문화의 차이를  극명히 보
 여준 사건이었다.  일본에서는 법률에 의해 해결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
 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마지막 수단으로서만 쓰이곤 한다.  또한 현재 테
 즈카 프로덕션의 중심인 테즈카 오사무의 유족들은,  디즈니를 상대로  기
 소하거나 대결하는 방법을 원하지 않았다.

 ……한편 디즈니 컴퍼니 측의 회답은,  실로  현대 미국의 거대 산업이 보
 이는 전형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은
 전부 부정하고,  상대방이 기소하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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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테즈카 프로덕션은 『정글 대제』가  디즈니의 『
밤비』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
와 마찬가지로,  이것 역시 '영향'이지 도저히 '표절'은 아닙니다.


그걸 '표절'이라고 한다면 『라이온 킹』는 한 술 더 뜬 확실한 표절이라고
해야겠죠.


하지만 『라이온 킹』에서는 중심적인 스토리,  즉  '사자 세계에서의 친족
간의 왕위 쟁탈전'이란 부분은 오리지널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표절 의
혹과는 관계없이 『라이온 킹』 작품 자체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
로 세부 묘사가 똑같군요.



테즈카 오사무는 사망했고  테즈카 프로덕션에서는 유족들을 중심으로 굳이
디즈니와 싸우려는 의지가 없었지만,  안노 히데아키는 살아 있고 GAINAX에
서는  거의 디즈니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사의 저작권을 굉장히 중시해왔는
데,  과연 이 작품이 개봉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당히 흥미진진합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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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미국 애니메이터들의 의식 구조.                  관련자료:없음  [23569]
 보낸이:선정우  (mirugi  )  2001-06-22 11:11  조회:282

그러니까,  아래에서도 썼지만,  미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현재 '예전보
다는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자세한 지식을 갖고 있지는 못한'  수준이라는 것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습니다.

제가 23549번 글에서 밝힌대로요.



하지만,  역시 23549번 글에서 썼듯이,  문제는  미국의 애니메이터들에 있
어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충분한 연구 대상이고 실제로 많이들 보고 있으며
영향을 받은 예도 많습니다.



아래 글에서도 썼듯이,  미국 워너 애니메이션사의 한 감독이  실제로 미야
자키 하야오의 『루팡 3세』 TV판을 보고 영향을 받았다 (고는 했지만 실제
로는 완전히 똑같은 장면이었습니다) 고 인정한 적도 있고요.




『라이온 킹』과 『아틀란티스』의 경우,  일반 미국인들은 그것이 일본 작
품의 표절인지 아닌지에 별다른 관심도 없겠고,  설령 표절로 밝혀지더라도
이미 그때쯤이면 충분히 수입은 올린 상태겠죠.


(물론 법정에서 표절로 인정되면 배상이 뒤따르겠지만.)


그러나 지금 미국의 일반인들이 뭘 생각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은 아니잖습니
까.  물론 여기에서 표절 논의를 한다고 그게 표절로 인정될지 아닐지는 모
르는 일이겠고,  또 『라이온 킹』의 경우 아래 글에서도 썼지만 테즈카 프
로덕션 측에서 '디즈니를 굳이 고소하진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었기 때문에
표절에 대한 법정 결론은 내려진 바 없습니다.


사실 표절이란 것은 이렇게 관객들이 떠들 부분은 아니죠.  관객들이야  표
절작이든 아니든,  보고 재미 있어서 돈 아깝지 않으면  그걸로 끝인 게 당
연하지 않겠습니까?


표절은 표절 당한 측에서 자신의 저작권을 되찾기 위해 문제 제기를 해야하
는 것이고,  관객들도 그 사건을 지켜보면서 도의적인 측면에서 동조하거나
할 뿐이죠.


『라이온 킹』의 경우 표절 당한 측에서 애시당초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 셈
이니 굳이 관객들이 나서서 대신 논의해줄 필요는 없겠지만,  그 작품이 표
절이다/아니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밝힐 수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아틀란티스』의 경우에도 법정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혹
은 내려진 뒤에라도) 각자 자신의 의견은 피력할 수 있겠고,  어느 쪽이 옳
은 지는 확실한 물적 증거라도 드러나지 않는 한 알기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저를 비롯한 몇몇 분들은 '대강의 정황을 보아 『아틀란티스』를 만
든 애니메이터들이 『나디아』를 참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하
는 것이고,  한편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뿐이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미국 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위치가 높다 낮
다는 이 경우 전혀 관련 없습니다.


미국 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본 것이라고
아는 사람의 수가 일반적이지 못할 정도로 적다손 치더라도,  그것과는  상
관없이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대륙』에 참여한 애니메이터들은 분명히 일
본 애니메이션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따라서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고 한다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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