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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진 선생님 탐방기≫

                                <2/2>


                                    transcribed by mirugi (95.07.23)


(숫자가 적힌 것은 원래 공통적으로 작가분들께 질문하기로 했던 것들입
니다.  일단 대부분은 이 소민님께서 맡아주었습니다.  그  이외의 질문
들에서,  a:는 animator 이 소민님,   4:는 44매그넘 최 택진님,  s:는 
stachild 김 봉수님,   x:는 거의 질문이  없었던 xgaboard 김  기진님,  
그리고 m:은 mirugi 선 정우님의 질문입니다.)


4: 원고 하실 때 한 페이지에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하시죠?
 - 작품에 따라 다르죠.  마감 때는 좀 빠르죠.
   제가 한번 계산해봤었는데,  아무리 빨라도 3시간에서  5시간이상 걸
려요.  그런데,  그림에 따라 틀려요.  어느 것은 빨리 되고  어느 것은 
오래 걸리는데...
   명랑물이 오래 걸려요.  한 컷  한 컷 그리는데,  일단 전부  이상한 
포즈로 서있어야 하고...  (웃음)  어쨌든  같은 스타일의 모습이 두번 
이상 나오면 안되니까...  그런 작은 개그 컷이 더 오래 걸려요.
   그래서 역시 아동물이 제일 오래 걸려요.

4: 그럼 컬러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나...?
 - 컬러는...  보통  하루에 한 페이지  정도 그린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러니까 스타트는 8 페이지 한꺼번에 해도...  중간  중간 그리다가 또 
몇 페이지 다시 그리고...  그러니까 한꺼번에 다 하지는 않아요.  그래
서 나중에 평균을 내보면 하루에 한 페이지 정도...
   그러니까 섞어서 해요,  중구난방으로...  아침에는 이것,  저녁에는 
저것...  (웃음)

4: 재료는 어떤 걸 좋아하세요?  마카 같은 걸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 마카는 이제 지겨워서 안 써요.  남들도 다 쓰기도 하고...  저는 이
제 지겨울 때도 되었어요,  하도 많이 써서...
   요새는 수채에 주력을 해요.  그런데 수채가,  별로 인쇄발은  안 좋
은 것 같아요.  컬러 잉크가 제일 인쇄발은 좋죠.  그런데... 색깔이 좀 
경박하니까,  싫증이 나요.

m: 지금 연재는 다 끝났는데 단행본이 나오다가  만 것들도 꽤 있잖습니
까?
 - 그것도 출판사가 망한 케이스가 많아요.  그러니까,   잡지가 망하면
서 그 출판사에서 나오던 단행본들이  전부 멈추고...  어차피 금방  또 
나갈 거예요.

m: 그럼 다른 곳에서 내는 건지...?
 - 다른 데에서 나와야 하는데,   이를테면 1, 2편을 내고  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하면,  다른 곳에서 3, 4편을 내주면 좋은데,  그 회사가 망하
면서 갭이 생기니까,  그 작품에 대한 판매부수가  떨어져요.  그러니까 
일단 갭을 더 넓혀서,  1, 2, 3, 4를 같이 내고,  이런 식으로 출판사들
의 전략을 짜거든요.
   그런 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어요.  출판사들도 최대한 좋은 상황
에서 내려고 하죠.
   그러니까,  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요,  그런 경우에는.

s: 제가 알기로 지금  『바람의 나라』가 게임으로 나온다고  알고 있는
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자신의  캐릭터가 팬시
화되어서 나온다든가,  게임화되어 나온다든가...
 - 뭐,  바람직하죠.

x: 이번에 게임의 인물 디자인도 맡으셨죠?
 - 지금 아직 하고 있어요.  인물 디자인은 다 끝났는데,   커다란 일러
스트 몇 장 해주면 끝나요.  두달 넘게 걸렸어요.

a: 무슨 게임일까 궁금한데...  RPG 아닌가...?
 - '게네시스'.  RPG 게임이죠.

x: 그건 어떻게 맡게 되셨어요?
 - 하지 않겠는가 하는  연락이 와서...  그래서 해보겠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요.

x: 그것이 아마 우리나라 게임중에서는 만화가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것은 처음이 아닌지...
 - 처음인가...?

a: 일본에선 많지 않나?
x: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처음이죠.  이 명진씨의 경우는 예외고.
4: 그건 게임 캐릭터 디자인이 아니라 일러스트죠.
x: 일러스트뿐입니까?
 - 저도 거의 일러스트나  마찬가지죠...  캐릭터 디자인인가?  어차피 
제가 그걸 해줘도 게임 안에서는 도트로 다시 다 나오는 건데...
m: 그러니까 이미지 일러스트라고 하잖아요.  이를테면 '파이널 판타지'
도 아마노 요시타카가 했어도,  화면에서는 그림이 다르잖아요.
s: 어차피 디지털화하면 좀  달라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터치라든가가 
컴퓨터에서는 좀 부족하니까...

x: 몇 명 정도를 하셨는데요?
 - 원래 9명이었는데,  느닷없이 4명이  더 늘어나서...  13명 정도  돼
요.

m: 대부분의 작품이 대본소용이니까,  서점용으로 다시  내실 생각은 있
으신지.
 - 이제 다시 재판을 내더라도 목표는  서점보다는 대여점쪽이어요.  대
본소는 이미 끝났고...

s: 자신이 지금 그리신 작품이 많은데,   만약에 만화영화로 만드신다면 
어떤 작품을 하시고 싶으신지?
 - 『러브 메이커』.

s: 그럼 만약 게임으로 만드신다면...?
 - 그것도 『러브 메이커』.  (웃음)  왜냐하면 시험용으로 제일 좋거든
요.

m: 그럼 그게 성공한다면,  그 다음으로 하시고 싶으신 것은...?
 - 아무래도 『푸른 포에닉스』...

m: 『푸른 포에닉스』 시리즈의 경우...  처음  나온 『혹성 나레이스』 
같은 경우에는 전함 디자인 같은 것을 본인이 직접 하셨나요?
 - 그때는 급하게 하느라고...  제가 한 것도 있고 남이 해준 것도 있어
요.  그때는 스타트를 해보느라고 시범으로 해본 거니까...  그건 뭐 별
로 작품성도 없고 아무 것도 없어요.  시험용이예요.

m: 캐릭터들의 이름이 틀리더군요.
 - 주인공 이름도 틀리고...  한번 해봤어요.

m: 그럼 그것보다도,  그 이후의 『에레보스  연가』부터를 하나로 치시
는 건가요?
 - 그러니까 그때는 {*주 - 『혹성  나레이스』.} 전체 설정은 되어있었
어도...  확실하게 캐릭터 설정이 안 되어있었던 상태니까...   그건 시
험용으로 한번 해봤고,  『푸른 포에닉스』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시
작한 거죠.

m: 『에레보스 연가』였나 『푸른 포에닉스』였나...   전함이나 메카닉 
디자인을 김 준범씨가 하셨다고 들었는데...
 - 김 준범씨가 한 건 아니고 {*주 -  김 진씨는 '준범이'라고 부르셨지
만...;;},  그때 『에레보스 연가』  앞부분을 했을때,  김 준범씨에게 
잠깐 부탁을 했었죠.  여기 배경을 좀 다르게 하면 어떨까 하고.

m: '뭐?' 같은 경우는 결국 3호가 안 나온 건가요?
 - 3호의 원고는 모았는데,  다 스톱됐어요.  만화 잡지가 너무 많이 나
와서,  그런 동인지를 할 가치 자체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팀은 해체 안되었어요.   '티 타임'이라고 이름을  바꿨어요.  
그냥 1년에 한번이나 만나지...하고 있어요.

m: 그럼 다른 활동은 안하시고...
 - 다른 활동은 없어요.

m: 계속 티 타임만 가지시는...  (웃음)
 - 만나면 차 마시고...  (웃음)
   그래도 작가들 모임으로 남아있는 건 아마 하나밖에 없을 거예요.
   멤버가 좀 바뀌고...
   이제 본격적으로 뭔가 만들겠다 싶으면 구체적으로 멤버가 확정되죠.  
그런데...  다들 뭐 느긋해요.  10년 있다가 만들지 이러면서.  (웃음)

m: 혹시 『캘리 고고』도 단행본으로 나왔었나요?
 - 그건 안나왔어요.

x: 단행본이 전부 몇 권 정도 되는지 혹시 아세요?
 - 몰라요.  데뷔한지 오래되었으면 단행본 숫자는 당연히 많겠지.  (웃
음)

s: 『바람의 나라』는 앞으로 몇 권 정도 나올 예정인지...?
 - 9권이 2부 끝이어요.

a: 그럼 3부도 있다는 말인가?
 - 3부 당연히 있죠.

s: 그럼 1부는 뭐지?
m: 앞부분에 끝났죠.
 - 1부는 앞에서 끝났죠.  1권 조금 더 나가서.  그런데  문제는 그쪽에
서 편집을 잘못해서 1부,  2부 그런  거 다 빠졌어요.  재판 찍을  때도 
안나오고,  계속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4: 그럼 3부가 끝인가요,  아니면 4부는...
 - 4부는 없고,  3부가 끝이어요.  3부는 1,  2부만큼 길거예요.

m: 작품들 중에서 제가 못 본 것이 『바다로 간 새』하고 『우리들의 데
이빗』하고 『F·랩소디』인데...
 - 『F·랩소디』는 어디 단행본 낼 때 어디 실려있었을텐데...
   『우리들의 데이빗』은  그냥...  제가  단행본을 처음  해보면서...  
그냥 해봤어요.  짧은 것부터 먼저 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s: 저는 지금도 기억하는 것이,   그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라는  그 
말을 잠수함이 보인다라고 해서 패러디로 만들었는데...  (웃음)

m: 『핫케익을 구울까요』라는 작품은 나왔었는지...?
 - 해 본 소리예요,  그건.  그게 『SOS 아이 러브 유』예요.  누군가가 
비슷한 제목을 썼기 때문에...

m: 배경에다가 쓰시는 '글자'의 경우...  선생님이 직접 쓰신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던데...  왜 처음에 하셨었는지...?
 -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했는데...  나중에는 지원자도 있길래 지원
자도 시키고...  (웃음)
   요샌 잘 안 써요.  남들 다 쓰니까...
x: 그런 거 하면 안 귀찮아요?
 - 아뇨,  재미있죠.

4: 어떤 색깔을 좋아하세요?  그림 그리실때...  컬러하실때요.
 - 갈색이요.

4: 갈색이요.  다른 순정 작가와 비교해보면 색감이 상당히 좀...  글쎄 
무게있다고 해야할까요.
 - 그냥 칙칙해요.  밝은 느낌이 아니고...

4: 밝은 그림은 참 밝고...  또 무거운 그림은 상당히  무게있고...  그
래서 좋더라고요.
 - 난 칙칙한 색깔을 좋아해요.

s: 저,  제가 제목을 잊어버렸는데,  책을 놓으면 얼굴 그림이 나타나게 
하는 것 있잖아요?
 - 뭐지...?
s: 아니 옆으로 꽂아놓으면 얼굴 그림이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요.
 - 아아...
4: 『모카커피 마시기』인가...?
동시에: 『레모네이드처럼』!

s: 그런 것이 자주 쓰이기는 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하
셨어요,  아니면...?
 - 아뇨,  그건 제가 아니고요.  대화에서...  어느날 전화가 오더니 장
난을 쳐도 되냐고 그러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그렇게 했어요.  (웃음)
   그런데,  섞어 놓으면 괴물이잖아요.  (웃음)

x: 그것도 그렇고,  높이가 안 맞아요.
s: 맞아요,  높이가 정확히 맞질 않더라고요.
x: 꽂아 놓으면 이게 찌그러져서...
 - 시도한 게 어디야.  (웃음)

m: 『My Name is Terra』에서도,  앞에 보니까,  설정  자료를 하신다고 
하셨었는데 잡지의 폐간으로 못하셨는지...
 - 설정 자료를 나는 잘해주려고,  그림도 크게  그려줬는데...  콩알만
하게 넣고...  (웃음)
m: 그런데 그걸 만드시긴 만드셨었는지...?
 - 만들다가 못만들었죠.

s: 그럼 『푸른 포에닉스』는 지금 더 계속 하실 예정이 있으십니까?
 - 그건 이제 눈치를 잘 봐서 조금씩 조금씩  발표하겠어요.  그건 원체 
스토리 자체가 커서,  한꺼번에 쓰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아직  자
신이 별로 없어요.

m: 지금 『바람의 나라』랑,  『The Songs』랑,   『푸른 포에닉스』랑,  
세가지가 장편인데,  어느 것이 가장 긴 것인지?
 - 『The Songs』가 제일 길어요.
   제일 긴데,  스토리,  설정 자체로는  제일 매력적인 것은...  저는 
역시 SF가 더 좋아요.
m: 그런데 전의 인터뷰를 보면 『'1815...』를  제일 좋아하신다고 하셨
는데...?
 - 그때 기분이 그랬나 보지 뭐...  (웃음)

m: 그럼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바뀌어서 SF쪽이 더 좋으시다는...?
 - 아니,  설정적인 매력으로 보면 그렇다는 거죠.
   그건 처음부터 제가 다 만든 세계니까요.
m: 역사물은 역사라는 게 있으니까...
 - 그렇죠.  『바람의 나라』 같은 경우는,  그 역사를 통째로  쓴 것이 
아니고,  그걸 '삼국사기'에서 보면 한 3페이지 분량밖에 안돼요.
   그러니까 그건 공부를 좀 덜해도 됐죠.  워낙 자료가 없어서...  (웃
음)
   그런데,  『'1815...』 같은 경우에는,  자료가 많이 있으니까,   빼
먹으면 욕먹잖아요.  그게 좀 애를 심하게 먹었어요.
   그리고,  SF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나라 설정부터 제가  다 했으
니까...  그게 더 사실은 매력적이죠.

m: 지금 『일팔일오』라고 발음을 하시는데,  『'1815...』 같은 경우에
는 저기 단행본에 보면 {*주 - 옆에  꽂힌 단행본을 가리키며.} '...'이
라는 것이 붙어있는데,  다른  기사 같은 데에서는 하나도  '...'이라는 
걸 안 붙이던데요?  그런데 '...'이 붙은 것이 더 좋으신지?
 - 당연히 붙여야 돼죠.  로고 디자인할때 붙였는데.  여기 그것도 빠졌
을 거예요.  앞의 '''.  앞의 comma도 꼭 찍어야 돼요.

m: 원작에 있는대로 해주는 것이 좋을텐데,  잡지라든가의 기사 같은 걸 
보면 신경 안쓰고 하더라고요.
a: 왜냐하면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잖아요.  알아들을 수만 있으면 된다.
m: 일본 만화 같은 경우에는 기사에서도 제목에 소문자,  대문자가 있어
도 그런 걸 꼭 해주거든요.  {*주 - 실제로 『YAIBA』 같은 경우에도 두
번째 'A'를 항상 거꾸로 써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선...
 - 원래 제목에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써야 돼요.  그런데,   
발음 나는대로 쓰다보니까...
   아직 사인들이 서로 잘 안 맞아요.

4: 저같은 경우에는,  대본소로 나온  것은 사실 거의 볼  수가 없었고,  
서점용으로 나온 것만 봤는데요.
 - 저도 대본소를 안 다닌 세대가 되어서...  이해해요.  (웃음)
4: 혹시 또 나중에 한 20년쯤 후에,  '고 우영  전집'하고 나오듯이 '김 
진 전집'하고 나오는 걸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창피해서 그건...  (웃음)

m: 『신들의 황혼』 같은 경우에는,  단행본으로 낼 때 심의에서 문제가 
없었는지요?
 - 『신들의 황혼』은 이상하게 안 걸렸어요.
   그런데 그것은,  출판사에서 식자를  엉망진창으로 붙여서,  대사가 
막 틀리고 그래요.  이름도 틀리고...
m: 그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달의 신전』이라든가도 식자가...?
 - 예.  그것도 엉망이예요.  그리고 원고에다가 식자를 바로 붙이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원고가 많이 망가졌죠.
m: 그럼 잡지에 냈던 것이랑 대사도 틀리고...?
 - 대사도 엉망진창으로...  과연 제대로 의미나  전달되었을까? 생각하
고 있어요.
4: 빌려서 봤다가 한참을 고민하고...  (웃음)
a: 그럼 오자 정도의  수준이 아니잖아.  이게  대사가 원래 난해한  건
지...  아니면 쉬운 말이 내용이 바뀐 건지 헷갈리네요.  (웃음)
m: 그럼 처음에 잡지에 연재시에는 제대로 나왔었나요?
 - 연재시에는 제대로 나갔는데,  큰  식자로 바꾸면서 그렇게 된  거예
요.

s: 만화 원고를 제작하실때 컴퓨터도 활용하시는 것 같은데 얼마나 많이 
활용을 하시는지?
 - 컴퓨터로 만화를 한다는 건 제  생각으로는 거의 지금은 불가능해요.  
제일 많이 써먹는 것은 스캐닝해서 갖다 붙이는 거예요.   그건 제가 몇 
번 해봤어요.  그러나 그것도,  굳이 컴퓨터를 쓸 필요가 없죠.  그림을 
잡아 늘리는 것이 아니면.  {*주 - 즉 각도를 줘서  늘리는 것의 경우.}  
그냥 복사해서 확대하면 끝이죠.
   그러니까 컴퓨터로 만화를 한다는 것은 지금은 좀 문제가 있어요.

s: 그런데 활용을 하시면 어느 정도로 하시는가 하는 질문인데...
 - 그 정도밖에 안해요.  스토리 쓸 때에,  정서할 때에나  쓰죠.  글씨
가 엉망이니까.  아니면 출판사에 보낼 적에 쓴다든가...   식자를 빼먹
었을때 쳐준다든가...  (웃음)

s: 그러면 만약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쓰실 생각은 있
으세요?
 - 그럴 생각 없어요.  더 중노동이니까.
   스캐닝을 굳이 해서 끊어진 선  다 잇고,  색깔 넣고...  그걸  누가 
하겠어요.  표지 같은 거나 컬러 같은 것 한두페이지면 몰라도...
   그런 것 바꿔봤자,  컬러 넣고,  색깔을 갈색 색조를 푸른 색조로 바
꾼다든가...  그런 것밖에 없잖아요.   그건 인쇄소에서 필름을 가지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그림을 컴퓨터로  직접 그리려면 펜  터치와 같은 그  뭐더
라...  그게 있어야 해요.
4: 타블렛.
 - 예...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아직 완벽하지 못해요.

m: 쓰즈키 카즈히코도 오래 걸리잖아요.  8페이지 밖에...
4: 한달에 8페이지.
 - 얼마나 지겨울까.
   저도 그 사람 것 본 적 있어요.  그런데,  전 컴퓨터로 그린 것 아직 
맘에 안 들어요.  색깔도 차고...  너무 미끌미끌해서.

x: 그런데 컴퓨터로 손으로 그린 것처럼 그린다면,  단순히 손으로 그리
는 것을 대신 하는 것 밖에 안되잖아요?  그럼 의미가 없잖아요...
 - 그런데 그림은 손으로 만드는 기분도 있어요.
x: 제가 느끼는 건데,  컴퓨터만의 특수한 효과를 내는  것에 의미가 있
는 건가,  아니면 손으로 하는 작업을 대신하는 건가,  그런  문제가 있
잖아요.  손으로 하는 걸 대신한다면 컴퓨터를 쓸 필요가 없죠.
4: 그런 것이 상당히 논란이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도구
를 뭘 쓰던간에 결과물이 중요한 거고...  자신이 편하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만 나오면 뭘쓰던 상관없다는 것이죠.
 - 그런데 자신이 좋으면 일단  다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야말
로...  '네 멋대로 해라'야.

s: 그런데 김 진님 작품들이 스캐닝되어서,  통신의 자료실에 많이 올라
오는 편이거든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뭐...  괜찮죠.
x: 판권 문제는 안 생각하세요?
 - 그런 것은...  어차피 뭐 돈 때문에 올리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
까 파는 사람도 없고...  받는 사람도 돈낼 필요없는 건데...

s: 그럼 한단계 더 진전해서,  좋은 스캐너를 쓰는 경우에는 상관없을지 
몰라도...  좀 안 좋은 스캐너라든지,  스캐닝이 잘못 되었다든지,   아
니면 원본의 화질이 안 좋아서라든지,  그런 경우에 리터칭을 하는 경우
가 많거든요.  그런 리터칭에 대해서는,  그러니까 리터칭해서 자료실에 
올리는 경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원본에서... 많이 손상되면 안되죠.  그리고 되도록이면 좋은 스캐너
를 사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웃음)

s: 일러스트집을 만들어서 출판하실 계획은 없으십니까?
 - 계획은...  제쪽이 아니라 출판사쪽에서 있긴 한데,  아직 그림이 충
분하지 않은 것 같아서...
s: 한 권 분량은 충분하지 않나요?
 - 아무 그림이나 다 집어 넣어버릴 수는 없잖아요.

m: 그리고 『불의 강』이,  다른 잡지 인터뷰에서 보니까...  연재 중단
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제가 있었다고...
 - 그건,  처음부터 삐그덕거렸던  것이었죠.  YWCA측이나 여성단체등,   
기타등등이 몰지각하게 떠들었던...

m: 그래서 그것이 작품에 끼친 영향이 많이 있었는지요?
 - 작품이 좀 엉망으로 끝났죠.  의도대로 못 끝내고...  그러니까 작품
에 대해서,  캐릭터 설정이라든가 아까 얘기했듯이,  그런 식의 것을 영
향을 주면 안된다는 것이 그거예요.  그래서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작품을 만들게 하니까...

m: 그래서 『불의 강』은 단행본으로 안 나오는...?
 - 예.  안 나오잖아요.

m: 만약에 나중에 혹시 다시 개작해서 내시겠다든가 하는 생각은...
 - 그런 생각은 있는데,  그게...  단행본으로 내자는 얘기가 계속 오는
데,  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m: 그러니까 다시 개작을 해서라도...
 - 개작을 하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려야 될 거예요.  이번에 사진 자료
는 많이 가져왔어요.  동경에는 눈이  잘 안내린데요.  전 그걸  몰랐어
요.  (웃음)

a: 『불의 강』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나?
 - 일본 배경이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폭력이 어쨌다느니...
   심하게 걸렸었죠.
   첫 스타트 때부터 문제가 있었어요,  그게.   스타트하면서부터 말을 
듣기 시작해서...
m: YWCA...?
 - YWCA뿐만 아니고,  주로 그런  계열로.  많이 얻어 맞았죠.  (웃음)   
정말...  하다가 그렇게 욕먹어본 적은 처음이예요.

x: 그 외에 그런 식으로 걸린 작품은 없었죠?
 - 그 외에는 거의 없어요.
   『황혼에 지다』가 YWCA의 모니터에 걸렸었죠.
   그런데 그건 정작 잡아야  할 것은 가정내 폭력이라든가  그런 건데,  
그건 안 잡고 딴 걸 잡았더군요.  애가 자살했다고.  공부  하라는 엄마
한테 대들었다고 그런 게 걸리더라고요.  정작  잡아야할 부분은 거기가 
아니었는데.

s: 요새는 분류가 바뀌어서 성인용이란 분류도  있는데 그런쪽으로 내실 
마음은...?
 - 분류해서 내려고 그랬었어요.  그때...  뭘 그렇게  내려고 했었냐면 
『어떤 새들은...』 그걸 원래  성인용으로 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심의에 걸릴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그걸 성인용으로 내려
고 했었는데...  성인용 심의가 사라졌더라고요?  그래서 못 냈어요.

4: 그게 제목이 어떤 새들은...?
m: 『어떤 새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남쪽으로 날아간다』.
s: 그게 아마 국내 만화중에서 제목이 제일 긴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 어떤 국민학생이,  편지를 보냈는데 제목을 '모든  새들이 겨울이 오
면 남쪽으로 날아간다'라고 해서,  얘네들은 텃새도 안  배웠나...  (웃
음)
a: 그리고 원래 새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날아가지 않나?
m: 그리고 북쪽으로 날아가는 새들도 있잖아요?
 - 글쎄말예요.

4: 만화 퀴즈를 할 때 제목이 기니까 그걸 먼저  쳐야 하는데 빨리 빨리 
쳐야 하니까 제일 어려운 제목중의 하나였죠.
m: 그것도 있잖아요 『조그맣고 조그맣고 조그마한 사랑이야기』.
 - 그건 '르네상스'에서 원고를 냈더니  조기가 한마리 그려져있더라고.  
(웃음)  첫글자랑 앞글자를 따면 '조기'라고...  그래서 조기 한마리...  
조기 두마리...  (웃음)  맨 처음에는 조기,  조기 써놓더니...  나중에
는 생선이 그려져있는 거야...  (웃음)

m: 『SOS 아이 러브 유』 같은 경우에는 'SOS'는  영어로 쓰고 '아이 러
브 유'는 한글로 쓰는 게 맞는 거예요?  그리고 앞에 '여보세요'를 붙이
는 게 맞는 건지...?
 - '여보세요'는 심의에서 걸려서 넣은 거예요.
   영어 제목은 쓰면 안돼요.  {*주 - 현재 심의 기준으로는,  영어만으
로 된 제목은 쓰면 안됨.}

s: 『레모네이드』 시리즈는 더이상 뒤에 나올 것은 없습니까?
 - 한 편이 남았어요.

m: 『푸른 포에닉스』 나오는 문자는 혼자 생각하셔서 만든 겁니까?
 - 예.
4: 그럼 그 문자가 한글과,  또는 영어와 대응된다든가...
 - 대응되죠.  그건 대조표가 있는데...
s: 그럼 그것은 한글과 대응됩니까,  아니면 영어와 대응됩니까?
 - 두가지 다 넣었어요.  숫자도 있어요.
m: 그래서 저는 거기 쓰인 글자들을 대조표 보면서 다 읽어봤으니까요.
 - (웃음)  보다 보면 글이 틀린 것들이 있죠?
m: 예.
 - 그런데 우리 문하생이 나중에 그걸 다 외워서,  그건 쓸 필요도 없는 
글자인데,  익숙해져서 눈감고도 그 글씨를 쓸 수 있어요.  (웃음)   계
속 쓰니까.  역시,  자꾸 하면 늘어요.  (웃음)

m: 그런데 제가 인터뷰 기사들을 조사하다가 보니까 볼헤르트의 '쥐들도 
밤에는 잠을 잔다'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그걸 전에 어느 잡지에서 
소설을 싣고 일러스트를 실으셨었죠?
 - '뭐?'에 나왔었죠.
   볼헤르트의 작품은 다 좋아해요.

m: 또 인터뷰 기사에 감명깊었던  만화를 『내일의 죠[あしたのジョ-]』
라고...
 - 어렸을 때 좋아했어요.  국민학교때 잡지에 연재되었었죠.  『도전자 
허리케인』.  {*주 - 이 『내일의 죠』가 『도전자 허리케인』이란 제목
으로 70년쯤에 소년중앙에서 연재되었었다고 합니다.}
   제가 '새소년' 창간할 때부터  만화를 봤으니까,  66년부터  봤어요.  
'새소년' 창간이 66년이거든요.  '소년중앙'의 경우에는 국민학교 때 창
간되었고.

m: 『해신제』 같은 경우는 연재가 거의 안되고 중단되었잖아요?
 - 그것은,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할 것 같아요.  공부도 더  해야될 것 
같아요.
m: 그럼 그때 그렸던 것은 그냥 내버려두고...  새로...
 - 그렇죠.  아예 첫 스타트에 없어진 게 잘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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