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3 선정우 mirugi 10-04 288 나예리님 인터뷰 및 각종 기사문 모음.. 12K
#4573 선정우 (mirugi )
나예리님 인터뷰 및 각종 기사문 모음 <1> 10/04 11:08 256 line
≪나 예리 선생님 잡지 기사 및 인터뷰 모음≫
F I L E # 01
transcribed by mirugi (95.07.17)
■윙크 Books 『네 멋대로 해라』 : 94년 7월 15일 발행
나예리 - 지은이 나예리는 1969년 4월 14일 서울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
장, 현재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혈액형은 B형. 세화여고와 한양여전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그는 고교졸
업 직후부터 윙크에 데뷔하기까지 아마추어 만화동호회 PAC에서 활동,
튼튼한 작가적 기반을 다져왔다. 그 후 윙크 창간과 더불어 혜성처럼
등장해 여러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탄탄한 기본실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그림체, 그리고 자연스레 '공감'을 유도하는 신선한 내용과
연출로 폭넓은 팬층을 형성했다. 신세대 작가다운 독특한 일러스트 감
각 또한 신예 나예리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 한다.
몇 편의 감각적인 단편 이후 시작한 첫 연재는 즉시 독자들로부터 엄청
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네 멋대로 해라!』는 자신의 학창시절의 경
험 위에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따뜻한 스토리와 기발한 재치가 살아
있는 작품. 그 세대의 꿈과 사랑을 담백하면서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
다.
음악과 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데뷔는 늦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안정된
작품을 보여주는 결과를 얻었다.
짧은 시간내에 순정 독자들을 사로잡은 그의 작품적 매력은 독특한 분위
기를 발산하는 캐릭터와 특유의 연출 기법.
*그간의 작품들
92 (아동물) 탐정이 될래요.
내 친구는 탐정!
93 (단편) 우정, 거짓말 그리고 우리들
Today
얘기해 봐!
럭키 맨 Ⅰ, Ⅱ
절반의 기회
94∼ 윙크에 『네 멋대로 해라!』 연재중
《『네 멋대로 해라!』를 시작하며...》
〈내가 그리면서 느끼는 것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 내 책이 나온다. 꿈만 같다. 정말로 그렇다. 드디어 내 책이 나오
는 것이다. 내 원고가 잡지에 처음 실렸던 그날의 기분과는 또 다른,
아니 그 이상의 이 기쁨은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언제부터 만화
를 그렸더라... 만화를 좋아하기만 했지 작가가 되기 위한 적극적인 시
도도 안하고 머릿속에 몽상만 채우던 그 긴 시간들이 이젠 가물가물하게
느껴진다. 그것이 겨우 1년전인데도 말이다. 윙크의 창간과 함께 시작
된 나의 소위 '작가 생활'은 얼떨결에 정신없이 계속되어 온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는 나의 첫 연재이자 학원물이다. 과거를 회상해
보면 난 학교생활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이유는 내가 사
랑하던 많은 것들이 그때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만화를 집에
서 그릴 수 없을 정도로 반대를 했었기 때문에 주로 학교에서 그림을 그
렸고 친구들, 사서 선생님 (서클 담임이셨다.) 그리고 언제나 내가 편
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도서관... 모두 그 당시 내겐 집, 가족
보다 친근하고 소중한 것이었다. 덕분에 공부를 좀 소홀히 했던 것이
지금은 좀 아쉽지만... 하여간 난 언제나 학창시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데, 또한 그런 점들 때문에 그 시절이 가질 수
있는 위험성과 수많은 고민 역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네 멋∼
』에서 내가 그리고자 한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서 의지할 수 있는 진실한 친구의 소중함도... 이 책을 읽는 분들이 내
가 그리면서 느끼는 것을 공유할 수 있다면 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
다. 또한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
다...
1994년 7월 지은이 나예리
【2권】 : 95년 1월 30일 발행
《『네 멋대로 해라!』를 그리면서...》
〈만화는 그리면 그릴 수록
어렵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 『네 멋대로 해라』 제 2권이 나오게 됐다. 처음 책을 낼 때의 무작
정 기쁜 마음이 이제는 압박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선배들
이 만화는 그리면 그릴 수록 어렵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지금까지
그려왔던 시간보다는 그릴 시간들이 더 많이 남은 나에게 그 말은 두려
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만화를 쉽게 그리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내가 그리면서 느끼는 것들
역시 선배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건 없을 것 같다... 때론 내가 왜 만
화가가 되었을까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작업하는 것이 안 풀릴 때도
있다.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면 안도와 즐거움도 찾아온다. 이
런 시간들이 전체적으로 나에겐 소중하고 감사하다.
여기에 그 시간들의 한부분이 또 한차례 모아지게 되었다. 보시는 분들
도 함께 즐겨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
다.
지은이 나예리
■윙크 Books 『나예리 단편집 LUCKY MAN』 : 94년 10월 20일 발행
나예리 단편집 - 여기 모은 나예리의 다편들은 그의 아마추어 시절 작품
부터 윙크 데뷔 후의 것들을 엄선한 것으로 나예리 작품의 독특한 '맛'
과 '멋'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울러,
그가 아마추어에서 프로 작가로 탈바꿈해 가는 변화의 과정까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사춘기 시
절을 지나 대학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한 후, 팬시 회사에 몸을 담지만
창작성 결여의 작업에 회의를 느끼고 정리, 만화계에 들어온다.
이때, 아마추어 동호회 PAC 생활은 그의 작가적 기반에 중요한 정점이
된다. 프로 이전에 아마추어로서의 자유로운 창작활동과 의지, 그리고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걸맞는 작품세계를 정립한다.
여기 실린 작품 중 『Stay close』와 『Farewell』은 아마추어 시절 그
린 작품들. 다소 어설픈 듯하면서도 저변에 드리워진 깊은 통찰은 데뷔
이 후의 단편작들에서 더욱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기존의 순정만화와는 확실히 다른 감각으로 재미를 더했고 힘있는 필치,
신세대 취향의 내용으로 단시간에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간의 작품들
92 (아동물) 탐정이 될래요.
내 친구는 탐정!
93 (단편) 우정, 거짓말 그리고 우리들
Today
얘기해 봐!
럭키 맨 Ⅰ, Ⅱ
절반의 기회
94∼ 윙크에 『네 멋대로 해라!』 연재중
《단편집을 내면서...》
〈'시작'이라는 그 소중한 의미를
간직하며...〉
- 이것은 내가 데뷔해서 내게 되는 두번째의 책이 된다. (첫번째는 현
재 그리고 있는 『네 멋대로 해라!』 1권)
첫번째 단행본이 나온다고 했을 때는 마냥 기쁘고 얼떨떨했는데 막상 책
이 찍혀 나온 것을 보고 나니까 새삼 그림의 완성도에 자책감을 느껴 기
쁨보단 괴로움이 더 많이 남게 됐다.
두번째의 책이 되는 여기에 실리는 단편들은 '93년 7월 윙크 창간호부터
시작해서 '94년 3월 『네 멋대로 해라』 연재 시작전까지 그린 것들이
다. 또, 아마추어 시절에 그렸던 짧은 단편 2개가 포함되어 있다. 역
시 기쁨 가운데 아쉬운 점이 너무 많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단행본용
편집을 위해 원고들을 정리하다가 새삼 그때 원고할 때를 되돌이켜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팔불출 같지만 여기의 단편들이 내게는 매우 소
중하다. 내겐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주기도 했으며 처음으로 부
분적으로나마 내가 구상해 오던 것들을 종이 위에 그려낼 수 있었던 것
이다.
앞으로 내가 어느 정도 시간을 더 만화를 그리게 될지 그것은 잘 모르겠
다. 다만 지금 바라는 것은 만화를 그만두게 될 때까지 이 책에 실린
원고들을 할 때의 그 기분으로 할 수 있도록 되는 것이다.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지금 이 책을 보고 계신 여
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지은이 나예리
<작가노트>
●STAY CLOSE (91.12.作)
●FAREWELL (92.10.作)
- Farewell은 상당히 오래된 원고이다. (그림을 보면 티가 나겠지만.)
그 당시 난 영국의 퍼블릭 스쿨 분위기를 그리고 싶었는데 그것은 윙크
에 데뷔해서 처음 그린 8P 원고 『흐르지 않는 시간』에도 반영이 돼 있
다.
기숙학교라는 특수상황과 성장기의 불완전함이 친구에 대한 의미를 우정
이상의 어떤 각별한 것으로 만드든데 그것은 어쩌면 일생 동안 잊혀지지
않는 아름답고 투명한 시간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Stay close는 뮤직 만화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국의 아티스트 Steve
Jansen (Japan의 드러머)의 노래 가사를 맨 마지막에 넣었다. 만화의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Farewell과 Stay close는 모두 내가 소속돼 있는 서클 (만화클럽이 아
닌)의 회지용 원고였다. 지금은 해산된 영국 그룹 Japan의 팬클럽이었
는데 게으른 나를 채찍질해서 원고를 실어준 회장 주란씨에게 감사를 표
한다.
내가 아마추어 클럽 생활을 하면서 완성한 단 3개의 원고중 2개가 이것
이기 때문에 더욱...
둘은 어설프지만 그래도 내게 있어선 의미있고 소중한 원고들이다.
<작가노트>
●SENSITIVE ILLUST STORY (93.8∼9. 作)
- 작년, 그러니까 93년 여름에 윙크에 데뷔해서 처음으로 8P 원고를
하게 되었다. 강 차장님께서 8P의 짧은 페이지니까 소재나 형식에 부담
없이 그려보라고 해서 나름대로 마음껏 그려볼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즐
거웠다.
처음엔 내 그림이 잡지에 실린 것이 실감이 나질 않았고 그저 얼떨떨했
던 기억이 난다.
윙크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장본인이자 언제나 물심양면 도움을 주신 경
옥 언니에게 항상 감사를 드린다.
●LIKE A PRAYER (93.9.作)
- 잡지에 실렸을 땐 『우정, 거짓말 그리고 우리들』이란 제목으로 나
갔었는데 사실 그것은 중간에 내가 원고를 급작스레 바꾸는 바람에 내용
과는 조금 다른 제목이 그대로 나간 것을 고백해야겠다...
크리스와 제이크는 내가 아마추어 시절 머릿 속으로 그려오던 캐릭터인
데, 이 단편은 그들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단행본엔 실리지 않았지만 8P 컬러 스토리로 『Sweet Dream』이란 것
이 윙크에 실린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크리스와 제이크의 이야기』중
한부분이다.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중간중간에 빠진 에피소드와 뒷 얘
기를 그리고 싶다.
처음에 이 원고가 잡지에 실렸을 때 난 내 원고의 거칠고 무지막지함에
놀랐다. 지금도 펜을 눕혀쓰기는 하지만, 그 당시는 종이도 켄트지에
펜을 막무가내로 눕혀 써서 터치가 상당히 두껍고 거칠다. 그릴 때는
그 편이 훨씬 즐겁지만...
<작가노트>
●TODAY (93.10.作)
- 이 원고는 조금은 보편적인 시선을 의식한(?) 첫 원고라고 할 수 있
다. 사실 이전엔 『크리스와 제이크』의 이야기같은 외국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를 많이 생각했었는데 편집부에서도, 그리고 나 자신도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원고를 하길 바랬다. 그래서 내가 학교 다닐 때,
또 내가 지내면서 느끼는 사소한 것들을 표현해 보고 싶었는데 그것이
내 주위의 세상에 대해 눈여겨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노트>
●얘기해 봐! (93.11.作)
- 이 얘기는 어느 정도 가족에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숀
과 심슨 (딜런)은 둘다 문제를 안고 있었던 셈인데 상황은 매우 대조적
이다.
구체적인 상황이 이 원고에 직접 표현되진 않았지만 숀은 더 이상 잃을
가족조차 없는 상태이고 심슨은 좀 극성스럽고 답답한 집안의 분위기가
견디기 힘들어 훌쩍 여행을 (도망치듯이) 떠나온 이방인이다. 우연한
기회에 함께 지내게 된 둘은 불완전하나마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
것이다. 처음의 둘의 관계는 숀이 일방적으로 심슨을 보호해 주는 것으
로 시작되어 표면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 같이 진행되지만 사실상으로
는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된 뒤 기억이 돌아온 심슨이 오히려 숀에 대한
어떤 연민과 애정으로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언제나 숀의 곁에 있
으려는 어리광은 나중에 가선 사실상 숀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계속되는
것이다... 그밖에 사소하게 이 원고에서 표현하려 했던 주변상황이 그
다지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사건과 구성 자체는 스스로 마
음에 들었지만 구체적이고 또 사소한 주변설정이라든가 극적인 전개는
부족했던... 한마디로 아쉬움이 남는 단편이다.
<작가노트>
●럭키맨 Ⅰ (93.12.作)
●럭키맨 Ⅱ (94.1.作)
- 원고를 하면서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은 캐릭터를 만들고 그것에
애착을 가지게 될 때다. 럭키맨을 그리면서 즐거웠던 것은 아마 그 때
문인 것 같다.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라고 하기엔 뭐하고, 제일 신
경이 쓰인 캐릭터?는 역시 상연이다. 약간의 여성혐오증에 편협한 성격
을 가지고 있는데 좀 들어가보면,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된 여러가지 주
위 환경들이 있다.
사람들에겐 각자 성격, 감정적 결함이 있고 그것엔 그럴만한 여러 요인
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 대한 애
정이나 이해로 조금씩은 변화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만한 대상을
찾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힘들다고 생각되지만 (특히 자신 내부의 문
을 닫고 있다면) 하여간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다.
<작가노트>
●CROSS (94.2.作)
- 난 가수나 연예인들에게 흥미를 많이 갖는 편인데 무대 위에서의 모
습보다 그 사람들의 무대 밖의 모습, 생각, 생활을 상상해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들은 공인이지만 나름대로의 슬프거나 즐거운 사연이
있을테니까.
<작가노트>
●절반의 기회 (94.2.作)
- 『네 멋대로 해라!』를 하기 바로 직전의 단편이다. 사실 학교 다닐
때 가장 근본적인 고민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나'일 것이다. 여기 나오는 정엽이란 주인공
은 내 동생 친구의 이름인데 성격상으로도 그 애가 모델이다.
매우 미모(?)의 소유자였는데 (끄끄끄) 실제로 많은 방황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쉬운 것은 정엽이의 모습을 더 오래 지켜볼 수 없었던 것
이다.
그 애는 지금 어디론가 도피성 유학을 갔다고만 알고 있다...
ⓒ1995 [mirugi.com] http://miru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