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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75 선정우   mirugi   10-04   583 김진님 인터뷰 및 각종 기사문 모음 <1>  21K

#4575   선정우   (mirugi  )
김진님 인터뷰 및 각종 기사문 모음 <1>        10/04 11:10   496 line

             ≪김 진 선생님 잡지 기사 및 인터뷰 모음≫
                           F I L E # 01

                                    transcribed by mirugi (95.07.20)


■르네상스 코믹스 『러브  메이커』, 『인형전사』 : 93년 5월 25일  발
행, 93년 7월 25일 발행

김진

*생년월일 : 1960년 4월 6일
*데뷔작 : 바다로 간 새 ('83)
*작품특징 : 특유의  섬세함과 날카로움으로 다양한 세계를 작품을 통해 
보여주며 우정과  절제된 사랑을  승화,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있다.  
때론 어린아이의 순수한  동심을,  때론 어른들의 멋대가리 없고  복잡한 
세상사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터치로 펼쳐 보인다.
*총작품 : 『별의  초상』,  『우리들의 데이빗』,  『가브리엘의  숲』,  
『레모네이드처럼』,   『1815』,  『모카커피  마시기』,  『달의 신전
』,  『짝꿍』,   『노랑나비 같이』,  『여보세요 SOS 아이 러브 유』,   
『신들의 황혼』,  『16시  36분』,  『별빛나기』,  『시벨』,   『불의 
강』,  『앙헬리또스』,   『우리집 표독이』,  『바람숲의 헤리에타』,   
『러브 메이커』,   『인형 전사』,  『바람의  나라』,  『밀라노 11월
』,  『꿈속의 기사』,  『샹그리라』,  『그해 여름』,  『전설』,  『
해신제』,  『푸른 포에닉스』,  『가을에 하는 안녕』,  『바람과 노래
하기』,  『캘리 고고』,  『나비야 나비야』,  『에레보스 연가』,   『
혹성 나레이스』,  『황혼에 지다』 등.


■댕기네 책들 『바람의 나라』 1권 : 92년 12월 25일 발행

1983년 11월 월간 '여고시대'에 『바다로 간 새』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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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작가탐방' : 89년 4월호

《공동체 의식 속에 핀 시적(詩的) 감성》
{*주 -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작업실은 문하생 김수정  ('둘리' 아버지가 아님.),  신향래와 아르바이
트생 손은아,   그리고  김진 자신까지 4명이  거주하기에 다소  좁지만,  
정갈하고 쓸모있게 꾸며져 있다.  또한 많은 자료와 책들로 빽빽히 채워
진 사방의 벽은 그의 뜨거운 작품열을 짐작케한다.
김진은 시적 감각과 위트있는 스토리,  튼튼한 플롯으로 많은 호응을 얻
고 있는 작가.   특히 가족의 한 구성원인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한 인간
애의 진실성과,  가정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중요도
를 강조해 보여준다.
삶이 끝없는 자신과의 대응에서 전개되어 간다면,  창작 행위는 그 대응
에서 얻어지는 한 생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삶의 고뇌를  꿰뚫
고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고 강조하는 김진은,   그런 
자신과의 대응을 통해  우리에게 '책임있는 진실한 사랑'의 실체를 보여
주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월간지에 『불의 강』,   『짝꿍』 등을 연재하고 있으며,   단행본
으로 『핫케익을 구을까요』가  6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주 -  『핫케
익을 구울까요』는 비슷한 제목이  있어서,  나중에 『SOS 아이 러브  유
』로 제목을 바꿨습니다.  (결국 같은 거라는 얘기죠.)  - from 김진 선
생님.}
관광학을 전공하던  1983년,  대학에 휴학계를  낸 김진은 만화에  전념,  
『바다로 간 새』로 만화계에 데뷔했다.  처음 작품을 들고 여기저기 출
판사를 찾아나서던 중,   만화가 김형배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추천을  받
게 된 것.
그러나 작품 지도를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김진은 순수한  독학으로 
데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듯 남다른  노력과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주어진 작가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듬직하다.
그의 작품으로는 『별의  초상』 (1985),  『우리들의 데이빗』 (1985),   
『레모네이드처럼』 (1986∼87),  『1815』 (1987∼88),  『모카커피  마
시기』 (1988∼89) 등이 있는데,  독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작
품은 『별의 초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작가 자신은 『1815』를 가장 아낀다고 하는데,   대작(大作)으로 
현재 발표된 것은 서두에  해당하고,  후속편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또
한 많은 인기를 모았던 『별의 초상』도 2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한가할 때면  문방구나 팬시점등을 찾아가 새로운 상품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그것은  만화를 꾸미는 모델이 되기도 하지만,   그속
에서 앞으로 전개될 젊은이들의 취향과 참신한 감각들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예술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만화 역시 내용에 책임을 가지고  다루
어야 합니다.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라도 실증과 체험을 통해 인지한 
바를 그림으로 옮기려  노력하지요.  그래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길 잘  하
고,  조금이라도 궁금하면 다가가 보고 듣고 만지고 합니다."

호기심이 유난히 많은  김진의 취미중에 하나는 모형만들기로,  비행기,   
권총,  모터사이클의 키트를 조립하여 작품에 참고함은 물론  장식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의 탐구심은 주위의 기계나 장신구등도 이해  안되
는 부분이 있으면 여차없이 그 원리를 확인해볼 정도로 강하다.

"어려서부터 혼자 놀기를 좋아 했지요.  일찍이 홀로서기를 익혔다고  할
까요.  그림을 그리며  혼자의 시간을 보내고,  만화책을 보며  아름다운 
몽상에 빠지곤 했어요."

'사랑도 인생도  책임감있게 하자'는 김진.   순정만화를 그리는 작가로
서,  또한 여성으로서 '책임감 있는 여성으로 비겁하거나 도망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부딪쳐 문제를 극복해 가라'고 당부한다.
앞으로 SF물이나 기업물 (여성 기업인이나 여성의 시선을 통한.),   그리
고 항공 만화를  꾸며보고 싶다는 김진.   부모님과 막내 동생까지 관찰 
대상이라고 말하는 그는,   지구상에 있는 인간상이면 모두 한번쯤  그려
보겠다고 욕심을 낸다.   때문에 그의 여주인공들은 지금까지 어린  아이
가 많았으며,  주인공의 성장이 자신의 성장을 말해주는 상징이 될 것이
다.

"순정만화의 맹점이라면 주인공을  어느 이상 성장시켜서는 안된다는  것
입니다.  때문에  더욱 재미있을 이야기도 겉도는  듯 끝내야 할 경우가 
있지요.  멈추어진(?)  나이속에서 우수한 작품을 만드려면 그만큼 새로
운 시각을 찾아내야 하지요.  그것이 바로 작가적 감각이 아닐까요?"

어느 작품이든  소화능력과 책임이 강한 작가로  정평이 있는 만화가  김
진.  조금은 외골수이고 홀로서기의 외로운 이면을 느낄 수 있는 작가.


<작가비밀>
*언제 어디서? : 1960년 4월 6일 서울 미아리에서 첫 발성 연습(?)
*가족은? : 엄마,  아빠와 남동생 둘.
*신체에 대한 특기사항? : 키가 160cm라는 것밖에 나도 몰라.
*성격은? : 자신에게 끼치는 영향에 예민한 O형으로서 착하고 순진함.
*여가를 어떻게? : 비디오로 만화영화 감상,  집안 대청소 (특기로서 어
지럽히며 청소하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하기,  플라모델 조립 
등,  너무 많아......
*결혼 계획은? : 이유가 있어야  결혼을 하지.  (왜 해야하는지 그 이유
를 몰라.)
*창작중의 버릇? : 먹기.  (무턱대고 먹는다나.)
*동인 활동을 한다던데? : '뭐',  '바른만화연구회' 회원.  염숙자,   이
은혜,  노유경,  김미림 등과 활동하고 있는 '뭐' 회지 제 2호 준비중.


■르네상스 '작가와의 데이트' : 91년 4월호

《별의 세계로 날아든 노랑 나비같이》
{*주 -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SF물,   명랑물,  학원물,   시대물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등장인물 하나 하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각으로 조명하여 인간미를 느
끼게 하는 작가 김진.
이상은 하늘에 있고,  발은 땅에 있는 독자들 가슴속에 살포시 파고들어 
별의 신비를 알려주는 그를,  봄볕 완연한 여의도 광장에서 르네상스 독
자들이 만났다.

#선생님이 진우의 분위기를  닮았을까,  표독이의 분위기를 닮았을까 상
당히 궁금했었거든요.  막상 뵈니까 진우쪽에 가까운 분위기예요.
 - 그래요?  표독이를 그릴  땐 표독이,  진우를 그릴 땐 진우의 마음이 
되걸랑요.  오늘은 진우를 그리다 나왔으니 그런가 봐요.

#어?  『푸른  포에닉스』 마크가 달린 자켓을  입으셨네요?  옷과 작품 
중 어느 것이 먼저예요?
 - 이 마크는 제가  특별히 주문해서 맞춘 거랍니다.  당연히 작품이 먼
저죠.

#선생님 작품들의 배경을 찬찬히  보면 재미난 글들이 많아요.  화실  얘
기라든가 엉뚱한 하소연   등.  특히  『레모네이드처럼』,  『SOS 아이 
러브 유』에서는  주인공들의 혈액형과 성격  분석을 하셨잖아요.  작품 
리듬하고 관계가 있는지요?
 - 아주 자세히도 보셨네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재미죠, 뭐.

#선생님은 『1815』를 대표작으로 얘기하시지만,  전 『별의  초상』에서 
많은 감명을  받았어요.  내성적이고  고독감 가득한 주인공 윤하에게서 
많은 동질감을 느꼈거든요.  혹 주변 인물의 이미지가 아닌지요?
 - 그건 특별히 '누구의 이미지'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어요.  사람들은 
모두 다중적인 인격을  가졌으니까 굳이 표현한다면 '나 + 타인'의  합성
체라 할 수 있겠죠.

#다중적 성격이라 하시니까  생각나는데 선생님의 경우는 작품의  장르도 
다양하지만,  등장인물의 성격도 너무나 다양해요.
 - 조금 전에  말했듯이 사람들은 다중적인 인격체니까 성격도 여러개를 
가지고 있죠.  결국 그  안에서 필요할 때 하나씩 선택해서 쓰죠.  주인
공들 전부가 내 성격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좀 어렵나요?

#제겐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많은 등장인물과 많은 성격을 한 작품 안
에 표현하였기에 난해한 느낌이 많이 들어요.
 - 가끔 난해하다는 독자편지를 받아요.  하지만 그것은 작품 성격상 독
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 아닐까요?  아무리 얽히고 얽힌 인간관계라도 하
나의 맥을 이해하면 쉽거든요.

#독학하신 만화가로서 어려움이 많았을 줄 아는데 그 시대 얘기 좀 해주
세요.
 - 별로 재밌는 얘기는 아닌데...  그림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그려오다
가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어요.  처음에는  신
문사나 출판사로 전화해 '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백발자는  어떻
게 쓰는지...' 문의했죠.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실로 절
실했어요.

#데뷔는 쉽게 하셨나요?
 - 아니,  오히려 더  힘들었죠.  그렇게 해서 그린 원고를 출판사로 들
고 뛰었지만 전부 퇴짜  맞았죠.  우여곡절 끝에 만화가 협회를 통해 김
형배 선생님을 소개  받았고,  그분을 통해  『바다로 간 새』를 학생지 
여고시대에 연재,  데뷔했습니다∼아!

#진짜로 인쇄돼 나온 작품을 보시곤 마음 뿌듯하셨겠네요.
 - 솔직히 말해 회의를  느꼈어요.  제가 보기에도 너무 못  그렸거든요.  
『우리들의 데이빗』 ('85)을 발표하고 나서도 자신감이 서지  않았어요.  
『별의 초상』을  발표하면서 만화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  할
까...

#좋은 말씀 들려 주셔 감사합니다.  그런데 『별의 초상』과  『1815』의 
2부는 언제쯤에나 볼 수 있을까요?
 - 스토리는 다 구성돼  있는데 발표할 지면이 쉽지 않네요.  좋은 날을 
위해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으니 곧 볼 수 있을 거예요

#참!  '뭐' 3호는 어떻게 됐어요?  진짜 1년에 한번 발행하실 거예요?
 - 모두(MoDoo) 동인으로  무크지 '뭐?'의 발간에 참여하고 있으나 뜻대
로 되지는 않네요.  이번 여름에 발간 예정인 '뭐' 3호에는 기존의  염숙
자,  노유경,   이은혜,  김미림씨 외에도 오경아씨와 신인 송은아를 영
입해 변화를 꾀해 보려고  합니다.  모든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무크지이기 때문에 있는 열정을 다 쏟아 보겠습니다.

#또다른 모습의 선생님을 빨리 뵈었으면 좋겠네요.
 - 저의 소신인데요,   한가지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보다,   여러 
영역에 손을 대면서 영역을 넓히는 것이 작가에겐 좋다고 봐요.  그러다 
보니 스토리도 다양하죠.  하지만 그 스토리는 주변에 산재해 있고,   어
떻게 작품 속으로 녹이는가 하는 것이 문제죠.

#그럼,   영역이 넓은 만큼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도 많아지잖아요.   
이들 작품 안에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주된 메시지가 있다면?
 - 특별히 강조한다기보다는 인간간의 유대관계를 잔잔한 마음으로  표현
하고 있다고 할까요?   흔히 사람들은 남들이 이해해주기를 원하지만  타
인들은 이해하려 들지 않기에,  그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죠.  저는  상황
이 사람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상황을 만든다고 보고 그것을  작
은 눈으로 바라보며 표현하지요/

#작품을 하실 때는  작중인물과 같은 마음이 되신다 하셨는데 그러면  『
불의 강』을 그리실 때에는 상당히 어두우셨겠네요?
 - 하하∼  그때는 『노랑나비 같이』를 같이 하고 있어서 별 문제  없었
습니다.

#화실 분위기가 작품별로  바뀌어 어수선했겠네요.  특히 화실 가족들이 
힘들었겠어요?
 - 물론 화실  식구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성격이 변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애로사항 많죠.   팬레터도 명랑물 쪽이 재미있다는 내용이  많지
만,  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독자들은 약간은 어두우면서 생각을  하게 
하는 휴머니즘 짙은  작품들에 공감하거든요.  아무튼 성격이 수시로  바
뀐다는 것은 직업병의 일종 아닐까요?

#남자팬들이 많지 않으세요?   제 남동생도 순정만화는 좋아하지 않으면
서도 선생님 작품은 꼭 보거든요.
 - 그래요?  감은  잘 잡히지 않지만 아마 제 작품이 여성취향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중성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만
화를 좋아하고요.

#처음에 비해 선이 많이 거칠어진 것 같은데...?
 - 그때 기분에 따라 펜이 바뀌어요.  얼마전까진 3년동안  애지중지하던 
펜대가 있었는데 그게 부러진 이후로 더한 것 같아요.  여러분이 원하신
다면 앞으론 통일감을 주는 펜선으로 작품을 하도록 할게요.  다만 작품 
분위기와 펜선을 함께 이해해 달라는 게 제 부탁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으신 작품이 있다면?
 - 우선 오늘  집에 들어가 『SOS 아이  러브 유』를 마감하는게 급선무
죠!  그리고...   『푸른 포에닉스』,   『신들의 황혼』을 마무리 짓는 
것 외엔 별다른 뚜렷한 계획이 아직 없어요.

#원고를 하실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또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젠가
요?
 - 늘 원고를 하면서 느끼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제 의도대로  흐르지 
않고 괜한 반항을 할  때가 가장 힘들어요.  사건과 상관없는 행동도 실
은 그때의 제 마음이니까  그대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보
람이 있다면 책이 예쁘게 잘 나왔을 때죠.

#솔직히 만화가들의 하루 일과가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보통 밤에  원고
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 저도 밤과 낮이 바뀐 올빼미 인생이죠.  새벽 5시경에 잠자리에  들어 
10시쯤 한번 깼다 다시 잠들어 오후 2시가 돼야 일어나죠.  그때부터  청
소도 하고,   책상 정리를 하며 비디오도  보고...  하여튼 마음 편하게 
쉬어요.  그러다 오후 8시경 원고에 손을 대기 시작하여,  새벽  2시부터 
잠자기 전까지 피치를 올리죠.   물론 마감 때는 원고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도 못하지만...

#(조심스럽게)   혹시 선생님하고 진아  선생님하고의 관계가 어떻게 돼
요?  '두분이 동일인물이다',  '진아 선생님은 김진선생님 문하생 출신
이다' 등등...  의견들이 분분해요.  분명 선생님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
진 것 같은데...?
 - 오늘 오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래요,  긴가민가 하신  분
들도 있겠지만 오늘  확실히 밝힐게요.  제가 '얼굴없는 작가  진아'입니
다.

#정말이세요?
 - 만화체가 가질  수 있는 간결미와 함축적  유모어에 매력을 느껴 '진
아'라는 새 필명으로  『조그맣고 조그맣고 조그마한 사랑이야기』를  시
작해 요즘 『작은  친구들』에 이르기까지 무려 2년 반의 세월이  흘렀네
요.  대충 짐작들은하셨겠지만 막상 밝히고 나니 또다른 나를 잃는 것 
같아 허전하고...

#에피소드도 많았겠네요?
 - 많이 있었지만 그중 기억나는 것을 몇가지만 얘기할게요.  예전에 한 
독자에게 팬레터를 받았는데 제 작품은 어렵다고 하소연하면서  진아씨처
럼 쉽고 재밌는 만화를 그려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진아로만 활동
할까 생각해 보기도 했죠.  그리고 주변에서 들은 얘기지만 작품안에 금
진이,  흰돌이,  토일숙 등이 등장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작가메모>
*생년월일 : 1960년 4월 6일
*본적 : 서울 어느하늘 아래
*가족관계 : 부모님과 나,   그리고 남동생 둘.  (얼마전 남동생의 결혼
식을 지켜봐야하는 아픔(?)을 겪기도...)
*신체사항 : 키는 160cm.  (몸무게는 동네 목욕탕 저울이 고장나,   자세
히는 모르지만 아마 45kg∼55kg?)
*데뷔작품 : 『바다로 간 새』 ('83, 여고시대 연재)
*총작품 : 『우리들의 데이빗』,  『별의 초상』,   『레모네이드처럼』,  
『모카커피 마시기』,  『16시 36분』,  『불의 강』,  『짝꿍』,   『달
의 신전』,  『SOS 아이 러브 유』,  『노랑나비 같이』 등.
*결혼관 :  아직 할일도 많은데 뭐하러 그런 걸 빨리 하고 그래요,  통
과!
*활동 : 모두 동인.  바른만화연구회.
*취미 : 잠자기,  플라스틱 모델 만들기.
*별명 : 금진,  진아 (이것도 별명인가?)
*만화관 : 작가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런 즐거운 마음으로 한  작품이
라면 당연히 독자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미르 '인기작가 60문 60답' : 92년 5월호

1.생년월일 : 1960년 4월 6일.  수요일.  양자리에 수호성은 화성.

2.가족관계 : 부모님,   결혼한 큰 동생 (당연히 부인도 있겠죠?),  3살
난 조카,  군대에 간 막내.

3.고향: 서울

4.별명 : 소크라테스라고 했던가?

5.혈액형과 시력 : O형  (O형이 아니면 우리 식구가 아니다.),  좌 1.5,   
우 2.0

6.키와 몸무게 : 대답거부 (Because...)

7.종교 : 모릅니다.

8.취미 : 스크랩,  서점에서의 책 사냥,  화방을 이유없이 기웃거리기.

9.특기 : 전멸입니다∼.

10.성격 : 수시로 돌변한다.  (아마 파탄형인 것 같습니다.)

11.좋아하는 색과 이유 :  요즈음은 검고 투명한 초록.  이유는 나도 모
른다.
얼마전에는 세룰리안 블루나 프러시안 블루를 좋아했는데...

12.좋아하는 계절과 이유 : 가을.  시원하니까.

13.좋아하는 옷차림과 이유 : 진,  자켓,  Y셔츠,  농구화,  일할 땐 머
리에 질끈 묶는 머리띠.

14.하루일과 : AM  6시...잔다.  AM 11시∼PM2시...기상 (제발 장난전화 
하지마세요.) PM 6시...빈둥빈둥 이후로는 원고를 시작합니다.  단,   마
감때는 종일 원고만 하겠죠?

15.여가시간은? :  스크랩도 하고 문하생들에게  커피 타달라고  조르고,  
빈둥빈둥 놀죠.

16.감추고 싶은 비밀 :  하기싫은 일을 할 땐 언행도 수준미달이고,  결
과도 수준미달이다.

17.수첩에 가장 먼저 적힌 사람은? : 나!!!!!

18.보고싶은 사람 : 군대에 간 우리 막내.

19.잊을 수 없는 기억  : 막내가 군에서 보낸 편지끝에 '누나  사랑해요'
했을때.

20.친한 작가와 이유 : 이건 후환이 있을 것 같은 질문이다.  대답 안해
요.

21.좋아하는 작가와 이유 :  시인을 좋아한다.  박목월,  이상화,  신동
엽,  김소월 등등...  요즘 시인으로는 김형경씨.

22.기억에 남은 작품 : 1815

23.하고싶은 작품 : 서사시를 만화로 (일러스트 위주로)...   쌔스터스를 
그런 식으로 그리고 싶은데...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24.징크스 : 붓이 망가지면 미술대회에서 낙선한다.  (중, 고 시절,   두
번씩이나 그랬는데.)

25.생활신조 : 이런 기도문을 갖고 있다.  (표절이지만.)  내게 이런  사
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는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두려울 땐 
자신을 잃지 않는 대담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 말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자 되게 하소서...

26.음식중 못먹는 것 : 사철탕,  생선회의 대부분,  계피,  수정과.

27.요리할 수 있는 음식 : 없는데...

28.좋아하는 음식 : 인스턴트 음식은 뭐든 잘먹는다.  (문제가 있죠?)

29.스트레스 해소법 : 화실의 기본 구조 바꾸기  (애들이 경악한다.   당
연히.)

30.하루 용돈은? : 0∼무한대.

31.재산목록 1호 : 손에 꼭  맞았던 펜대.  혹사시키다가...  흑흑.  지
금은 모 편집장님이 선물해준 하얀 도자기 파렛트.

32.감명 깊었던 영화와  이유 : 우리나라 영화로는 삼포가는길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를 배웠다.).  외국 영화로는 로렌스  올리비에의 
'햄릿'.

33.감명깊었던 책과 이유 : 볼헤르트 '쥐들도 밤에는 잠을 잔다',  알퐁
스 도데 '꼬마 몽상가'.

34.감명깊었던 만화와 이유  : 국민학교 때 잡지에서 연재되었던 도전자 
허리케인.  그땐  국내 작가의 작품이 거의  없었고 이것도 일본 작품이
다.  원제는 '아시타노  죠'.  요번에 국내에 비디오로 나와서  보았는데 
아직도 감명깊다.   열심히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슬픈 사실!  (난 이 만화를 고등학교때까지도 우리나라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35.10년후 내모습 :  만화를 그리고 있겠지.  은퇴후라면 시골  어딘가에
서 20평쯤 되는 창고를  하나 짓고,  사방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는 죽을 
때까지 책만 읽다가  죽겠다.  그리하야 내가  죽으면 그 책을 이용하여 
화장을...(?)

36.싫어하는 사람 : 쇼맨십으로 똘똘 뭉친 사람.

37.좋아하는 사람 : 잘생기고,  믿음직하고 진실되고,  똘똘하고,  예의
바르고,  세련되고...  희망사항은 이런데,  본인 스스로 그렇지 못하다 
보니,  대충 매력포인트만  있으면 다 좋아한다.  (정말 기본 매력도 없
으면,  하나 만들어서라도.)

38.매력포인트 : 횡설수설하는 것??

39.어렸을 때의 희망 : 의사 선생님

40.만화가가 아니면 어떤 일을 : 내과의사  (울 엄마의 희망대로.),   편
집자  (대학때 경험을 살려.),   시인  (고교시절의 잠시 희망.),  관광 
가이드  (관광과 졸업생입니다.)

41.존경하는 인물 : 베토벤.   그의 작품의 포괄성,  수용능력등에  경의
를 표한다.  그는 큰  그릇이었다.  나도 그렇게 포용력이 큰 작가가 되
고싶다.

42.가장 기뻤을 때 : 여고시대 (지금은 폐간된.)에 처음 데뷔할 수 있게 
되었을 때.

43.가장 슬펐을 때 : 내 작품이 실린 책을 서점에서 넘겨 본 순간.   (1. 
아아...  어쩌면 그런 솜씨로  데뷔를...  창피해라.  2. 또한,  백수였
던 나는,  그때 그 책을 살 돈이 없었다.)

44.가장 고생스러웠을 때 :  데뷔는 했는데  한달 한달 연재해가는  것이 
거의 악몽이었다.  너무  안풀리는 스토리,  너무 안나오는 그림,  너무
나도 빠른 마감...

45.가장 화났을  때 : 『불의 강』이란  작품을 도중하차 하다시피  했을
때.  출판사에서 뭐라고 한  건 아니다.  단지 주변의 지나친 충고와 비
난에 나 스스로 굴복했다.  나에게 실망하고 내 작품에 미안하고...   하
지만 반드시 다시 그려내겠다.

46.방황해본 시절 : 데뷔후,  내가 과연 데뷔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반문하면서...  (한 1년쯤 펜을 놓았다.)

47.기억에 남는 선물이나 팬레터 : 지점토 보석함을 받았는데 완전히  망
가져서 도착했다.  고칠  방법이 없어서 그냥 선반에 넣어두었는데,   참 
황당하고 속이 상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그리고 팬레터는  차곡차곡 
화일에 끼워 책꽂이에 놓는다.  꽤 많아졌는데...  그건 마치,  다른 사
람이 내게 써주는 일기장 같다.

48.지금 고민 : ...밀라노...  아!  ...마감!  ...

49.만화가 독자에게 끼치는  영향은? : 좋은 마음으로 보는 사람에겐  좋
은 동반자.  나쁜 마음으로 훑는 사람에겐 원수 같은 것이겠죠,  뭐!

50.한달에 만화는 얼마나 보는가?  어떤 종류의 만화를? : ...내가 연재
하는 잡지 정도.  가끔 놀러오는 아이들이 보여주고도 간다.

51.어릴때 만화를 보았다면  현재의 영향은 어떠한가? : SF를 주로  보고 
자라서인지,  호시탐탐  SF,  장엄한 우주의  서사시 같은 걸 꿈꾸는데,   
발표 때마다 어렵다는 얘기만 듣는다.

52.만화가가 된  후 좋은점과  나쁜점 :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좋지요.  
그런데 다른 사람과 대화가 안 통한다.  별나라 사람처럼...

53.현재 활동 : 연재를 조금 하고 있습니다.

54.밀라노 11月에 대한 평가를  : 난 작품을 하면서 한번도 계획  살인을 
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이 작품을 하면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절실히 느낀다.

55.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 주인공들이 작가에게 너무  반항적이
다.  이유가 없으면 죽어야 할 곳에서 안죽고 마구 버틴다.   스토리라고 
설득해서 없애버리면 내  양심에서 살아 바늘로 콕콕 찌른다.   억울해∼  
억울해∼ (귀신.)  이해되세요?

56.만화가가 되고싶은 사람에게 한마디를 : 일단 발을 디뎠으면 한눈  팔
지 마세요.  시간이 한없이 있는 게 아니랍니다.

57.만화란 무엇인가? : 내 영혼의 다른 차원.  난 가끔씩 나의  주인공들
이 숨쉬는 걸 느낀다.

58.앞으로의 계획 : THE SONGS와 푸른 포에닉스를 완성시키고,  별의 초
상 2부도...  해신제도 단행본을 내야하고...  레모네이드처럼도  결말을 
지어야한다.

59.연락처 : 서울시 강동구 암사1동 463-7호 (상가 4층)

60. 미르 독자에게 한마디 :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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