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청소년 심야 외출 금지 조례 제정 움직임.

지난 11월의 뉴스입니다만, 소년심야외출에 대해서 부모에게 처벌 규정을 요코하마시가 제안했다고 합니다.

청소년이 심야에 외출하면, 보호자에 대해서 벌칙을 주도록 규정하는 조례를 만들자고 요코하마시 시장이 제안했다는군요.
수도권에서 도쿄도를 제외한 치바, 사이타마, 카나가와현의 조례에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4시) 외출을 제한하는 규정이 지금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에 대해서는 ‘외출을 시키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노력 규정에 머물러 있을 뿐 딱히 벌칙은 없었죠.

요코하마시는 이에 대해 벌금 등의 일정 벌칙을 둬서 보호자의 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8개 도·시·현의 수뇌가 모인 수도권 서미트에서 제안한 것입니다. 만약 이 제안이 채용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시조례를 제정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는군요.

참고로 요코하마시는 편의점의 외설잡지 진열에 대해서도 ‘유해도서’의 지정 방법을 재검토하여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수도권 서미트가 공동보조를 취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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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자민당이 몇 년 전부터 추진 중인 「청소년유해사회환경대책기본법안」까지 통과되면, 일본은 대대적인 ‘청소년 보호국'(?)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청소년유해사회환경대책기본법안」에는 일본의 많은 만화가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저도 소속되어 있는 정보 교류 단체에서 반대 운동을 추진하고 있던데, 그 결과에 따라 실제로 이런 조례가 성립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관련글:일본의 만화 탄압에 대해.

일본의 만화 탄압에 대해.

◆관련글:일본의 청소년 심야 외출 금지 조례 제정 움직임.

답글이 너무 길어져서 따로 글을 씁니다.

저는 여전히 일본 사회가 개방적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은 관점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일본 사회는 개방적으로 가고 있지 않다’ 혹은 ‘일본 사회는 개방적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하기는 힘든 문제라고 보고요. 그보다 제가 어째서 일본 사회가 (특히 만화에 있어서) 개방적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고 보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쉬울 것 같군요.

1938년 구 일본제국 내무성이 전시하 언론통제로서 만화를 포함한 아동도서 33점 발매금지 처분을 내린 것을 시작으로, 1955년 「일본 아동을 지키는 모임」「어머니회 연합회」「PTA」 등이 〈악서추방운동〉을 전개하며 만화를 학교 교정에 모아놓고 ‘분서갱유’시키는 마녀사냥식 탄압 횡행하는 등 일본의 만화 탄압은 7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 당시부터 「도서선정제도」「청소년보호육성법안」 등의 움직임이 있었으나, 일본의 출판계의 저항으로 1963년 출판계의 자주규제단체 「출판윤리협의회」가 결성되어 현재까지 자주규제 체제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죠.

이후 수십 년간, 일본의 ‘정상적인 보통 지성인’들은 만화와 아동포르노, 청소년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문화를 규제할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왔습니다. 그것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은 말씀하신 것과는 반대로 관계에서 기본적으로 규제를 옹호하는 입장이 아니었고, 또한 해당 업계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일본 만화에 대한 규제 요구가 보수층의 그것이 아니라는 증거로서는 대표적으로, 1976년 「국제 부인의 해를 계기로 행동을 일으키는 여성들의 모임」에서 나가이 고 『이야하야 南友』, 야마가미 타츠히코 『가키 데카』의 여성묘사 문제시했던 것이나, 1989년 「흑인차별을 없애는 모임」이 후지코 후지오 『도깨비 Q타로』 150화 「국제 도깨비 연합」의 묘사를 차별이라 지적하여 출판사 쇼가쿠칸에서 단행본 출판 중지한 사건, 1990년 역시 「흑인차별을 없애는 모임」이 토리야마 아키라 『Dr. 슬럼프』 등 「주간 소년점프」 게재작들의 흑인차별을 지적한 사건 등이 있겠습니다. 이 일련의 만화에 대한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 촉구 운동을 벌인 것은 분명히 보수층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의 진보 계열이었던 것이죠.

(그로 인해 우리는 대사와 내용이 많이 삭제된 아키타쇼텐[秋田書店]판 『BLACK JACK(블랙잭)』 애장판과 문고판을 보게 된 것이죠. 국내에 학산에서 수입한 것도 문고판을 번역한 버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대사가 테즈카 오사무가 만들었던 그것과는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주로 바뀐 부분은 외국인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용어의 순화이긴 합니다만.)

또한 관[官]계보다는 정치인들이 당파를 초월해서 만화에 대한 규제를 지지한다는 증거로서는, 1991년 7월 도쿄도 의회가 자민·사회·공산·공명·민사·대중당 등 거의 대부분의 당파 전원찬성으로, 「불건전(유해)도서류의 규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했다는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겠죠. 우리나라 상황과 대비해서 일본도 보수층과 정부 차원에서 만화에 대한 규제를 원하고 있다고 쉽게 단정해버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여러 가지 차이가 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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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제가 지난 2003년 10월 2일에 열린 제 6회 부천만화축제[BICOF] 「2003 한국 만화산업진흥정책에 대한 진단 및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했던 『만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법적·제도적 과제 ―세계의 만화표현 규제사[史]를 중심으로―』에서 다루었습니다만, 현재로선 전문을 구할 방법은 없으실 듯하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드라마화되었으면 하는 만화 추천받습니다.

방송국에서 드라마 기획에 대한 추천 및 작가와 내용소개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만화 원작으로 가능할 작품이 있을지를 먼저 알아보고자 합니다. 저는 작년에도 보내줬던 적이 있어서 올해 또 뭘 생각해볼지 약간 고민이 되는군요.

일단 ‘드라마화되었으면 하는 국내외 만화’라는 간단한 주제로, 혹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신 분은 답글 부탁드립니다.

작년에는 진짜로 원작으로 해서 드라마가 될만한 작품만을 찾느라 SF나 판타지, 혹은 지나친 학생 소재(일진물 등등)라든가 역사물 등 ‘드라마’로 만들기 쉽지 않을 작품은 배제했었는데, 올해는 SF건 판타지건 내용이 재미있기만 하면 일단은 다 대상으로 삼아서 조사를 해달라는군요.

그래서 저는 내용상 그대로는 만들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강현준 『납골당 모녀』라든지 송채성 『미스터 레인보우』, 한혜연 『그녀들의 크리스마스』 (이건 단편집이기도 하니 장편 드라마로 만들긴 더 어려울지도), 그리고 권교정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라든가 윤지운 『시니컬 오렌지』도.

……김대원 『赤淚[적루]』에 말리 『도깨비 신부』, 노미영 『살례탑』 같은 작품들도 집어넣어볼까. 요즘 사극도 인기인데.

일본 만화는 『올드 보이』도 아니고, 일본에서 이미 많이 드라마화했으니 굳이 많이 포함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괜찮은 것 몇 작품만 소개해주는 정도로….